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상가 냉난방 시설 미비로 인한 분양계약 해제와 매매대금 반환 사건

이 사건은 고양시 덕양구 F지구 내 상가(H건물)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원고들)이 상가에 냉난방 시설의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분양계약 해제 및 기납부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해당 상가 지역은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라 지역 냉난방 의무 사용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실제 상가는 개별 냉난방 시설 설치를 전제로 설계 및 분양이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피고(상가 분양 사업주체)는 해당 지역이 지역 냉난방 의무 지역임을 인지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수분양자들은 개별 냉난방 설치 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문제를 중대한 하자로 보아 착오 또는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 또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및 채무불이행에 의한 계약 해제를 주장하며 매매대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계약 당시 착오나 기망이 없었으며, 상가에 하자가 없고 원고들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중도금 대출 이자 및 연체료 등)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상가에 개별 냉난방 설치가 법률상 금지되어 있다는 하자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상가 사용 목적 달성이 중대하게 저해된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계약 해제 주장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착오나 사기에 의한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기납부 분양대금에서 피고가 대위변제한 중도금 대출원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하며,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고양시 F지구 H건물 상가를 분양받고 계약금 및 중도금을 납부한 수분양자들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E): 고양시 F지구 H건물 상가의 신축 및 분양 사업을 시행한 위탁자이자 실질적인 사업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 상가는 고양시 덕양구 F지구에 위치하며, 이 지역은 2009년 10월 27일부터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라 지역 냉난방 공급 대상 지역으로 지정되어 의무적으로 지역 냉난방을 사용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상가를 신축 및 분양하면서 지역 냉난방 설비가 아닌 개별 냉난방 설비 설치를 전제로 설계도면을 작성했고, 에어컨 실외기 설치 공간까지 별도로 두었습니다. 이 설계도면으로 2021년 2월 2일 건축허가를 받았으며, 분양 홍보용 홈페이지에도 해당 설계도면을 공개하여 수분양자들에게 개별 냉난방 설치가 가능한 것처럼 홍보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상가 개별 호실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을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상가 완공을 앞두고 2022년 5월 26일, 집단에너지사업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삼송지사에서 피고에게 해당 상가가 지역 냉난방 의무 사용 지역이므로 지역 냉난방 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개별 냉난방 설치 시 위법하다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피고는 이 사실을 2022년 6월 15일 수분양자들에게 안내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실을 인지한 후 상가가 냉난방 시설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 2022년 10월 4일 피고에게 분양계약 해제를 통보하고 기납부 대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상가 준공 후 개별 냉난방 사용 시 발생할 과태료를 책임지겠다고 공증까지 하면서 원고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원고들이 잔금을 미납하자 2022년 12월 21일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중도금 대출 이자 및 연체료, 관리비 등)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며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상가 냉난방 시설의 하자 여부: 상가가 지역 냉난방 의무 사용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개별 냉난방 시설을 전제로 설계되어 실제 개별 냉난방 설치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분양계약의 중대한 하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2. 분양계약 해제 및 취소의 적법성: 위와 같은 하자로 인해 수분양자들이 분양계약을 해제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지, 특히 착오나 사기에 의한 취소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
3. 매매대금 반환 범위: 계약 해제가 인정될 경우, 피고가 수분양자들에게 반환해야 할 매매대금의 구체적인 액수 및 지연손해금의 적용 여부.
4. 피고의 손해배상 반소청구의 타당성: 원고들의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피고의 계약 해제 주장 및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주식회사 E)는 원고(A)에게 21,135,340원, 원고(B)에게 42,270,680원, 원고(C)에게 42,270,680원, 원고(D)에게 42,515,5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2년 11월 1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피고(주식회사 E)의 원고들에 대한 각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모두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분양 상가에 냉난방 시설과 관련한 법률적 하자가 존재하여 분양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수분양자들의 분양계약 해제에 따른 매매대금 반환 청구를 인정하며, 분양사업주의 손해배상 반소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580조 제1항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수인은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하자가 있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합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이 사건 상가가 집단에너지사업법에 따른 지역 냉난방 의무 사용 지역임에도 개별 냉난방 설치를 전제로 설계되어 실제 개별 냉난방 설치 시 법률상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중대한 '하자'로 인정했습니다. 냉난방 시설의 부재는 상업시설인 상가의 사용 목적 달성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하자로 보았으며, 피고가 목적물 제공 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계약 해제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2. 집단에너지사업법 제56조 (벌칙)​: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에서 집단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 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에너지를 공급받지 아니하고 다른 냉난방 시설을 설치하거나 사용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 적용: 법원은 상가 지역이 집단에너지 의무 사용 지역임을 확인하고, 개별 냉난방 시설 설치 시 이 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개별 냉난방 설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상가의 중대한 하자로 인정되는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민법 제109조 제1항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취소)​: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합니다.

   • 이 사건 적용: 원고들은 냉난방이 온전히 가능한 상가를 분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 또한 개별 냉난방 설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았고, 원고들의 인식이 계약 내용과 서로 어긋나지 않아 '착오'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취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민법 제110조 제1항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 적용: 원고들은 피고가 지역 냉난방 의무 지역임을 알고도 이를 고지하지 않아 기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가 건축허가 과정에서 직접 지역난방공사와 협의할 지위에 있지 않았고, 고양시나 지역난방공사의 입장 변화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피고가 이 사실을 알면서 숨기고 분양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기에 의한 취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이와 유사한 문제 상황에서 상가나 주택 등 부동산을 분양받거나 매매할 경우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참고하여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1. 계약 전 철저한 사전 조사: 계약 체결 전에 해당 부동산이 위치한 지역의 특성(예: 집단에너지 공급 대상 지역 여부, 특정 시설 설치 의무 지역 여부)을 관할 지자체나 관련 공공기관(예: 한국지역난방공사)에 직접 문의하여 확인해야 합니다. 분양 홍보 자료나 설계도면만 믿지 말고, 공식적인 문서나 규정을 통해 이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설계도면과 법적 의무의 일치 여부 확인: 분양사에서 제공하는 설계도면에 명시된 시설(예: 개별 냉난방, 특정 용도의 공간 등)이 해당 지역의 건축법규 및 에너지 관련 법규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설계와 법적 의무가 상충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매우 큽니다.
3. 계약서 내용 상세 검토: 분양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 외에 분양사의 구두 설명이나 홍보 문구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건축물의 주요 기능(냉난방 등)과 관련된 사항은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불명확한 부분은 서면으로 질의하여 답변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4. 분양사의 책임 범위 확인: 계약 해제 시 위약금, 원상회복 범위, 중도금 대출 이자 처리 등 분양사의 책임 범위에 대한 조항을 충분히 이해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분양사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되는 경우에도 중도금 대출 이자 등의 부담 주체가 누구인지 명확히 따져봐야 합니다.
5.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응: 부동산 계약 관련 문제 발생 시에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내용증명 발송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권리 행사를 해야 합니다. 분양사와의 협의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