부두 선적 작업 용역비 청구 및 계약 교섭 파기 분쟁 사건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를 상대로 냉연코일 선적 작업 용역비와 계약 교섭 부당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와 피고가 합의했던 톤당 8,500원의 용역비 중 피고가 공탁한 금액을 초과하는 1,454,251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만을 인정하고, 계약 교섭 부당 파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E부두를 운영하며 피고 B 주식회사에 냉연코일 선적 작업을 제공한 업체입니다.
• 피고 B 주식회사: C 주식회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냉연코일 선적 작업을 원고 A 주식회사에 의뢰한 업체입니다.
• C 주식회사: 피고 B 주식회사에 냉연코일 선적 작업을 도급하고, 원고 A 주식회사의 부두에서 테스트 작업을 요청한 후 부두 환경 문제로 선적 작업을 철회한 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B 주식회사는 C 주식회사의 요청에 따라 E부두를 운영하는 원고 A 주식회사와 냉연코일 선적 작업을 위한 계약 조건을 협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톤당 8,500원의 용역비에 잠정 합의했습니다. 이후 C 주식회사의 요구로 정식 계약 체결 전 E부두에서 테스트 선적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 C 주식회사는 E부두 주변의 코크스 가루와 석회가루 날림으로 냉연코일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며 E부두에서의 선적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 A 주식회사에게 선적 작업을 의뢰할 수 없다고 알렸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가 보완 대책을 제시했으나 C 주식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는 해양수산부 고시 항만하역요금표를 기준으로 한 높은 용역비 약 4억 2천만 원과 계약 교섭 파기에 대한 손해배상 약 1천 8백만 원을 청구했고, 피고 B 주식회사는 톤당 8,500원 기준의 용역비 약 1억 7천만 원을 공탁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수행한 냉연코일 선적 작업에 대한 용역비가 해양수산부 고시 요금표에 따라 산정되어야 하는지, 아니면 원고와 피고가 사전에 합의한 톤당 8,500원으로 산정되어야 하는지와 피고가 원고와의 항만하역계약 교섭을 부당하게 파기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용역비 청구: 원고와 피고가 냉연코일 선적 작업의 용역비를 톤당 8,500원으로 합의했으므로, 이 합의가 용역비 산정의 기준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가 이미 공탁한 금액을 제외한 1,454,251원 및 이에 대한 2018. 8. 11.부터 판결 선고일인 2019. 12. 19.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용역비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2. 손해배상 청구: C 주식회사의 요청에 따라 항만하역계약 체결 전 테스트 작업이 진행되었고, 테스트 결과 C 주식회사가 냉연코일의 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E부두에서의 선적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피고가 원고와의 계약 교섭을 부당하게 파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사전에 합의된 용역비에 따른 일부 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만 인정되었고, 용역비 증액 청구와 계약 교섭 부당 파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용역 대금 채무의 발생 및 이행: 이 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용역비에 대해 톤당 8,500원으로 합의했으므로, 이 합의 내용이 용역 대금 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만약 합의가 없었다면 유사 용역의 통상적인 대금이나 해양수산부 고시 등 보충적인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변제공탁의 효과 (민법 제487조)​: 채무자가 변제할 의무가 있는 금액을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채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공탁액이 채무 전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원칙적으로 채무소멸의 효과는 발생하지 않지만, 이 사건처럼 부족액이 매우 근소하여 채권자가 그 수령을 거절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공탁된 금액만큼은 채무 소멸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지연손해금 (상법 제54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상거래에서 발생한 금전 채무의 이행기를 정하지 않은 경우, 채무자가 용역비의 지급을 청구받은 때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합니다. 상법에서는 연 6%의 이자율을 적용하며, 소송이 제기된 후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채무자에게 신속한 채무 이행을 촉구하기 위함입니다.
4. 계약 교섭의 부당 파기: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가 형성된 상태에서, 한쪽 당사자가 계약 체결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교섭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경우,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로 불법행위가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상대방이 입은 손해(신뢰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제3자(C 주식회사)의 합리적인 판단(부두 환경 문제)에 의해 계약 체결이 무산된 것이므로, 피고의 교섭 파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아 부당 파기가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내용의 명확성 확보: 임시 작업이나 테스트 작업이라 할지라도 작업 범위, 비용 산정 기준, 작업 중단 시의 책임 등 핵심적인 계약 조건들을 서면으로 명확히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금액에 대한 합의는 구두보다는 서면으로 상세히 남겨야 추후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2. 제3자 영향 요소 고려: 계약 당사자 외 제3자의 의사나 결정이 계약 이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계약서에 이러한 위험 부담에 대한 내용을 미리 포함하거나, 제3자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3. 용역 비용 산정 기준: 용역의 대가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가 있다면 그 합의 내용이 우선적으로 적용됩니다. 일반적인 요금표나 고시된 요금은 합의가 없는 경우에 보충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므로, 실제 합의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계약 교섭 중단의 정당성: 계약 교섭 단계에서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상대방이 계약 체결에 대한 정당한 기대 또는 신뢰를 침해할 정도로 부당하게 교섭을 파기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제3자의 합리적인 사유로 인해 계약이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교섭 중단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