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건물 무단 분양 및 임대 계약 유효성 판단

재건축된 건물의 공유 지분 소유자들이 건축 시공을 맡았던 S이 자신들에게 정당한 권한 없이 피고 M과 T호에 대한 매매계약을 피고 O과 U호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각각 점유하고 있다며 건물 인도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S에게 매매 및 임대 권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유자들이 S의 무권대리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했다고 판단하여 피고 M과 O의 점유를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건물 인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반면, 피고 N에 대해서는 자백 간주에 따라 건물 인도 및 차임 상당액 지급을 명했습니다. 또한 피고 O의 반소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들이 O에게 임대차보증금 1억 원을 지급함과 동시에 O으로부터 U호를 인도받으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L): 안양시 Q빌라를 재건축하여 신축 건물을 소유하게 된 12명의 공유 지분 소유자들.
• 피고 M: 재건축 건물 T호를 시공업자 S로부터 매수하여 점유하고 있는 사람.
• 피고 N: 재건축 건물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부동산을 점유하다가 법정에서 자백 간주된 사람.
• 피고 O (반소원고): 재건축 건물 U호를 시공업자 S로부터 임차하여 점유하고 있는 사람. 반소로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
• S: Q빌라 재건축 공사를 맡은 도급업자이자 건물 공유자 R의 부친. 피고 M, O와 각 매매 및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장본인.

분쟁 상황

여러 명의 소유자들이 안양시의 한 건물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재건축 공사를 맡은 시공업자 S은 전체 소유자들의 명확한 동의 없이 자신이 분양 권한이 있거나 대물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설명하며 재건축된 건물 중 일부 세대(T호, U호)를 피고 M에게 매도하고 피고 O에게 임대했습니다. 이들 피고들은 S에게 매매대금이나 임대차보증금의 일부를 지급하고 해당 세대에 입주했습니다. 그러나 건물 완공 후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들은 S의 이러한 계약 체결 행위가 무권대리라고 주장하며 피고 M과 O에게 건물 인도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본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피고 M과 O는 S의 권한을 믿었거나 소유자들이 S의 행위를 추인했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점유 권원을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재건축 건물 시공업자가 공유 지분 소유자들의 대리 권한 없이 체결한 매매 및 임대차 계약의 유효성 여부와 관련하여

1. 시공업자 S에게 실제 매매 또는 임대 권한이 있었는지 여부
2. S에게 권한이 없었다면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 여부
3. 건물 소유자들이 S의 무권대리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는지 여부
4. 임대차 계약이 해지된 경우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N은 원고들에게 별지 목록 제2항 기재 부동산을 인도하고, 2021년 5월 1일부터 부동산 인도일까지 매월 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M과 피고 O에 대한 건물 인도 및 부당이득 반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3. 원고들은 피고 O으로부터 별지 목록 제3항 기재 부동산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피고 O에게 임대차보증금 100,000,000원을 지급하라.

결론

재건축 건물 소유자들은 시공업자 S이 자신들의 대리 권한 없이 피고 M에게 건물을 매도하고 피고 O에게 건물을 임대한 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 M과 O는 해당 부동산을 점유할 정당한 권원을 가지게 되었고, 소유자들의 이들에 대한 건물 인도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한편 피고 O은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해 임대차보증금 1억 원을 반환받을 수 있게 되었으나, 이는 건물 인도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피고 N에 대해서는 소송에 불응하여 자백 간주 판결이 내려져 건물 인도 및 차임 상당액 지급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26조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S에게 매매 또는 임대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표현대리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 무권대리 행위의 추인: 대리권이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이를 추인하지 아니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130조). 그러나 본인이 무권대리 행위의 존재를 알고 그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한 경우에는 추인의 효력이 발생하여 그 계약이 처음부터 유효였던 것으로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S의 계약 체결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입주자 모임에 피고들을 참석시키는 등 여러 정황을 통해 묵시적 추인이 인정되었습니다.
3.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 (묵시적 갱신의 효과)​: 임대차 계약이 기간 만료 전 해지 통보에 의해 종료되는 경우,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하고 임차인은 임차물을 인도해야 하는 동시이행 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O은 반소 제기로 임대차 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보증금 반환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원고들이 보증금을 반환함과 동시에 피고 O으로부터 건물을 인도받으라고 판결했습니다.
4.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제150조 제3항 (자백간주에 의한 판결)​: 소송의 피고가 답변서 제출 기한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변론 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 법원은 원고의 청구 원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하여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피고 N에 대한 판결이 이 법조항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참고 사항

1. 부동산 거래 시 대리인과 계약할 때는 반드시 대리인의 대리권 유무와 범위를 명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위임장, 인감증명서 등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류를 철저히 검토하고, 가능한 한 본인에게 직접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공동 소유의 부동산을 거래할 때는 모든 공동 소유자의 동의가 원칙이며, 일부 소유자만의 동의로는 전체 소유자에게 대항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3. 무권대리 행위가 있더라도 본인이 해당 사실을 알고 장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거나, 대리 행위의 효과를 긍정하는 듯한 행동(예: 관리비 수령, 입주자 회의 참석 유도, 특정 발언 등)을 한 경우에는 묵시적 추인으로 인정되어 그 계약이 유효하게 될 수 있습니다.
4. 임대차 계약이 해지된 경우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와 목적물 인도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 관계에 있으므로,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음과 동시에 건물을 인도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5.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만약 응하지 않으면 피고 N의 사례처럼 법원이 청구 내용을 모두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여 불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