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들의 밀린 임금과 퇴직금 청구 소송 판결

택시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A회사의 전직 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최저임금 미달액과 미지급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기사들은 회사가 정액사납금제를 운영하며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회피했고 이로 인해 퇴직금도 부족하게 지급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회사는 일부 기사들이 부제소 합의를 했고 퇴직금 중간정산이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전환으로 추가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맞섰습니다. 또한, 회사는 기사들이 받아간 초과 운송수입금의 일부를 반환하라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기사들의 일부 청구를 인용했으며, 항소심에서는 기사들의 최저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대부분 받아들이고 회사의 항소와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택시기사들):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택시를 운전하다 퇴직한 근로자들로, 회사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A): 안산시 일대에서 택시 여객 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회사이자 원고들의 전 고용주입니다.

분쟁 상황

택시 회사들이 관행적으로 운영해온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나머지를 운전자가 갖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던 택시기사들이 퇴직 후 회사로부터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았고 퇴직금도 적게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회사는 이와 관련하여 근로자들이 동의한 부제소 합의, 퇴직금 중간정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전환 등을 주장하며 대항하고, 나아가 초과 운송수입금 반환을 요구하며 반소를 제기하여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기사들이 회사로부터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았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미지급 퇴직금 산정 방식이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회사가 주장하는 근로자들의 '부제소 합의'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유효성, 그리고 퇴직금 중간정산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전환의 적법성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회사가 운송수입금 중 일정 부분을 초과하는 이른바 '초과 운송수입금'의 반환을 요구하는 반소 청구의 정당성도 다투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택시기사들의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 청구를 대부분 인용하고, 회사의 항소와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1.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 지급 의무 인정: 회사가 최저임금법상 강행규정 적용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한 것은 무효이므로, 기사들에게 법에 따라 산정된 정당한 임금과 그에 따른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최저임금 산정 시 1개월 최저임금 적용 기준 시간 수는 2019년 194.51시간, 2020년 195.07시간(원고 Q 등은 2019, 2020년 각 182.5시간)이 적용되었습니다.
   • 미지급 퇴직금 산정 시에는 최저임금 미달액을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계산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 '부제소 합의' 무효: 원고 B이 서명한 부제소 합의서는 회사가 미리 작성한 양식에 서명만 한 것으로, 최저임금법 위반 임금 지급에 대한 소 제기 포기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효로 보았습니다.
3. 퇴직금 중간정산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전환 주장 배척: 회사가 주장한 원고 B의 퇴직금 중간정산은 법정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유효하지 않다고 보았고, 일부 원고들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 사실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초과 운송수입금 반환 청구 기각: 회사가 초과 운송수입금의 30% 또는 40%를 반환하라고 요구한 것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이거나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5. 지급 금액 및 지연손해금: 회사는 원고들에게 판결문 별지2에 기재된 총 인용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중 당심에서 추가 인용된 금액에 대해서는 원고 B은 2021년 11월 9일부터, 나머지 원고들은 2021년 10월 2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1심에서 인용된 금액에 대해서는 2021년 4월 7일부터 2021년 5월 27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택시 회사들이 관행적으로 운영해온 임금체계와 관련하여 최저임금법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분을 명확히 하고, 이를 회피하려는 회사 측의 주장을 모두 배척함으로써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택시 운송사업에 대한 특례)​: 이 조항은 택시 운송사업의 최저임금 산정에 대한 특례를 규정합니다. 회사가 근로자의 실질적인 근로시간을 줄이는 등의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 규정을 회피하려 했다면,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탈법행위로서 무효가 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2. 근로기준법 (강행규정)​: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근로조건을 정한 강행규정으로, 이에 위반하는 내용은 효력이 없습니다. 특히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 처우) 및 제7조 (강제 근로의 금지)는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회사가 초과 운송수입금 반환을 요구하는 약정은 이러한 강행규정에 반하여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3.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 퇴직금은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됩니다. 여기서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않은 금액까지 포함하여 계산해야 합니다. 즉, 최저임금 미달액이 있었다면 이를 포함하여 평균임금을 재산정하고 퇴직금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법에서 정한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유효하며,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전환도 근로자의 명확한 동의가 필요합니다.
4. 부제소 합의의 효력 (재판청구권)​: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는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포기하는 중대한 효과를 가져오므로, 그 합의 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한하여 엄격하게 유효성을 판단합니다. 특히 근로자의 최저임금과 같은 기본적인 권리를 포기하는 합의는 그 유효성을 쉽게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5.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재소금지의 원칙)​: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 후 항소심에서 소를 취하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본 사례에서는 판결 선고 전 청구를 감축했다가 다시 확장한 것이므로 재소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최저임금 미달 여부 확인: 택시 기사 등 운송업 종사자는 본인이 받는 임금이 최저임금 기준에 맞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사납금제와 같이 복잡한 임금 구조에서는 실제 근로시간과 임금을 정확히 계산하여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부분이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2. 근로계약 및 합의서 내용 검토: 회사가 제시하는 근로계약서, 임금협정서, 각종 동의서 등은 내용이 강행규정에 위반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제소 합의'나 임금청구권을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는 유효성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3. 퇴직금 산정의 중요성: 퇴직금은 평균임금을 기초로 계산되므로, 최저임금 미달액이 있었다면 이를 포함하여 평균임금을 다시 산정해야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이나 퇴직연금 전환 시에도 법적 요건이 제대로 갖추어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초과 운송수입금 반환 요구: 회사가 운송수입금 중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 차별이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 강요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약정의 유효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5. 증거 자료 확보: 임금 명세서, 근로계약서, 출퇴근 기록, 사납금 내역, 은행 거래 내역 등 임금 및 근로시간 관련 자료를 꾸준히 확보하고 보관하는 것이 향후 분쟁 발생 시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