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의 허위 사업계획에 따른 계약금 반환 판결

원고는 피고들이 추진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사업에 가입하며 4천만 원을 납입했습니다. 피고들은 이 사업이 39층 고층 아파트 건축이 가능하고 특정 동·호수를 공급할 수 있다고 홍보했으나, 실제 사업 부지의 용도지역은 7층 이하 건물만 허용되었고 토지 확보율도 매우 낮아 사업 추진이 불투명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이 원고를 기망하여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고 판단하고 계약을 취소했으며, 피고들에게 원고가 납입한 4천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공동으로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아파트 신축사업의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한 계약자
• 피고 B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서울 영등포구 D 일대에서 아파트 신축사업을 추진한 지역주택조합 설립 목적의 단체
• 피고 주식회사 C: 피고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계약을 체결하여 사업시행 관련 업무를 대행한 회사

분쟁 상황

원고는 피고들이 추진하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사업에 가입하면서 지하 3층, 지상 39층, 7개동 890세대의 고층 아파트 'E호'를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분담금 4천만 원을 납입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사업 부지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7층 이하 건물만 건축 가능한 용도지역이었고, 사업부지 내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도 원고의 계약 시점으로부터 4년이 지나도록 29.48%에 불과하여 사업 추진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허위 사실로 기망하여 계약을 체결하게 했다며 계약 취소 및 납입금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및 업무대행사가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사업부지의 용도지역, 층수 제한, 토지 확보율, 동·호수 지정의 확정적 효력 등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고지하거나 기망하여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한 경우, 계약 취소 및 납입금 반환 책임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에게 4천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0년 3월 2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추진위원회가 사업부지 현황 및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기망행위를 하였고, 피고 회사 또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기망행위에 가담했다고 보아 원고의 사기 취소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부당이득 반환 및 손해배상으로서 납입금을 돌려줄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사기에 의한 계약 취소 (민법 제110조)​: 이 판결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및 업무대행사가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사업의 중요한 부분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고지하거나 진실을 숨겨 조합 가입을 유도한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기에 의해 체결된 계약은 계약 당사자가 취소할 수 있으며 계약이 취소되면 그 계약에 따라 지급된 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합니다.
2. 공동불법행위 책임 (민법 제760조)​: 피고 주식회사 C와 같이 추진위원회의 업무를 대행하는 회사가 기망행위에 가담한 경우, 추진위원회와 함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때 각자의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로 피해자는 공동불법행위자 중 누구에게든 전체 손해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76조 제1항)​: 이 법은 토지의 용도지역을 지정하고 각 용도지역에서의 건축물 종류, 용적률, 건폐율, 층수 등을 제한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사업 부지가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피고들은 이 용도지역에서 불가능한 39층 고층 아파트 건축 계획을 홍보했습니다. 이는 법률상 건축 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한 허위 고지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법령에 따른 건축 제한은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4. 부당이득 반환 (민법 제741조)​: 계약이 사기로 취소되면 이미 지급한 금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이득이 되므로, 이를 지급받은 측은 반환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전 정보 확인의 중요성: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 체결 전에는 사업 부지의 용도지역, 층수 제한 등 건축 관련 법규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홍보물에 기재된 내용과 실제 법적 규제가 일치하는지 철저히 비교 검토해야 합니다.
2. 토지 확보율 확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성패와 직결되는 토지 사용권원 확보율(사용 승낙서 및 소유권 확보율)은 매우 중요한 정보입니다. 계약 시점에 정확한 확보율을 확인하고 실제 확보율이 홍보 내용과 다르거나 지나치게 낮다면 계약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3. 동·호수 지정의 확정성 여부: 사업 초기 단계에서 동·호수를 지정받더라도 사업계획 승인 전에는 확정적인 효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동·호수가 변경될 가능성이나 확정성에 대한 설명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4. 계약서 내용 상세 검토: '사업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는 포괄적인 문구 외에 사업 규모나 주요 조건이 현저히 축소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중대한 변경이 발생할 경우 계약 해지 또는 취소 여부에 대한 약관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5.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 조합 추진위원회뿐만 아니라 업무대행사도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기망행위에 가담한 경우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