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건설 지하 공간 사용 보상금 불만 사건

서울 강남 주택가 지하 약 50m 깊이에 AH 지하철 노선이 건설되면서 토지 소유자들이 자신들 토지 지하 공간 사용에 대한 보상금 산정 기준 및 절차가 부당하다며 중앙토지수용위원회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사용재결 취소와 보상금 증액을 요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토지보상 관련 법률 및 시행규칙, 철도건설법 및 관련 고시가 포괄위임금지, 명확성의 원칙, 정당보상의 원칙 등에 위배되어 위헌이므로, 이에 따른 사용재결 처분이 위법하고 보상금액이 과소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관련 법령들이 위헌이 아니며, 사용재결 또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서울 강남구 주택가 지하를 통과하는 AH 지하철 노선 사업 부지 내 토지 소유자들 (33명)
• 피고 중앙토지수용위원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수용 및 사용에 관한 재결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이 사건 토지에 대한 구분지상권 설정 사용재결을 함
• 피고 대한민국: 국가로서 이 사건 철도건설 사업 관련 주체

분쟁 상황

국토교통부장관이 AH 지하철 노선 건설 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 고시함에 따라, 서울 강남구 주택가 지하 약 50m 깊이에 철도 노선이 건설되었습니다. 원고들은 해당 노선이 지나는 토지의 소유자들로, 사업시행자와 지하 부분 사용을 위한 구분지상권 설정 협의를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장관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사용재결을 신청했고, 위원회는 원고들 소유 토지에 대해 구분지상권을 설정하고 보상금을 산정하는 사용재결을 내렸습니다. 이 재결에 따라 보상금이 산정되었는데, 원고들은 이 보상금이 철도건설 지하부분 보상기준 제8조 제6항에 따라 1.0~0.5%의 입체이용저해율이 적용되어 과소하게 산정되었고, 그 근거 법령들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 보상법률(토지보상법) 제71조 제2항이 지하 공간 사용 보상액 산정 기준을 국토교통부령에 위임한 것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둘째,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31조 제1항에서 규정한 '입체이용저해율'이 명확성의 원칙 및 정당보상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셋째, 철도건설법 관련 규정들이 한계심도를 초과하는 지하 공간 사용에 대해 낮은 입체이용저해율을 적용하고, 교환가치 하락, 소음, 진동 등의 간접손실을 충분히 보상하지 않으며, 구분지상권의 존속기간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정한 것이 헌법상 정당보상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넷째, 도시철도법 제13조가 토지소유자의 행위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위헌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인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대한 사용재결 취소 청구와 예비적 청구인 대한민국에 대한 보상금 증액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토지보상법, 철도건설법 및 관련 시행령, 고시들이 헌법상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지하 공간 사용 보상 기준에 대한 위임은 사업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며, '입체이용저해율'은 그 의미가 명확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한계심도를 초과하는 지하 공간의 경우 일반적인 토지 이용 저해 가능성이 낮아 보상 비율을 낮게 정한 것이 정당하며, 교환가치 하락이나 소음·진동 등 간접손실은 객관적인 증거 제시와 별도의 절차를 통해 구제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사업이 도시철도 사업이 아니므로 도시철도법 조항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사용재결은 위법하지 않으며, 보상금액이 과소하다는 주장 또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공익사업을 위한 지하 공간 사용에 대한 손실보상 기준의 적정성을 다루고 있으며, 관련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토지보상법 제71조 (손실보상)​

   • 제71조 제1항: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 등을 사용할 때는 해당 토지와 인근 유사 토지의 지료, 임대료, 사용방법, 사용기간, 토지 가격 등을 고려하여 적정하게 보상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 제71조 제2항: 사용하는 토지의 지하 및 지상 공간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액 산정 및 평가 방법은 투자비용, 예상수익 및 거래가격 등을 고려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고 위임합니다. 원고들은 이 조항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공익사업의 사용 형태가 다양하여 탄력적 규율이 필요하므로 위임을 헌법상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31조 제1항 (입체이용저해율)​

