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 변경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

이 사건은 2014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가 기존의 위탁자(재산을 맡기는 사람)에서 수탁자(재산을 관리하는 사람)로 변경된 것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입니다. 신탁회사들은 신탁 재산의 실제 소유자는 위탁자임에도 불구하고 수탁자에게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에 해당하며, 법 개정 전에 체결된 신탁 계약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 조치를 두지 않은 것은 소급입법 및 신뢰보호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신탁회사가 아닌 유동화회사의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각하하고,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수탁자로 변경한 지방세법 조항과 경과 조치를 두지 않은 부칙 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청구인 신탁회사들: 부동산 신탁업을 영위하는 회사들로,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라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를 부과받은 수탁자들입니다.
• 청구인 유동화회사들: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 등을 유동화하거나 채권 추심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들로, 신탁 계약에 따른 우선수익권 및 대출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심판청구는 소송의 원고로서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 과세관청: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라 수탁자인 신탁회사들에게 재산세를 부과한 행정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2014년 1월 1일 지방세법이 개정되면서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가 기존의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은 신탁 재산의 수탁자인 신탁회사들에게 재산세를 부과했고, 이들은 이러한 세금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신탁회사들과 해당 신탁 재산의 우선수익권을 가진 유동화회사들은 새로운 지방세법 조항 및 부칙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한 지방세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수탁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2. 개정 지방세법 부칙 조항이 법 개정 전에 체결한 신탁 계약에 의한 신탁 재산에 대해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 조치를 규정하지 않아 소급입법 금지원칙 및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청구인 유동화회사들의 심판 청구는 모두 각하한다.
2. 지방세법(2014. 1. 1. 법률 제12153호로 개정된 것) 제107조 제1항 제3호 및 지방세법 부칙(2014. 1. 1. 법률 제12153호) 제17조 제1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결론

헌법재판소는 신탁법상 신탁은 수탁자에게 신탁 재산의 소유권이 대내외적으로 완전히 이전되는 것이므로,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수탁자로 규정한 것은 재산세 확보라는 정당한 입법 목적을 가지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개정법 시행 후 재산세 납세의무가 성립된 경우부터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를 수탁자에게 부과한 것은 소급입법에 해당하지 않으며, 재산세 납세의무자는 조세 행정의 필요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것이므로, 개정 전 지방세법 규정이 적용될 것이라는 신뢰는 보호할 가치가 큰 주관적 기대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여 신뢰보호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지방세법 제107조 제1항 제3호(이 사건 과세조항)​: 이 조항은 2014년 개정된 지방세법으로, 신탁법에 따라 수탁자 명의로 등기·등록된 신탁 재산의 경우, 위탁자별로 구분된 재산에 대해서 그 수탁자를 재산세 납세의무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 법리 해설: 헌법재판소는 신탁법상 신탁은 단순히 명의만 이전된 것이 아니라, 수탁자에게 신탁 재산에 대한 관리·처분 권한과 의무가 적극적으로 부여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수탁자가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신탁 재산이 위탁자의 책임 재산으로부터 분리되고, 신탁 목적 달성을 위해 수탁자의 고유 재산으로부터도 독립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재산세 납세의무자를 실제 소유자로 볼 수 있는 수탁자로 정한 것은 조세 확보라는 정당한 입법 목적을 가지며, 높은 세율 적용 차단, 수탁자 고유 재산 압류 제한 등 수탁자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 지방세법 부칙 제17조 제1항(이 사건 부칙조항)​: 이 조항은 2014년 개정된 지방세법의 부칙으로, 이 법 시행 전에 재산세 납세의무가 성립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고 되어 있으나, 법 개정 전에 체결된 신탁 계약에 의한 신탁 재산에 대해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 조치를 별도로 두지 않은 것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 법리 해설: 헌법재판소는 재산세는 매년 6월 1일 과세 기준일 현재 재산 보유 사실에 따라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조세이므로, 개정법 시행 후에 도래하는 과세 기준일에 신법을 적용한 것은 소급입법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신뢰보호원칙: 국민이 가지는 모든 기대가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세 법규는 국가의 재정 정책에 따라 신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으므로, 납세의무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법 질서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 규정은 수차례 변경되어 왔으며, 신탁법상 수탁자에게 완전한 소유권이 이전되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오히려 개정 전 위탁자를 납세의무자로 보던 규정이 예외적인 것이었으므로, 개정 전 법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탁회사들의 신뢰는 보호할 가치가 크다고 볼 수 없어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신탁법 제2조 및 제22조 제1항: 신탁법은 신탁을 설정하는 위탁자와 수탁자 간의 신임 관계에 기초하여 위탁자가 특정 재산을 수탁자에게 이전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의 이익을 위해 그 재산을 관리·처분하는 법률관계를 의미합니다(제2조).
   • 법리 해설: 신탁법상 신탁 계약이 체결되어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면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됩니다. 신탁 재산은 위탁자나 수탁자의 고유 재산과 독립성을 가지며, 원칙적으로 강제집행이나 체납 처분을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신탁사무의 처리상 발생한 권리'에 기한 경우에는 가능하며, 대법원은 여기에 수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만 포함되고 위탁자를 채무자로 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위탁자에 대한 재산세 채권으로는 신탁 재산에 대해 체납 처분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지방세법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신탁 계약 체결 시 주의: 신탁 계약을 체결할 때,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 납세의무자가 수탁자로 변경되었음을 인지하고, 세금 부담 주체 및 세금 처리 방안에 대해 명확히 약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법 개정 내용 확인: 새로운 법률이 시행될 때, 특히 세금 관련 법률은 소급 적용 여부와 경과 조치 규정 유무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3. 수탁자의 재산권 보호 장치: 수탁자는 신탁 재산에 대한 재산세가 체납된 경우, 지방세법 제119조의2에 따라 해당 신탁 재산에 대해서만 압류가 가능하며 수탁자 고유의 재산은 압류되지 않으므로, 이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4. 세금 비용 회수: 수탁자는 납부한 재산세를 신탁사무 처리 비용으로 보아 신탁 재산의 환가 대금에서 우선적으로 회수할 수 있습니다.
5. 소송 당사자 자격: 조세 부과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제기할 때는 자신이 법률상 직접적인 이해 관계인으로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원고적격'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유동화회사들은 직접적인 세금 부과 대상이 아니어서 원고적격이 없다고 판단되어 심판청구가 각하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