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약품 미지급 물품대금 청구 사건

의약품 도소매업체가 병원에 의약품을 공급했으나 미지급된 물품대금에 대해 공동사업자였던 피고에게 연대 책임을 물은 사건입니다. 법원은 병원 운영이 공동사업자들의 상행위에 해당하며 공동사업자 간의 연대책임을 인정하는 상법 규정에 따라 피고가 다른 공동사업자와 연대하여 미지급 물품대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주장한 탈퇴나 채무인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의약품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E병원에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한 채권자입니다.
• 피고 B: D와 함께 2006년부터 E병원을 개업하고 운영하다가 2018년 7월경 D가 C에게 공동사업자 지위를 넘긴 이후에도 C와 함께 공동사업자로 있었던 사람입니다. 이후 2018년 12월경 C가 단독사업자가 될 때까지 E병원의 공동사업자 중 한 명입니다.
• C: 2018년 7월경부터 피고 B와 함께 E병원의 공동사업자가 되었고, 이후 2018년 12월경부터 단독사업자로 E병원을 운영하게 된 사람입니다.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연대 책임이 확정되었습니다.
• D: 피고 B와 함께 E병원을 개업하고 운영하다가 2018년 7월경 공동사업자 지위를 C에게 넘기고 사업에서 빠진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2010년 10월경부터 2018년 11월 30일까지 피고 B와 D가 공동 운영하는 E병원에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왔습니다. 의약품 공급 계약에 따라 매월 말일 대금을 결제하기로 약정되어 있었으나, 2018년 11월 30일경까지 총 568,763,768원의 물품대금이 미지급되었습니다. 거래가 계속되던 중 2018년 7월 9일 E병원의 대표자가 피고 B와 D에서 피고 B와 C로 변경되었고, 같은 달 25일 사업자등록도 변경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2018년 6월 30일에는 '양도자: 이 사건 병원 병원장 D 외 1명', '양수자: 이 사건 병원 병원장 C 외 1명'으로 하여 원고에게 미지급된 354,324,874원을 양수자가 지급하기로 하는 양도양수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원고도 이에 서명했습니다. 이후 2018년 12월 12일 다시 E병원의 대표자가 피고 B와 C에서 C 단독으로 변경 신고되었고, 2019년 1월 4일 사업자등록도 C가 단독사업자로 변경되었습니다. 원고는 미지급 물품대금에 대해 최초 C와 피고 B를 공동피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에 대해 C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C의 연대 책임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피고 B는 자신이 이미 조합에서 탈퇴했거나, C가 채무를 인수했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대금 지급 의무를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B가 E병원 운영 조합에서 실제로 탈퇴했는지 여부와 그 시점.
2. C가 E병원의 채무를 전부 인수했으므로 피고 B는 물품대금에 대해 책임이 없는지 여부.
3. 피고 B의 탈퇴 주장이 받아들여지더라도, 탈퇴 전 발생한 채무에 대해 책임이 계속되는지 여부.
4. 원고가 이미 C에 대한 채무명의를 확보했음에도 피고 B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부당한지 여부 (신의칙 위반 또는 권리남용).

법원의 판단

1. 피고 B는 C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568,763,768원 및 그중 354,324,874원에 대해서는 2018년 7월 1일부터, 205,155,711원에 대해서는 2018년 11월 20일부터, 9,283,183원에 대해서는 2018년 12월 1일부터 각 2019년 7월 11일까지는 연 6%의 비율로,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 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 B가 D 또는 C와 함께 조합을 구성하여 E병원을 운영하였고, 이 사건 물품대금 채무가 조합원 전원을 위한 상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조합원들의 연대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 B는 C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물품대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B의 주장에 대해, 2018년 7월경 조합 탈퇴 주장은 피고가 여전히 공동사업자로 남아있던 점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C가 채무를 인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가 면책적 채무인수에 동의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2018년 12월 12일경 탈퇴 주장에 대해서는 조합 탈퇴에 소급효가 없으므로 탈퇴 전에 발생한 채무에 대해서는 책임이 존속한다고 보아 해당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원고가 C에 대한 채무명의를 확보했음에도 피고 B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 역시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상법 제57조 제1항 (상사채무의 연대):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원칙을 규정합니다.
   • 이 사건에서 E병원 운영은 피고 B와 다른 공동사업자들에게 모두 상행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의약품 공급대금과 같은 조합의 채무는 상법 제57조 제1항에 따라 공동사업자들이 연대하여 책임을 져야 합니다. 즉, 원고는 전체 채무에 대해 공동사업자 중 누구에게든 전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조합의 채무와 조합원의 책임: 조합은 조합원 개개인과는 별개의 단체이지만, 조합의 채무는 결국 조합원의 채무로 귀결됩니다.
   •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채권자는 각 조합원에 대해 지분의 비율에 따라 또는 균일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3. 조합 탈퇴의 효력: 조합 탈퇴는 그 효력이 소급되지 않습니다.
   • 탈퇴하기 전에 발생한 조합의 채무에 대해서는 탈퇴한 조합원도 조합 채무가 변제되거나 다른 사유로 소멸할 때까지 개인 재산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피고 B가 2018년 12월에 탈퇴했더라도 그 전에 발생한 물품대금 채무에 대해서는 여전히 책임이 있습니다.
4. 채무인수: 채무자가 변경되려면 채권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 채무자와 새로운 채무 인수자 사이에 채무 인수 약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채권자가 기존 채무자를 면책시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기존 채무자는 여전히 채무를 부담해야 합니다. 원고가 피고 B에 대한 채무를 포기하거나 면책적 채무인수에 동의했다는 증거가 없었으므로 피고 B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5. 지연손해금 이율: 이 사건에서는 미지급 물품대금에 대한 지연손해금 이율이 적용되었습니다.
   • 상법상 이율: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9년 7월 11일까지는 상법에 따라 연 6%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이율: 이 사건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채무를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연 12%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1. 공동사업체를 운영하는 경우, 사업자들의 상행위로 발생한 채무에 대해서는 모든 공동사업자가 연대하여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는 사업자 등록 명의나 내부 약정과 무관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사업자가 변경되거나 조합에서 탈퇴할 경우, 이전에 발생한 채무에 대한 책임은 원칙적으로 계속 유지됩니다. 사업자 등록 변경이나 병원 대표자 변경만으로는 기존 채무에 대한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3. 사업 양도양수 계약을 통해 채무를 승계하는 경우, 채권자(이 사례에서는 의약품 공급업체)의 명확한 동의가 있어야만 기존 채무자가 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양도양수 계약서에 명시되거나 사업자 등록이 변경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채권자의 '면책적 채무인수 동의'가 필수적입니다.
4. 채무 변제기가 명확히 약정되어 있다면 그 변제기 이후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합니다. 미지급 물품대금의 경우, 일반적으로 물품 공급일이나 약정된 결제일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이 계산될 수 있습니다.
5. 소송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은 매우 중요합니다. 화해권고결정 등 법원의 제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이의 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한 번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번복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