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계약 해제 여부와 소유권 이전등기 분쟁

원고는 피고로부터 토지를 51억 7천 5백만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중 20억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제3자인 주식회사 H와 공동사업 약정을 체결하고 H가 원고의 매수인 지위를 승계한다는 약정서를 작성했으며, H는 원고의 기존 대출금을 변제하고 새로운 대출을 받아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원고는 미지급 계약금 3억원이 공사대금으로 갈음되었다고 주장하며 잔금 중 13억원을 제외한 금액인 15억 7천 5백만원을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H로의 매수인 지위 이전, 계약금 미지급으로 인한 계약 자동 해제, 합의 해제, 이행 지체로 인한 해제를 주장하며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를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계약금 3억원이 공사대금으로 갈음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총 잔존 매매대금은 31억 7천 5백만원으로 판단했으나, 이 사건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 중 13억원에 대해서는 원고의 대금 지급 거절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의 계약 인수, 자동 해제, 합의 해제, 이행 지체로 인한 해제 항변은 모두 기각하고, 피고는 원고로부터 18억 7천 5백만원을 지급받는 동시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부동산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이 사건 토지의 매수인입니다.
• 피고 B: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이자 매도인입니다.
• 주식회사 H (구 주식회사 G): 피고와 공동사업 약정을 체결하고 이 사건 매매계약상 원고의 매수인 지위를 승계했다고 주장된 회사입니다. 원고의 기존 대출금을 변제하고 새로운 대출을 받아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 I, J: 주식회사 H와 함께 공동사업 약정을 체결한 당사자들로, I은 원고의 감사였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부동산 개발회사 A는 피고 B 소유의 토지를 매수하는 계약을 2018년 6월 28일에 체결하고 계약금 중 2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미지급 계약금 3억 원에 대해 원고는 공사대금으로 갈음하기로 약정했다고 주장했으나 피고는 이를 부인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제3자인 주식회사 H와 공동사업 약정을 맺고, H가 원고의 매수인 지위를 승계한다는 약정서를 작성했습니다. H는 원고가 E조합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변제하고 K조합으로부터 새로운 대출을 받아 이 사건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원고는 잔금 중 근저당권 설정액 13억원을 제외한 15억 7천 5백만원을 지급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했고, 피고는 H로의 계약인수, 계약금 미지급으로 인한 계약 자동 해제, 합의 해제 또는 원고의 이행 지체를 이유로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하며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를 거부하여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주장한 미지급 계약금 3억원이 공사대금으로 갈음되었다는 약정의 유효성 여부와 그에 따른 잔존 매매대금의 확정, 이 사건 토지에 설정된 근저당권 중 13억원에 대한 매수인의 대금지급거절권 행사 가능 여부, 피고가 주장한 원고의 매수인 지위가 제3자인 주식회사 H로 이전되었는지 여부(계약인수의 유효성), 계약금 미지급으로 인한 매매계약의 자동 해제 여부, 매매계약의 묵시적 합의 해제 여부, 매수인의 잔금 지급 지연을 이유로 한 매도인의 계약 해제권 행사 적법성(매수인의 의무가 선이행 의무인지 및 동시이행 관계 여부) 등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는 원고로부터 1,875,000,000원을 지급받는 동시에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2018. 6. 28.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해야 합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 80%는 피고가 각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부동산 매매계약이 유효하며, 피고는 원고로부터 18억 7천 5백만원을 지급받는 동시에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계약금 3억 원의 공사대금 갈음 약정은 인정되지 않았으나, 피고가 주장한 계약 인수, 계약 자동 해제, 합의 해제, 이행 지체로 인한 해제 항변은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13억 원에 대해서는 원고의 지급 거절권이 인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률 및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 계약인수의 법리: 계약 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는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채권·채무 이전뿐만 아니라 계약관계로부터 생기는 해제권 등 포괄적 권리·의무의 양도를 포함하며, 이는 양도인, 양수인, 그리고 계약의 상대방 당사자 3자의 합의(삼면계약)가 있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대법원 2020다245958 판결 등 참조).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동의가 없었으므로 주식회사 H로의 매수인 지위 이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처분문서의 증명력: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합니다(대법원 2021다202309 판결 등 참조). 계약금 3억원 지급 갈음 약정이 서면화되지 않았기에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자동해제 약정의 효력 상실 및 부활: 계약서에 자동 해제 조항이 있더라도, 정해진 기한이 지난 후 당사자들이 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계속 논의를 하거나 이행을 촉구하는 등 행동했다면, 자동 해제 약정의 효력을 상실시키고 계약을 부활시키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9다216817 판결). 본 사건에서 계약금 미지급 기한 경과 후에도 당사자들이 공사 진행 등에 대해 논의했으므로 자동 해제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 합의해제의 요건: 계약의 합의해제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합의에 의해서도 가능하지만, 단순히 잔금 미지급이나 등기 절차 미이행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당사자 쌍방이 계약을 실현할 의사가 없거나 계약을 포기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정도에 이르러야 합니다(대법원 95다12682, 126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여 계약 유효를 주장했으므로 합의 해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동시이행의 관계 및 이행지체: 쌍무계약인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 인도의무는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대법원 2000다8533, 2005다53187, 2011다73472 판결 등 참조). 또한 선이행 의무가 있는 중도금이나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잔금 지급 기일이 도과하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와 함께 동시이행 관계로 전환되어 그 이후부터는 매수인이 중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이행지체 책임을 지지 않게 됩니다(대법원 97다54604, 54611, 2000다577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자신의 의무를 이행 제공하지 않았기에 이행지체 주장은 기각되었습니다.
• 대금지급거절권: 매수인은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로 인해 완전한 소유권 이전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으면, 그 근저당권이 말소될 때까지 등기상의 담보한도금액에 상당한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8다435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근저당권의 실제 피담보채무액 중 13억원에 대해 원고의 지급 거절권이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서 명확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금, 중도금, 잔금의 지급 시기와 방법, 그리고 이와 연계된 공사대금 등 부대 비용에 대한 약정을 계약서에 아주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특히, 특정 금액을 다른 의무로 대체하거나 갈음하기로 하는 약정은 반드시 서면화하여 증거를 남겨야 나중에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 계약 당사자 변경 시 합의: 계약 당사자의 지위를 제3자에게 승계시키거나 변경할 때는 기존 당사자, 새로운 당사자, 그리고 계약의 상대방 당사자 모두의 명확한 합의가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부 당사자 간의 약정만으로는 계약 관계 변경의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 자동 해제 조항의 효력: 계약서에 계약금 미지급 시 자동 해제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기한이 지난 후 당사자들이 계약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제로 계속 논의하거나 이행을 촉구하는 등 계약 부활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법원이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 해제를 원한다면 정해진 기한 내에 명확한 의사표시와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 동시이행항변권 이해: 부동산 매매에서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입니다.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해제를 주장하는 본인도 자신의 채무(예: 잔금 지급)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상대방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 근저당권과 잔금 지급: 매매 대상 부동산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이로 인해 매수인이 완전한 소유권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다면, 매수인은 그 근저당권이 말소될 때까지 담보로 설정된 금액에 상당하는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 등기부상 채권최고액과 실제 피담보채무액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