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 공장 불법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

경영 위기에 직면한 자동차 회사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인력 감축을 추진하자, 해당 회사 내 노동조합 지부가 이에 반대하며 폭력적인 옥쇄파업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급 단체인 노동조합 본부가 적극적으로 파업을 지원하고 가담했습니다. 회사는 불법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조업 중단 손해에 대해 상급 노동조합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법원은 파업의 목적과 수단이 모두 정당성을 잃은 불법 쟁의행위라고 판단하며, 상급 노동조합의 책임을 인정하여 약 33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회생 절차를 밟고 있던 자동차 제조업체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노동조합 지부의 불법 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었습니다.
• B 노동조합: 기존 A 주식회사 내 H지부가 조직 형태를 변경하여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기존 H지부의 조직적 동일성을 승계한 것으로 인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이 논의되었습니다.
• C 노동조합: A 주식회사 H지부의 상급 단체로서, H지부의 불법 옥쇄파업을 적극적으로 기획, 지시, 지도하고 지원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쳤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2009년 2월 회생개시결정을 받은 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2,646명 감축을 포함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노사협의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H지부는 2009년 4월 쟁의발생 결의 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으나,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행정지도를 받거나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럼에도 H지부는 2009년 4월부터 간헐적 파업을 시작하여 5월 21일 총파업에 돌입했고, 5월 22일부터 평택 본사 공장을 정문 봉쇄 및 옥쇄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원고가 5월 31일 직장폐쇄를 신고하고 퇴거를 요청했으나, H지부 조합원 약 900명은 이에 불응하고 8월 6일까지 공장 출입구를 컨테이너 등으로 봉쇄한 채 쇠파이프, 화염병 등을 제작·사용하여 공장을 점거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원고는 조업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고 C노동조합은 상급 단체로서 위원장 및 주요 간부들을 통해 H지부의 불법 파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했습니다. 주요 가담 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09년 2월 '피고 2009년 투쟁방침'을 확정하여 A 사의 구조조정에 대한 조합 차원의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했습니다.
• 2009년 3월과 4월, C노동조합 간부들이 A 주식회사 앞에서 개최된 결의대회에 참석하여 H지부와 '함께 싸우자'며 연설하고 투쟁을 독려했습니다.
• 2009년 4월 C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투쟁문화제 예산을 피고 투쟁기금으로 지출하기로 결의했고, 간부들을 파견하여 파업 참여 조합원 교육을 담당했습니다.
• 2009년 5월, C노동조합 위원장은 'A만의 싸움이 아닌 피고 15만 동지들과 함께 싸우는 것'이라며 연설하고, 5월 22일 전체 파업 및 대규모 상경 투쟁을 예고했습니다.
• C노동조합 상무집행위원회 및 중앙집행위원회는 H지부의 점거농성 문제 및 교육 대책을 논의하고, 파업 지원을 위해 간부를 파견하여 투쟁 전술과 기획을 조언했습니다.
• 2009년 6월, C노동조합 결의대회 장소를 평택공장 앞으로 변경하고 'H가 패배하는 것은 피고 전체가 패배하는 것'이라며 연설했습니다.
• 2009년 6월부터 8월까지 C노동조합 투쟁기금으로 H지부의 교통비, 식대, 투쟁 관련 비용을 선지급하거나, 쌀과 생수 등을 지원했습니다.
• C노동조합 간부들은 직장폐쇄 통보에도 불구하고 평택공장에 직접 침입하여 H지부 간부들과 파업 및 교섭 방향을 협의하고 점거농성에 함께 참여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의 경영상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노동조합 지부의 옥쇄파업이 정당한 쟁의행위인지 여부, 상급 단체인 C노동조합이 하급 지부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 그리고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와 산정 방식이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 C노동조합은 원고 A 주식회사에게 33억 1,140만 원 및 이에 대한 2011년 1월 12일부터 2013년 11월 29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합니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6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며,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합니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H지부의 옥쇄파업이 경영상 정리해고에 대한 반대로서 경영권의 본질을 침해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 그 목적과 수단 모두에서 정당성이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상급 단체인 C노동조합은 이러한 불법 파업을 주도하고 지원했으므로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하며, 손해배상액은 회사의 책임도 일부 고려하여 60%로 제한하여 약 33억 원을 배상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 정당성 여부와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중요한 법리를 제시합니다.

1.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관련)​

• 주체: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여야 합니다.
• 목적: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치적 교섭 조성에 있어야 합니다. 특히, 대법원 판례(2001. 4. 24. 선고 99도4893 판결)에 따르면,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등 기업 경영상의 고도의 결단은 원칙적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이를 실질적으로 반대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부당한 요구사항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인 경우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잃습니다.
• 시기 및 절차: 법령이 규정한 절차(예: 조합원 찬성 결정, 조정 절차 이행)를 거쳐야 합니다.
• 수단 및 방법: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폭력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야 합니다. 폭력적 공장 점거나 시설 파괴는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2. 정당성 없는 쟁의행위와 손해배상 책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민법 제35조 제1항 관련)​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조는 사용자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입은 손해에 대해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한정되며,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하여 사용자가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35조 제1항은 법인의 불법행위 책임을 규정하는데, 노동조합의 간부들이 불법 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여 주도한 경우 이는 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로 보아, 노동조합은 그 불법 쟁의행위로 인해 사용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3. 손해배상액의 산정 및 책임 제한

• 손해배상 범위: 불법 쟁의행위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모든 손해를 포함합니다. 제조업체의 경우 조업 중단으로 인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었던 매출이익 손실과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차임, 제세공과금, 감가상각비 등)을 무용하게 지출한 손해가 포함됩니다. 이러한 손해는 '공헌이익'(영업이익 + 고정비, 즉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 책임 제한: 법원은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인 손해 분담의 공평을 고려하여, 사용자의 경영 악화 책임, 손해액 산정의 유동성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노동조합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기업의 경영상 판단에 따른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는 원칙적으로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노동조합이 그 자체를 반대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2. 쟁의행위는 법령이 정하는 절차를 준수하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지 않는 정당한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공장 시설의 전면적, 배타적 점거와 폭력적 수단 동원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간주됩니다.
3. 상급 노동조합이 하급 지부의 불법 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거나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상급 노동조합도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4. 노동조합 조직 형태 변경 시 기존 노동조합과의 조직적 동일성이 인정되면, 변경된 노동조합이 기존 노동조합의 법적 책임을 승계할 수 있습니다.
5. 불법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제조업체의 경우 조업 중단으로 인한 '공헌이익'(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차감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될 수 있으며, 실제 생산 중단으로 인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까지 입증되어야 합니다.
6. 법원은 손해배상의 공평한 분담을 위해 회사의 경영악화 책임, 손해액 산정의 유동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