   • 이 규정은 토지의 지하 또는 지상 공간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해당 공간에 대한 사용료를 토지 가격에 '입체이용저해율'을 곱하여 산정하도록 합니다. 원고들은 '입체이용저해율'의 불명확성과 정당보상 원칙 위배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입체이용저해율이 토지 이용 저해 정도를 나타낸 비율로서 명확하며, 정당보상 원칙 위배 여부는 구체적인 산정 단계에서 고려될 문제이지, 규정 자체로 위헌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3. 철도건설법 제12조, 제12조의2, 제12조의3, 철도건설법 시행령 제14조의2, 철도건설 지하부분 보상기준 (지하부분 보상)​

   • 철도건설법 제12조 제1항: 사업시행자는 철도건설을 위해 토지보상법상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합니다.
   • 철도건설법 제12조의2: 사업시행자가 다른 자의 토지 지하 부분을 사용하는 경우, 토지의 이용 가치, 지하 깊이, 토지 이용 방해 정도 등을 고려하여 보상해야 하며, 보상 대상, 기준 및 방법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위임합니다.
   • 철도건설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2항 및 [별표1]: 지하 부분 사용 보상 방법을 '토지의 적정가격 × 입체이용저해율 × 구분지상권 설정면적'으로 정하고, 입체이용저해율은 건물의 이용저해율, 지하부분의 이용저해율, 그 밖의 이용저해율을 더한 값으로 규정합니다. 또한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하도록 위임합니다.
   • 철도건설 지하부분 보상기준 제8조 제6항: 이 고시는 '한계심도'를 정의하고, 한계심도를 초과하는 깊이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경우 그 초과 깊이에 따라 1.0~0.5% 또는 더 낮은 비율의 입체이용저해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합니다. 원고들은 이 규정이 낮은 보상으로 정당보상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한계심도를 초과하는 공간은 일반적인 토지 소유자의 이용 행위가 예상되지 않아 낮은 보상율이 타당하며, 교환가치 하락, 소음, 진동 등은 별도의 문제이거나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철도건설법 제12조의3 제4항: 구분지상권의 존속기간을 철도시설이 존속하는 날까지로 정하여 사실상 영구사용을 허용합니다. 원고들은 철도사업자의 과실로 심각한 문제 발생 시 존속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어 '공공필요'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철도시설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영구사용은 정당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행정처분 변경을 구할 '조리상 신청권'으로 권리구제가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4. 도시철도법 제13조 (행위 제한)​

   • 이 규정은 도시철도 건설자가 보상을 한 후에는 토지 소유자 등이 도시철도 시설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인공구조물의 신축, 땅 파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합니다. 원고들은 이 조항이 토지 소유자의 권리 행사를 부당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사건 사업이 도시철도 사업이 아니며, 이 조항은 손실보상 후의 행위 제한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 사용재결의 효력과는 무관하다고 판단하여 더 이상 심리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깊은 지하 공간 사용에 대한 보상금 문제로 인해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객관적인 손실 증명 자료 준비: 토지의 교환가치 하락, 금융비용 조달 문제, 소음, 진동, 균열 등 안전성 문제와 같은 간접적인 손실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려면 공인중개사 확인서 외에 객관적이고 통계적인 자료, 감정평가, 전문가 소견서 등 구체적인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가치가 떨어졌다'는 주장만으로는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2. 한계심도 기준 이해: '한계심도'는 토지 소유자의 일반적인 이용 행위가 예상되지 않고 지하시설물 설치로 인해 일반적인 토지 이용에 지장이 없는 깊이를 의미합니다. 한계심도를 초과하는 깊이에 시설물이 설치될 경우, 입체이용저해율이 낮게 적용되어 보상액이 적게 산정될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3. 간접손실에 대한 별도 구제 절차 고려: 철도 건설로 인한 소음, 진동 등은 구분지상권 설정 보상금 산정 시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접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별도의 절차에 따라 배상을 구하거나, 구체적인 사정이 증명되는 경우 토지보상법령상 간접손실보상 규정을 적용하거나 유추 적용하여 해결될 여지가 있습니다.

4. 법령의 위헌성 주장 한계: 법원은 공익사업의 특성상 보상 기준이 탄력적으로 규율될 필요성을 인정하며, 하위 법령으로의 위임이나 특정 보상 기준의 합리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법령 자체의 위헌성을 주장하여 보상금 증액을 이끌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재산권 침해 여부 판단 기준: 법원은 재산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해당 규정 하나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법률 전체의 체계와 목적, 관련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특정 조항이 직접적인 재산권 침해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