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토지 지분 상속으로 인한 개별 아파트 분양 자격 다툼

이 사건은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원들이 재개발 구역 내 토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으로부터 개별 아파트 분양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자, 이에 불복하여 관리처분계획의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각자 1인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에 따라 소유권 취득 시점을 부동산 등기 접수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해당 기준일 이전에 등기가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의 개별 분양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D: 재개발 구역 내 토지 지분을 각각 매수하여 소유한 사람들로, 피고 조합으로부터 각자 아파트 1채를 분양받고자 하였습니다.
• 피고 E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이 사건 정비구역에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주체로, 원고들을 공동 분양대상자로 보아 1채의 아파트만 배정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 K: 이 사건 토지의 원래 소유자로, 사망 후 토지 지분이 상속되었습니다.
• L, M, N, O, P, Q: K의 상속인들로, K 사망 후 이 사건 토지의 지분을 상속받았습니다.
• R, S: 원고 C과 D에게 각각 토지 지분을 양도한 중간 매수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 토지는 1980년 K가 사망한 후 그의 상속인들인 L 등 6인에게 상속되었습니다. L 등 6인은 2005년 5월 20일 상속을 원인으로 각 토지 지분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원고 A, B, C, D는 이 상속인들로부터 각자 토지 지분을 매수하거나 증여받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각 원고가 소유한 지분 면적은 구 서울시 건축조례에 따른 단독 분양 기준 면적 90㎡를 초과했습니다.

피고 재개발조합은 2020년 말부터 분양신청을 받았고, 원고들은 각자 1주택 분양 자격을 전제로 분양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조합은 2022년 5월 6일 은평구청장으로부터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에서 원고들의 종전자산평가금액을 합산하여 1주택(59타입)만 분양하고 나머지 금액을 현금 청산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상속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자신들이 단독 분양대상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관리처분계획 중 자신들을 각자 분양대상자로 인정하지 않은 부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재개발 사업에서 토지 지분 소유자가 개별 아파트 분양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요건 중 '소유권 취득 시점'을 상속 개시일로 볼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 등기 접수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의 '2003년 12월 30일 이전부터 90㎡ 이상 공유지분을 소유한 자는 단독 분양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예외 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상속으로 인한 소유권 취득의 경우, 등기접수 시점과 무관하게 상속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즉, 피고 조합이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이 적법하며, 원고들에게 개별 아파트 분양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3호 단서의 예외 규정을 적용할 때, 상속에 의한 부동산 물권 취득이 개입된 경우에도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34조 제4호 본문에 따라 '부동산 등기부상 접수일자'를 기준으로 소유권 취득 시점을 판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규정의 명확성: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34조 제4호 본문은 소유권 취득일을 부동산 등기부상 접수일자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상속 등 법률 규정에 의한 물권 취득의 경우 적용이 제한된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이는 민법상 물권 변동의 효력 발생 시점과 재개발 사업에서의 권리 관계 확정 기준을 다르게 보는 것입니다.

2. 공시성 및 일률적 처리의 필요성: 다수의 이해관계인이 얽힌 재개발 사업에서는 외부에 공시되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에 따라 권리 관계를 일률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등기 접수 시점을 기준으로 하지 않을 경우 조합 업무에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습니다.

3. 지분 쪼개기 방지 취지 유지: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기 위해 2003년 12월 30일을 기준으로 삼는 조례의 취지를 고려할 때, 상속재산 분할 협의를 통해 2003년 12월 30일 이후에도 인위적으로 지분을 조정하여 분양권을 늘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등기 접수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이러한 편법적인 행위를 막고 조례의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토지 지분들의 상속 등기가 2003년 12월 30일 이후인 2005년 5월 20일에 이루어졌으므로, 원고들은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3호 단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각자 1인의 분양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76조 제1항 제6호, 제7호 가목

   • 내용: 이 법은 원칙적으로 1세대 또는 1명이 여러 토지를 소유해도 1주택만 공급하고, 같은 세대가 아닌 2명 이상이 1토지를 공유해도 1주택만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도 조례로 달리 정하는 경우에는 그 조례에 따라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이는 조합이 재량에 따라 조례의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 개별 분양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2.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27조 제2항 제3호 (적용 당시 조례)​

   • 내용: 한 필지의 토지를 여러 명이 소유하고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이들을 모두 합쳐 1인의 분양대상자로 봅니다. 다만, '2003년 12월 30일' 이전에 공유지분으로 소유한 토지의 지분 면적이 서울특별시 건축조례에 따른 규모(주거지역의 경우 90㎡) 이상인 경우, 그 사람은 단독 분양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입니다. 이 조항은 이른바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여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정비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것입니다.

3.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제34조 제4호 본문

   • 내용: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때, 종전 토지 등의 소유권은 '관리처분계획 기준일 현재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며, 소유권 취득일은 '부동산등기부상의 접수일자'를 기준으로 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재개발 사업이라는 공적인 영역에서 권리 관계의 명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4. 민법 제187조 (등기를 요하지 아니하는 부동산물권취득)​

   • 내용: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상속인은 피상속인 사망 시점에 등기 없이도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재개발 사업의 특성상 서울시 도시정비조례의 등기접수일 기준이 우선 적용되었습니다.

5. 민법 제997조 (상속개시의 원인)​, 제1005조 (상속인의 지위)​

   • 내용: 상속은 사망으로 인해 개시되며,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 의무를 승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6. 민법 제1015조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

   • 내용: 상속재산 분할은 상속 개시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는 단서가 있습니다. 이 조항 역시 이 사건에서는 조례의 '지분 쪼개기' 방지 취지를 고려하여 등기접수일 기준의 원칙이 적용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참고 사항

1. 소유권 취득일의 중요성: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서 아파트 분양 자격 여부를 판단할 때, '소유권 취득일'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특히 구 서울시 도시정비조례와 같이 특정 날짜(예: 2003년 12월 30일)를 기준으로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 부동산 등기부상의 접수일자가 기준이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상속과 등기: 상속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 민법상으로는 등기 없이도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재개발 사업과 같은 공법적 영역에서는 '부동산 등기 접수일'이 실질적인 권리 취득 시점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속받은 부동산이라도 도시정비조례상의 중요한 기준일 이전에 등기 절차를 완료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지분 쪼개기 규정: 많은 도시정비조례는 '지분 쪼개기'를 통한 무분별한 분양권 증가를 막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공유지분으로 토지를 소유한 경우, 특정 기준일 이전에 일정 면적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등기가 완료되어야만 단독 분양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많으니 관련 조례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객관적 증빙의 중요성: 재개발 사업에서는 조합원의 권리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등기부등본 등 공적인 서류가 기준이 됩니다. 내부적인 합의나 상속 개시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분양 자격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