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 · 공무방해/뇌물
피고인이 딸의 자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의 신분을 믿지 못하고 폭행한 후 농사용 갈고리로 위협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한 경찰관에게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및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2021년 10월 8일 늦은 밤, '딸이 자살한다'는 112 신고를 받고 통영시 B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로 경찰관 D 경사와 E 경장이 출동했습니다. 이들은 경찰공무원증을 제시하며 신분을 밝혔으나, 피고인은 '당신이 누구냐', '니들이 경찰관 맞나. 못 믿겠다'며 D 경사의 목에 걸린 신분증을 약 5회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폭행했습니다. 피고인은 계속해서 112 신고센터에 전화하여 '부인이 납치당했다. 여기 온 사람들이 경찰관인지 확인해 달라'고 말했고, E 경장이 피고인의 휴대폰을 건네받아 112 신고센터에 상황을 설명하려 하자 갑자기 E 경장에게 욕설을 하며 주먹으로 머리와 얼굴을 때렸습니다. 이후 왼팔로 E 경장의 머리를 감싸 안고 오른손으로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렸으며, E 경장을 바닥으로 내리깔고는 손으로 얼굴을 십 수 회 때리고 발로 얼굴을 차고 온몸을 밟았습니다. 끝으로 양손으로 머리카락을 잡아 흔들고 목을 졸라 E 경장에게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타박상 상해를 가했습니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피고인은 집 앞에 놓여 있던 총 길이 54cm, 날 길이 9cm의 농사용 갈고리를 손에 잡고 경찰관들을 때릴 듯이 겨누며 위협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로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경찰관들의 112 신고사건 처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고, 피해자 E 경장에게 상해를 입혔습니다.
경찰관의 정당한 직무집행 중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상해를 가한 행위의 성립 여부와 이에 대한 양형 결정이 주요 쟁점입니다.
피고인은 징역 10월에 처하고,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합니다. 또한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압수된 농사용 갈고리를 몰수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른 경위와 피해 정도, 이전에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는 여러 형법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먼저, '위험한 물건 휴대 공무집행방해'는 형법 제144조 제1항과 제136조 제1항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136조 제1항은 공무집행방해죄를 규정하며,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실행하는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을 처벌합니다. 여기에 형법 제144조 제1항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한 경우 가중 처벌하도록 합니다. 피고인이 농사용 갈고리라는 위험한 물건을 들고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했기에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상해'에 대해서는 형법 제257조 제1항이 적용되었습니다. 이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경우에 처벌하는 조항으로, 피고인의 폭행으로 E 경장이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다발성 타박상을 입었으므로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피고인의 행위가 공무집행방해와 상해라는 여러 죄에 해당하지만 하나의 행위로 여러 결과를 초래했으므로 형법 제40조와 제50조에 따른 '상상적 경합'이 인정되어 가장 무거운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게 됩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반성 등을 고려하여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이는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여 피고인이 사회에 복귀하여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또한 형법 제62조의2 제1항에 따라 재범 방지 및 개선을 위해 '사회봉사명령 및 수강명령'(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을 부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범행에 사용된 위험한 물건인 농사용 갈고리는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몰수'되었습니다.
만약 위급 상황 발생 시 경찰 등 공무원의 출동에 불만을 가지거나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감정을 절제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공무원 신분 확인이 필요하다면 물리적 방해나 폭력 대신 합법적인 절차(예: 소속기관에 전화 문의)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범죄는 심신미약으로 참작될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본 사건처럼 알코올 치료 강의 수강 명령 등 추가적인 조치가 따를 수 있습니다. 경찰관에 대한 폭행이나 위협은 단순히 개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국가의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어 매우 엄하게 다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