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7세 중국 국적의 피고인 A는 한국에 입국한 직후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활동하던 지인들과 함께 지내던 중 타인 명의의 체크카드 24장을 보관하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체크카드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보관했다고 주장했으나 원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사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18년 4월 16일 한국에 처음 입국하여 보이스피싱 인출책인 B, C과 함께 지냈습니다. A는 B와 C의 부탁으로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되었거나 사용될 예정이던 총 24매의 타인 명의 체크카드를 보관했습니다. 경찰은 A를 포함한 이들을 체포했고 검사는 A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보관했다고 보고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또는 그 목적으로 타인의 체크카드를 보관했는지 여부입니다. 이는 피고인의 고의 또는 인식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즉 피고인 A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체크카드를 보관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B와 C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거나 추측에 불과한 점 피고인이 한국에 처음 입국한 17세 외국인으로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본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해당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 전달, 유통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해당 법률 조항에 명시된 '범죄에 이용할 목적'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라는 구성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있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는 증명'이라는 형사 사법의 기본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즉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범죄 고의 또는 인식을 명확히 입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연령 체류 경력 인지 능력 등의 개인적 상황과 함께 공범들의 일관성 없는 진술을 바탕으로 피고인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본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거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판결입니다.
다른 사람의 체크카드나 통장과 같은 금융 접근매체를 보관하거나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많은 수의 타인 명의 금융 접근매체를 보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므로 의심해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조직은 신분 노출을 꺼리는 인출책이나 전달책을 모집하기 위해 청소년이나 외국인을 이용하기도 하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설령 친분이 있는 사람의 부탁이라고 할지라도 그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의심이 든다면 단호히 거절해야 합니다. 자신이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유죄가 인정될 수 있지만 피고인의 나이 사회 경험 한국 문화 및 범죄에 대한 이해도 부족 등이 입증된다면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