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임금피크제 소급삭감 및 통상임금 재산정 관련 임금 청구 사건

원고는 피고 공단에 재직하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던 근로자로, 2017년 7월 5일 체결된 노사합의에 따라 이미 발생한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임금 일부가 소급하여 삭감된 것에 대해 미지급 임금을 청구했습니다. 또한,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시간외근무수당 및 휴일근무수당이 추가 지급된 점을 들어 피크임금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추가 임금과 퇴직금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임금 소급 삭감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확정된 이전 소송의 기판력이 미친다고 보아 기각했으며, 피크임금 재산정 주장에 대해서는 그 타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소멸시효가 지난 부분은 기각하고, 시효가 지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648,433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1958년생으로 2018년 12월 31일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퇴직한 근로자
•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원고가 근무했던 기관

분쟁 상황

원고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며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입니다. 원고는 공단과 노동조합 간의 새로운 노사합의로 인해 이미 발생한 2017년 상반기 임금 일부가 소급하여 삭감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삭감된 임금 및 이에 연동된 성과급 차액을 지급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또한, 통상임금에 대한 법원 판결로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이 추가로 발생했으므로, 이를 반영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시의 '피크임금'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른 추가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피고 공단은 소급 삭감 임금 주장은 이미 다른 소송에서 다뤄져 확정되었으므로 다시 청구할 수 없으며, 피크임금은 고정적인 금액이므로 재산정할 필요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노사합의가 이미 발생한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하는 것이어서 무효인지 여부와 이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청구에 미치는지 여부,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추가 지급된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수당을 반영하여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피크임금을 재산정해야 하는지 여부,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도과하였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의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의 임금 소급 삭감에 따른 미지급 임금 청구 및 이에 연동된 성과급 차액 청구는 이미 확정된 다른 소송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기각했습니다.
2.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시간외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이 증액된 경우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다만, 이와 관련된 추가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중 3년의 소멸시효(근로기준법 제49조)가 지난 부분은 기각했으며,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 577,188원(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과 추가 퇴직금 71,245원을 인정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총 648,43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8년 7월 15일부터 2022년 7월 27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5. 소송비용은 원고가 9/10를,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미 확정된 노사합의 무효 주장에 대한 청구는 기판력에 따라 배척했으나,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피크임금 재산정 요구는 소멸시효가 도과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받아들여,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원고에게 648,43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최종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기판력 원칙 (민사소송법 제216조)​: 확정된 판결은 소송 당사자와 그 승계인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며, 동일한 소송물에 대해서는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또한, 전소와 소송물이 동일하지 않더라도 전소의 소송물에 관한 판단이 후소의 선결문제가 되거나 모순 관계에 있을 때에는 후소에서 전소 확정판결의 판단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611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의 임금 소급 삭감 청구는 이전 소송의 소송물과 동일하거나 그에 대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기판력에 저촉되어 배척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49조 (소멸시효)​: '이 법에 따른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임금, 퇴직금 등 근로관계에서 발생하는 금전채권에 대해 3년의 소멸시효를 적용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채권자는 법적으로 채권을 행사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일부 임금 및 퇴직금 청구는 이 조항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 소멸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권리남용 (민법 제2조)​: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인정되려면, 일반적으로 채무자가 시효의 이익을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를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 행사의 지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3다36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통상임금 판결 확정 시점이 소멸시효 항변을 권리남용으로 볼 만한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피크임금 재산정의 타당성: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상 피크임금의 구성 항목에 시간외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이 포함되고, 이러한 수당이 통상임금 판결에 의해 증액될 수 있는 변동성을 가지고 있다면, 피크임금을 재산정하여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즉, 임금피크제가 고용보험법상 지원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설계되었더라도, 임금 자체의 구성요소가 변경될 경우 피크임금 역시 그에 따라 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 사항

1. 소급 임금 삭감의 효력과 기판력: 이미 근로자에게 지급되었거나 구체적인 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는 개별 근로자의 동의나 위임이 없는 한 해당 부분에 한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이미 법원의 확정판결(심리불속행기각 포함)이 내려진 경우, '기판력'이라는 원칙에 따라 해당 주장은 다시 소송에서 다툴 수 없게 됩니다. 이는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한 중요한 법 원칙입니다.
2. 통상임금 변경에 따른 임금피크제 임금 재산정 가능성: 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등으로 인해 시간외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의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어 금액이 늘어나는 경우, 임금피크제 운영 규정상 피크임금 산정 시 해당 수당이 포함된다면 이를 반영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고 그에 따라 증액된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임금채권 및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청구하고자 하는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난 임금이나 퇴직금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해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는 채권의 발생 시점부터 기산되며, 특별한 법률적 장애사유가 없는 한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주장이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중간정산퇴직금의 소멸시효는 중간정산일로부터 기산됩니다.
4. 소송물과 공격방어방법의 구분: 특정 권리(예: 미지급 임금 청구권)를 주장하는 소송에서, 그 권리가 발생했음을 뒷받침하는 여러 이유(예: 노사합의의 무효성, 강행규정 위배 등)는 해당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미 확정된 판결에서 이러한 공격방어방법 중 하나가 판단되어 권리 청구가 기각되었다면, 다른 공격방어방법을 들어 다시 동일한 권리를 청구하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