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상속인이 재산을 포기하자 채권자가 분할협의를 취소한 사건

원고 주식회사 A는 채무자 C에 대한 양수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채무자 C의 아버지 D가 사망하자 C는 상속인이 되었으나, 다른 적극재산이 없는 채무초과 상태였습니다. C는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분인 부동산 2/9 지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고 이를 배우자인 피고 B에게 귀속시켰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했고,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 해당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피고 B가 C에게 2/9 지분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채무자 C에게 약 640만원의 양수금 채권을 가진 회사
• 피고 B: 사망자 D의 배우자이자 채무자 C의 어머니. 상속재산분할협의로 C의 상속분을 포함한 부동산의 단독 소유자가 됨
• 채무자 C: 원고 주식회사 A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아버지 D 사망 후 상속재산분할협의에서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한 상속인
• 사망자 D: 채무자 C의 아버지로, 그의 사망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이루어짐
• E, F: 사망자 D의 다른 자녀들이자 공동상속인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C에 대한 6,431,131원 상당의 양수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2018년 9월 6일 확정된 지급명령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이후 2022년 3월 7일 C의 아버지 D가 사망하여 D의 배우자 B(피고)와 자녀 C, E, F가 상속인이 되었습니다. C는 이미 원고에 대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다른 재산이 없는 채무초과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속인들은 2022년 5월 2일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D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은 피고 B의 단독 소유로 하고, 다른 임야는 E의 단독 소유로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로 인해 C는 자신의 법정 상속분인 이 사건 부동산 2/9 지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채권자인 원고 주식회사 A의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자 원고가 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를 청구한 상황입니다.

핵심 쟁점

채무초과 상태의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해 자신의 상속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여 채권자의 공동담보가 감소한 경우, 해당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 취소와 원상회복 방법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무자 C가 다른 적극재산이 없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부동산 2/9 지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고 이를 피고 B에게 귀속시킨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원고를 비롯한 C의 일반채권자들에 대한 공동담보를 감소시킨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당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하고, 피고 B는 채무자 C에게 이 사건 부동산 중 2/9 지분에 관하여 이 판결 확정일자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청구가 인용되어, 채무자 C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피고 B에게 2/9 지분을 귀속시킨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취소되었고, 피고 B는 C에게 해당 지분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채무자 C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상속재산 중 자신의 몫인 2/9 지분을 포기한 행위가 이 법조항에 따라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2. 사해행위의 인정 요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9119 판결 등 참조)는 채무자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거나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C는 다른 적극재산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일반 채권자에 대한 공동담보가 감소했으므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채무자 및 수익자의 악의 추정: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무자와 수익자(여기서는 피고 B) 모두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C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한 것은 사해행위에 해당하며, 이에 따라 C와 피고 B의 악의는 추정된다고 보았습니다.
4. 원상회복 방법: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수익자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는 대신, 수익자를 상대로 채무자 앞으로 직접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것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다53704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피고 B는 C에게 해당 지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채무자가 채무를 초과하는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이나 상당한 가치의 재산을 포기하거나 타인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는 행위는 채권자를 해할 수 있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2. 상속재산분할협의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인이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는 것은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3. 사해행위가 인정되면 법원은 해당 행위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수익자(재산을 받은 사람)는 채무자에게 해당 재산의 소유권을 다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4. 채권자는 채무자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부당하게 처분하여 자신의 채권을 회수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을 때, 법원에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고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5. 상속재산분할협의 시 상속인 중 한 명이 채무가 많고 다른 재산이 없는 경우, 해당 상속인이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하거나 적게 받는 방향으로 협의하면 추후 사해행위취소 소송에 휘말릴 위험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