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관리인 자격 논란으로 직무가 정지된 사건

채권자 A는 건물 101호의 구분소유자로, 채무자 C가 관리소장으로서 건물 관리 직무를 수행할 적법한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며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채무자 C는 약 15년간 관리소장 직함을 사용하며 관리 업무를 수행해왔지만, 법원은 C가 적법하게 관리인으로 선임되었거나 그 권한이 적법하게 추인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을 인용하여, C의 관리소장으로서의 직무 집행을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사건 건물 101호의 구분소유자로서, 채무자 C의 관리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사람.
• 채무자 C: 약 15년간 사건 건물의 관리소장 직함을 사용하며 관리 업무를 수행해 온 사람으로, 채권자 A에 의해 직무집행정지 신청을 당한 사람.
• E: 채무자 C와 사건 건물의 관리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되는 인물로, 당시 건물 번영회 회장으로 지칭되었던 사람.
• 사건 건물 B: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관할 지역에 위치한 지하 3층, 지상 5층 규모의 집합건물.

분쟁 상황

사건 건물 B는 1997년경 신축된 집합건물입니다. 2003년 5월 27일, 채무자 C는 당시 건물 번영회 회장 E과 관리사무실 무상 임대 및 관리 업무 위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은 2년간 유효하며 해지 사유가 없으면 자동 연장되는 내용이었는데, 번영회가 해지하려면 '계약해지에 상당한 이유로 승소판결문을 첨부한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정했습니다. 이후 채무자 C는 약 15년간 관리소장 직함을 사용하며 건물 관리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 그러나 건물 구분소유자인 채권자 A는 C가 적법하게 관리인으로 선임된 바 없으며, 적법하게 선임된 관리인과 계약한 적도 없으므로 관리 업무를 수행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며 2018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채무자 C는 E이 적법한 관리인이며, 계약 이후 관리단 집회나 후임 관리인에 의해 자신의 관리 업무가 묵시적으로 추인되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자 C가 사건 건물의 관리소장으로서 관리 업무를 수행할 적법한 권한이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채무자와 계약을 체결한 E이 집합건물법에 따라 적법하게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이후 관리단 집회나 후임 관리인에 의해 채무자 C의 관리 업무 수행 권한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추인(승인)되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무자 C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C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E이 건물 관리단 집회에서 관리인으로 적법하게 선임되었다거나, 계약 체결 이후 C의 관리 업무 수행 권한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추인되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채무자가 주장하는 '번영회'가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총회 결과보고서와 참석자 명부의 내용이 불일치하는 등 서류의 신뢰성이 낮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역대 회장들이 적법하게 선임되었다는 소명이 부족하고, 2014년 회장으로 선임되었다는 H이 총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채무자 C에게 건물 관리 업무를 수행할 적법한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채권자 A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여,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C의 관리소장 직무 집행을 정지하고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이 사건 판결은 오랜 기간 동안 건물 관리 업무를 수행해 온 관리인이라 할지라도, 그 선임 절차와 권한 행사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준수해야만 적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적법한 절차 없이 이루어진 관리 업무 위탁 계약이나 불분명한 관리인 선임은 법적 효력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이러한 불법적인 관리 업무 수행에 대해 직무집행정지를 요구할 법적 권리가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과 '민사집행법'상의 가처분 규정의 적용을 받습니다.

1.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관리단의 당연 설립 등)​: 이 법에 따르면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건물 및 그 대지 등 공용부분의 관리를 목적으로 하는 '관리단'이 당연히 설립됩니다. 이 사건에서 채무자는 '번영회'가 이 법에 따른 관리단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번영회가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설립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며, 점포 운영자들 위주로 조직된 단체라고 판단하여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관리인의 선임 등)​: 관리인은 관리단 집회의 결의에 따라 선임되거나 해임됩니다. 이 규정은 관리인의 적법한 권한 행사를 위한 필수적인 절차를 명시합니다. 법원은 채무자와 계약을 맺은 E이 관리단 집회에서 적법하게 선임된 관리인임을 소명하지 못했으며, 이후 후임 관리인들의 선임 절차 또한 적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채무자 C의 관리 권한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3. 민사집행법 제300조(가처분)​: 가처분은 다툼의 대상에 관하여 현상이 바뀌면 당사자가 권리를 실행하기 곤란하거나 손해를 입을 염려가 있을 경우에 법원이 잠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적법한 관리 권한이 없는 채무자 C가 계속하여 관리 업무를 수행하려는 의사를 보이는 상황에서, 건물 구분소유자인 채권자 A에게 채무자 C의 직무 집행 정지를 구할 피보전권리(보호받을 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손해를 막을 필요성)이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4. 보존행위: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공용부분의 보존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단독으로 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 A가 적법한 권한 없이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채무자 C의 직무 집행 정지를 구한 것은 건물의 공용부분 관리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집합건물 관리와 관련하여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관리인 선임의 적법성 확인: 집합건물의 관리인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에 따라 관리단 집회에서 적법한 절차(소집 통지, 의결정족수 충족 등)와 결의를 거쳐 선임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상가번영회와 같은 임의단체의 회장과 계약하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관리인 권한을 얻기 어렵습니다.
2. 서류의 신뢰성 검토: 관리인 선임과 관련된 총회 의사록, 참석자 명부 등은 매우 중요한 증거 자료입니다. 서류 내용이 서로 불일치하거나, 특정 인물이 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는데 참석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비정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 서류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진위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3. 장기 직무 수행만으로 권한 인정 어려움: 특정 개인이 오랜 기간 건물 관리 업무를 수행해왔더라도, 최초의 선임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면 그 권한은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묵시적 추인을 주장하려면 적법하게 구성된 관리단 집회나 후임 관리인의 명확한 승인 행위가 소명되어야 합니다.
4. 구분소유자의 권한 행사: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는 관리인의 적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적법한 권한 없이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자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신청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건물 공용부분의 보존을 위한 행위로 인정됩니다.
5. 번영회와 관리단의 차이: '번영회'와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가 반드시 집합건물법상의 '관리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단은 구분소유자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여 법에 정해진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따라서 번영회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해당 단체가 적법한 관리단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