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자격 박탈 처분 취소 소송 사건

원고는 2002년 광주민주화운동희생자로 등록되었으나, 과거 강도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서울지방보훈청장은 원고에게 5.18민주유공자 법 적용 배제 처분을 내렸고,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소년법에 따라 형 선고 효력이 상실되었고, 오랜 기간 자격을 유지해 온 신뢰 이익을 침해하며, 뉘우침의 정도가 현저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소년법의 효력은 자격에 관한 법령 적용에 한정되며 범죄 사실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뉘우침의 정도가 현저하다고 보기 어렵고, 공익적 필요가 원고의 불이익보다 크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이나 신뢰보호 원칙 위반이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02년 '광주민주화운동희생자'로 등록되었으나, 과거 강도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5.18민주유공자 법 적용 배제 처분을 받은 사람.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함.
• 피고 서울지방보훈청장: 원고에게 5.18민주유공자 법 적용 배제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2년 광주민주화운동희생자로 등록되었지만, 1982년 강도상해죄로 징역 단기 3년 6개월, 장기 4년의 유죄 판결을 받고 형이 확정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서울지방보훈청장은 원고가 구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구 5.18유공자법') 상 법 적용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며 2022년 12월 12일 '국가유공자 법 적용 비해당자 결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가 소년이었을 때 저지른 범죄에 대한 형 선고 효력이 구 소년법에 의해 상실되었으므로 법 적용 배제 사유가 아니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2. 피고의 법 적용 배제 결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 (원고의 뉘우침 정도, 이후 봉사활동 등 고려).3. 오랜 기간 5.18민주유공자 자격을 유지해 온 원고의 신뢰 이익을 침해하여 신뢰보호 원칙에 반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과거에 저지른 강도상해죄로 인해 구 5.18민주유공자법상 법 적용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구 소년법에 따라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격에 관한 법령에 한정될 뿐 형 선고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은 아니므로, 유공자 법 적용 배제 사유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현재 봉사활동이나 반성 주장만으로는 '뉘우친 정도가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과거 출소 후에도 여러 차례 벌금형 전과가 있어 뉘우치고 자숙하며 살아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유공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 다른 유공자와의 형평성, 국가 재원 사용의 적정성 등 공익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거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이하 '구 광주민주유공자법') 제67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33조 내지 337조의 죄(강도, 강도상해 등)를 범하여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자는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모든 예우를 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합니다.2. 구 광주민주유공자법 제67조 제2항 제1호: 다만, 위 규정에 따라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자가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날로부터 3년을 경과하고 그 뉘우친 정도가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다시 법 적용 대상자로 결정하여 예우를 행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3. 구 소년법 제60조: 소년으로 범한 죄에 의해 형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때에는 자격에 관한 법령의 적용에 있어서는 장래에 향하여 형의 선고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조항의 취지는 '자격'에 관한 법령 적용에서 형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지, 형 선고가 있었다는 과거의 사실 자체의 모든 효과까지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형 선고 사실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를 근거로 한 국가유공자 법 적용 배제는 유효합니다.4. 재량권 행사와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청이 법령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할 때, 공익과 사익을 형량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수익적 행정행위(유공자 등록)를 취소하는 경우, 공익상의 필요가 취소로 인한 개인의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해야 합니다. 또한, 행정청의 과거 행태로 인해 형성된 개인의 정당한 신뢰를 보호해야 하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격을 얻었거나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 신뢰보호 원칙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 적용 배제 제도의 취지, 5.18유공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 다른 유공자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고의 신뢰 이익보다 공익이 더 크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과거 범죄 사실의 영향: 소년이었을 때 저지른 범죄라도 특정 중범죄(예: 강도상해)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구 소년법에 의해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하더라도 국가유공자 자격에는 계속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격'에 관한 법령 적용에 한정될 뿐, 범죄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2. 뉘우침의 정도 판단: 국가유공자 법 적용 배제 후 다시 자격을 신청할 때는 '뉘우친 정도가 현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봉사 활동이나 개인의 반성 진술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며, 범죄의 경위와 태양, 출소 후 지속적인 자숙 노력, 재범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특히 5.18민주유공자와 같이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3. 신뢰보호 원칙 적용의 한계: 오랜 기간 국가유공자 자격을 유지해왔더라도, 해당 자격이 법 적용 배제 사유에 해당하는 범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경우 등에는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공익상의 필요(예: 국가 재원 보호, 다른 유공자와의 형평성, 제도의 목적 달성)가 개인의 신뢰 이익보다 크다고 판단될 경우,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가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4. 재신청 가능성: 법 적용 배제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영구히 자격 회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보훈심사위원회는 제출된 자료를 검토하여 뉘우침의 정도를 다시 판단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소명 자료를 보완하여 재신청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5. 공동체에 대한 기여와 도덕성: 국가유공자는 국가와 사회에 귀감이 되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됩니다. 개인의 봉사활동이나 지역사회 기여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중대한 범죄 이력과 이후의 행적이 이러한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지가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