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빚 보증 약속어음 공정증서 효력 다툼 판결

남편의 채무를 갚기 위해 아내 명의로 발행된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대해 아내가 대리권 수여 사실이 없고 공시송달로 판결을 뒤늦게 알았으므로 판결에 불복한다는 항소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아내의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인정했으나 아내가 남편에게 공정증서 작성에 대한 포괄적인 대리권을 주었음을 인정하여, 약속어음 공정증서가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아내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원고): 남편 B에게 3천만 원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자,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받은 채권자입니다.
• B (제1심 공동피고): 원고 A로부터 돈을 빌린 채무자이자 피고 C의 남편입니다.
• C (피고, 항소인): 남편 B의 채무와 관련하여 약속어음 공정증서의 채무자로 기재된 아내입니다.
• D법무법인 (공증인가 법무법인): 이 사건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한 기관입니다.
• E (망 E): 피고 C의 부친으로, 원고는 C가 E의 집에 거주하여 소송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F: 원고 A가 운영하던 자동차대리점의 직원으로, 원고와 B을 쌍방대리하여 공정증서를 작성했습니다.
• G사무소: 피고 C와 B이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은 사무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4년 3월경 B에게 3천만 원을 빌려주었으나 이를 변제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2008년 6월경 B에게 공정증서 작성을 조건으로 차용금의 변제기를 유예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B과 그의 아내인 피고 C는 2008년 6월 24일 원고 A에게 액면금 5천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이에 대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D법무법인에서 작성해주었습니다. 이후 원고 A는 2011년 7월 20일 피고 C와 B을 상대로 공정증서상의 어음금 지급을 청구하는 제1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제1심 법원은 공시송달 방식으로 소장 등을 송달하여 변론을 진행한 후, 2011년 9월 16일 원고 A 승소 판결을 선고했고, 판결은 2011년 10월 5일 확정되었습니다. 피고 C는 2019년 7월 1일경 채권추심업체의 통보를 확인하고 남편 B을 통해 2019년 7월 3일경 제1심 판결문을 확인했으며, 2019년 7월 10일 이 사건 추완항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C가 제1심 판결이 공시송달로 진행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제기한 추완항소가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C의 남편 B이 작성한 약속어음 공정증서가 유효한지 여부, 즉 C가 B에게 대리권을 수여했는지 아니면 일상가사대리 또는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C가 제1심 판결에 대한 소장 등이 공시송달 방식으로 송달되어 판결 내용을 알지 못했으므로,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기간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판결 내용을 채권추심업체를 통해 알게 된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했으므로, 피고 C의 추완항소는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안 판단에서는 피고 C가 남편 B에게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전달한 점, 과거에도 B이 C 명의로 여러 차례 대출을 받은 전례가 있는 점, 인감증명서 발급과 공정증서 작성 간 시간 간격이 짧은 점, 당시 부부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종합하여 볼 때, C가 남편 B에게 약속어음 및 공정증서 작성에 관해 포괄적인 대리권을 수여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B이 직원을 통해 공정증서를 작성했더라도 이는 대리권 범위 내의 행사이므로 공정증서는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C의 추완항소는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피고 C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C는 제1심 공동피고 B과 연대하여 원고 A에게 5천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추완항소: 소송 당사자가 자신의 책임이 아닌 사유(예: 공시송달로 판결 내용을 알지 못한 경우)로 인해 항소 기간과 같은 불변기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 그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법원은 피고 C의 경우 제1심 판결이 공시송달로 이루어졌고, 채권추심업체 통보를 통해 판결 사실을 알게 된 후 2주일 내에 항소를 제기했으므로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대리권 수여: 대리권은 본인이 대리인에게 특정 법률행위를 대신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C가 남편 B에게 명시적으로 공정증서 작성을 위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C가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B에게 전달하고, 과거에도 B이 C 명의로 여러 차례 대출을 받았던 점, 당시 부부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종합하여 C가 B에게 약속어음 및 공정증서 작성에 관한 포괄적 대리권을 부여했다고 인정했습니다.
3.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C에게 표현대리가 성립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 C가 남편 B에게 실제로 포괄적 대리권을 부여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조항을 직접 적용하여 표현대리 성립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4. 일상가사대리권: 부부 사이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서로 상대방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그러나 거액의 채무 부담이나 부동산 처분 등은 일상가사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피고 C는 이 사건 공정증서 작성이 일상가사대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포괄적 대리권 수여를 인정하여 이 역시 직접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공시송달의 중요성 인식: 소송 관련 서류가 공시송달된 경우,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결 내용을 알지 못한 것으로 인정되어 추완항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추완항소는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가 없어진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므로, 법원 문서를 인지하는 즉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2. 배우자 간 대리권 부여의 신중함: 부부 사이라도 인감도장이나 인감증명서 같은 중요한 서류를 전달할 때는 반드시 그 용도를 명확히 확인하고, 대리권의 범위와 내용을 서면으로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포괄적 대리권의 인정 가능성: 법원은 당사자의 구체적인 행위, 과거의 거래 관행, 부부 관계, 당시의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명시적인 위임이 없었더라도 포괄적인 대리권이 수여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일상가사대리 및 표현대리의 한계: 배우자의 행위가 일상가사대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 그 효력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가 성립하려면 대리인에게 기본대리권이 있고, 그 권한을 넘어선 행위를 했으며, 상대방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직접 대리권 수여를 인정하여 표현대리 판단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