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O블록 P역 도시개발사업 구역 지정 분쟁

인천 천광역시장이 O블록 P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고시를 하자, R구역 토지 소유자 12명(원고들)이 이 고시가 절차상 또는 내용상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사업시행자 자격, 개발계획 동의 요건 미충족, 토지 분할 위법성, 도시개발업무지침 위반, 사전협상 조건 미고지, 재량권 일탈·남용 등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부터 L까지 12명): O블록 P역 도시개발사업 R구역의 토지 소유자들.
• 피고 (천광역시장): O블록 P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을 고시한 행정청의 수장.
• 피고보조참가인 (M도시개발사업조합, N 주식회사): 이 사건 도시개발사업의 이해관계자로서 피고를 보조하여 소송에 참여한 단체들.

분쟁 상황

인천 천광역시장이 2022년 7월 11일 O블록 P역(Q, R구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개발계획 수립 및 지형도면 고시(인천광역시 고시 S)를 발표했습니다. 이 고시로 인천 미추홀구 T 일원 97,932㎡(Q구역)와 U 일원 30,253㎡(R구역)가 각각 별개의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R구역의 토지 소유자들인 원고들은 Q, R구역을 별개로 지정한 이 고시에 불복하여 고시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들은 사업시행자 지정의 위법성, 개발계획 동의 요건 미충족, 토지 분할의 위법성, 도시개발업무지침 위반, 사전협상 조건 미고지, 그리고 Q, R구역 분할로 인한 재량권 일탈·남용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고시가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R구역 도시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자격 없는 단체(추진위원회)가 지정되었는지 여부.
2. R구역 개발계획 수립에 필요한 토지소유자의 동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특히 명의신탁 토지가 동의 정족수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하는지 여부.
3. Q, R구역 포함 기존 토지의 분할이 도시개발법상 허가 없이 이루어져 위법한지 여부.
4. 도시개발구역 지정 제안 반려 사유에 해당하는 도시개발업무지침을 위반하여 고시가 위법한지 여부.
5. R구역 사업의 사전협상 조건을 토지소유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이 절차상 위법을 초래했는지 여부.
6. Q, R구역을 분할하여 사업을 추진한 것이 원고들의 사익을 침해하고 천광역시장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2025년 1월 24일에 선고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O블록 P역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고시가 절차상 또는 내용상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고시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도시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행정청의 재량권과 관련 법령 준수 여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도시개발법 제11조 제1항 (사업시행자 지정)​ 도시개발사업의 전부를 환지방식으로 시행하는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나 그들이 설립한 조합을 시행자로 지정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천광역시장이 고시에서 추진위원회를 '제안자'로 기재했을 뿐, 나중에 적법하게 설립된 M도시개발사업조합을 시행자로 지정하였으므로, 시행자 지정 절차에 위법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도시개발법 제4조 제4항 및 제6항 (개발계획 수립 동의 요건)​ 환지방식의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을 수립하려면 해당 지역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소유자와 토지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제4항). 또한, 조합이 사업시행자가 되는 경우 조합 설립 후 총회에서 같은 동의 요건으로 개발계획을 의결하여 지정권자에게 제출하면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합니다(제6항). 이 사건에서는 R구역 토지면적 80.1%, 토지소유자 52.2%의 동의를 얻어 제4항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제6항은 제4항의 동의 요건을 대체하는 규정이므로, 제4항 요건이 충족된 이상 제6항 적용 여부는 쟁점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명의신탁 주장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여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도시개발법 제9조 제5항 (도시개발구역 내 토지 분할 등 허가)​ 도시개발구역 지정에 관한 주민 의견 청취 공고가 있는 지역이나 도시개발구역 내에서 토지 분할 등의 행위를 하려면 특별시장, 광역시장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기존 토지 분할은 2018년 3월 29일에 이루어졌는데, 당시에는 주민 의견 청취 공고가 없었으므로 허가 없이 토지 분할이 이루어져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도시개발업무지침 제1-2-7항 (급격한 토지분할 시 제안 반려)​ 도시개발사업 제안일 이전에 급격하게 공유 및 분할된 토지가 포함되거나, 제안일 이전 3년간 동의자 중 토지 공유 및 분할이 전체 토지의 20% 이상 증가한 경우 제안을 반려할 수 있다는 지침입니다. 이는 토지소유자들의 의결권 가치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나,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시 고려사항일 뿐, 지침 위반이 곧 처분의 위법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 토지 분할과 제안 시점 사이에 약 2년 11개월의 간격이 있어 '급격한' 분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5. 행정계획 결정에 대한 재량권 일탈·남용 법리 행정청은 도시계획과 같은 행정계획을 수립할 때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지만, 계획과 관련된 공익과 사익을 정당하게 비교하고 교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고려할 사항을 누락했거나, 정당성·객관성이 결여된 이익형량을 한 경우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Q, R구역 분할이 원고들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보기 어렵고, 각 구역의 도시기반시설 부담률 차이가 크지 않으며, R구역에서 발생한 계획이득에 대해 공공기여금 감축 등의 사전협상이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하여 행정청의 고시나 처분에 불복할 경우, 취소소송 제기 전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 행정심판 절차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행정심판 결과에 따라 소송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2. 도시개발법상 환지방식 사업의 경우, 사업시행자는 토지 소유자 또는 조합으로 지정됩니다. 고시 내용에 사업시행자가 명확히 지정되지 않고 제안자로 기재된 경우, 이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것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3. 개발계획 수립 시 토지소유자의 동의 요건은 도시개발법 제4조 제4항에 따라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 토지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 동의를 충족해야 합니다. 동의율 산정 과정에서 명의신탁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나, 이를 입증할 객관적이고 충분한 증거가 없다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도시개발구역 지정 전의 토지 분할 행위는 도시개발법 제9조 제5항에 따라 허가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도시개발구역 지정에 관한 주민 등의 의견 청취를 위한 공고가 있는 지역 및 도시개발구역'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5. 도시개발업무지침 등 내부 지침 위반이 곧바로 행정처분의 위법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침은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 기준으로 볼 수 있으므로, 지침 위반이 중대한 하자로 이어지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6. 행정청의 사전협상 조건이 토지소유자들에게 고지되지 않았더라도, 법령상 고지 의무가 없거나 고지하지 않은 것이 절차상 위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협상 조건의 내용이 토지소유자들에게 반드시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경우도 고려됩니다.
7. 행정계획 결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공익과 사익의 정당한 비교교량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특정 구역 분할로 인한 사익 침해가 '현저하다'는 것을 객관적인 수치(예: 기반시설 부담률, 계획이득 환수 및 공공기여금 감축 내역)를 통해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