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한의원 원장이 우울증으로 내원한 20세 여성 환자에게 우울증 치료를 빙자하며 성적인 발언을 하고 신체 접촉을 하여 추행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치료 행위를 가장하여 위계로써 환자를 추행했다고 판단하고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정보 공개 및 고지,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습니다. 다만 재범 위험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피고인 한의사 A는 2019년 2월 13일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으러 온 20세 여성 환자 I에게 "우울증을 치료하려면 의지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나를 의지하지 않겠느냐"거나 "'거짓말 훈련방식'을 통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환자에게 "I와 사귀고 싶다", "나는 너와 뽀뽀를 하고 싶다", "같이 자고 싶다", "유부남인데 사귀어도 좋으냐", "그 아랫것도 해도 되냐", "아래쪽이 뜨거워진다. 찌릿찌릿해지냐", "병을 고치려면 성욕을 살려야 하는데 성욕이 아직 덜 살아난 것 같다"는 내용의 성적인 발언들을 했습니다. 이어서 환자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운 후 팔로 어깨를 끌어안고, 환자의 가슴을 자신의 가슴에 밀착시켜 다시 끌어안는 행위를 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 모든 행위가 치료의 일환이자 격려라고 주장했지만, 피해자는 이를 치료 행위로 오인하거나 의료인의 지위 때문에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못하고 감내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한의사가 환자의 우울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행한 성적인 발언과 신체 접촉이 법률상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인의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과거 유사 성범죄 전력이 있었기에 재범 위험성에 대한 부착명령 청구의 타당성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의 정보를 3년간 공개 및 고지하고,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 청구는 재범 위험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의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치료 행위를 가장해 환자를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성적인 언동과 포옹 행위는 치료 목적이 아닌 성적 혐오감을 유발하는 '추행'으로 보았으며, 피해자가 의료인의 권위 때문에 소극적으로 감내했을 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착명령은 기각되었지만, 피고인에게는 징역형과 함께 재범 방지를 위한 여러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본 사건은 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1항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 적용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업무, 고용 또는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한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하는 관계에 있었으므로 이 법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고, 피고인의 성적인 언동과 포옹 행위가 치료 행위를 가장한 추행이며, 피해자가 소극적으로 감내했을 뿐 동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외에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에 따른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제47조 제1항 및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및 장애인복지법 제59조의3 제1항에 따른 취업제한 명령이 부과되었습니다. 이는 성범죄자의 재범 방지 및 사회 안전을 위한 조치입니다. 한편,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근거한 부착명령 청구는 '재범의 위험성'이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음을 의미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재범 위험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의료인이 환자에게 치료를 가장하여 성적인 발언을 하거나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 이는 명백한 성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환자는 의료인과의 관계에서 정신적 취약성이나 권위 차이로 인해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행위는 강제성이 없었더라도 위력이나 위계에 의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의료인으로부터 상식 밖의 치료 방식이나 성적인 언동 또는 신체 접촉을 경험한다면, 즉시 이를 거부하고 다른 의료기관에 문의하거나 성폭력 상담센터 등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또한 피해 사실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실 내에서 이루어진 행위라도 피고인의 절대적인 지배권이 미치는 공간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의 존재 여부가 반드시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