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 위탁계약 해지 후 회사 지원금 반환 다툼

텔레마케팅 사업을 하는 주식회사 C는 피고 B와 텔레마케팅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제반 비용과 프로모션 금원을 지원했습니다. 피고 B가 계약기간 만료 전 임의로 계약을 해지하자 C로부터 채권을 양수받은 원고 주식회사 A는 피고에게 약정금 2억 원의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이 형식상 위촉계약일 뿐 실질은 근로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라 계약 해지 시 지원금 반환 약정은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근무 형태, 회사의 지휘·감독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피고를 근로자로 인정했고, 이에 따라 해당 반환 약정은 무효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주식회사 D로부터 피고 B에 대한 채권을 양수받아 약정금 반환을 청구한 회사
• 피고 B: 주식회사 C와 텔레마케팅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했던 개인
• 주식회사 C: 피고 B와 텔레마케팅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제반 비용 및 프로모션 금원을 지급한 회사, 이후 주식회사 D 등으로 분할됨
• 주식회사 D: 주식회사 C로부터 피고 B에 대한 채권을 승계받아 원고 주식회사 A에 양도한 회사

분쟁 상황

텔레마케팅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던 개인이 계약 기간 중 회사를 떠나자, 회사는 그동안 지원했던 비용과 프로모션 금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채권을 다른 회사에 양도했고, 양수받은 회사가 개인에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개인은 자신이 단순 위탁계약자가 아니라 실제로는 회사의 지시와 감독을 받던 '근로자'였으므로, 계약서에 명시된 지원금 반환 조항은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가 텔레마케팅 업무 위촉계약을 맺은 피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및 만약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계약 해지 시 지원금 반환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라 무효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먼저 원고가 D로부터 피고에 대한 채권을 양수받은 행위가 소송신탁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피고의 '근로자성' 유무에 대해서는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업무 수행 내용을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근거로 피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1. 주식회사 C가 피고의 출퇴근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엄격하게 관리했으며, 실적이 저조할 경우 주말이나 휴일 근무를 요구하고 아프더라도 무급휴가를 쓰지 못하도록 지시했습니다.
2. 피고의 근무 장소와 자리를 C가 정했고, 피고는 지정된 자리에서만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3. C의 본부장이 CCTV로 피고를 포함한 영업직원들의 업무를 감시하고, 업무 외 행동 시 훈계하며 영업 압박을 가했습니다. 또한 식사시간을 관리하고 영업실적 보고를 받으며 시스템으로 업무 성과를 관리했고, 매일 업무 지시와 목표 매출을 정해주었습니다.
4. 피고는 자신의 계산으로 영업을 영위하지 않았고, C가 컴퓨터, 책상, 업무에 필요한 DB, 통화 내용 녹취 및 시간 집계 기능이 있는 이동전화를 모두 제공했습니다. 비록 계약서에 제반 비용 차감 조항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보수에서 차감된 적이 없었고, C의 채용 공고에서도 양질의 DB를 무상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5. C에는 정식 직급 및 승진 체계가 있었고, 피고도 '과장' 직급과 회사 이메일 주소를 부여받았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이 형식상 위촉계약일지라도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C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였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 계약에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며,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계약 중 DB 제공비용, 사무실 임대료, 프로모션 금원의 반환을 규정한 조항들은 모두 무효이며, C는 피고에게 해당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C의 채권을 양수받은 원고의 청구 또한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근로기준법 제20조 (위약 예정의 금지):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는 경제적으로 약자인 근로자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강행규정으로, 근로자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불이행했을 때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이나 기타 지원금을 반환하도록 하는 약정을 무효로 만듭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가 근로자로 인정되었으므로, 회사가 계약 해지 시 'DB 제공비용', '사무실 임대료', '프로모션 금원' 등을 반환하도록 한 약정들이 모두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 법리):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닌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다음의 여러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
   •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
   •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여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여부
   •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다만, 기본급 유무,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은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그러한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의 출퇴근 및 근무 장소 관리, 구체적인 업무 지휘·감독, 영업 실적 관리, 업무용 비품 일체 제공 등이 피고의 종속적인 근로 관계를 인정하는 핵심 근거가 되었습니다.
3. 민사소송법 제98조 (소송비용의 부담): 소송비용은 패소한 당사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본 판례에서 원고의 청구가 기각되었으므로,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가 부담하게 됩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의 명칭이 '위촉계약'이나 '도급계약' 등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제 업무 수행 방식이나 회사의 지휘·감독 정도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관계를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경우, 회사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비하여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두는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라 무효입니다. 이는 퇴직 시 교육비, 지원금 등을 반환하도록 하는 약정 등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회사가 업무 수행에 필요하여 제공한 사무실, 컴퓨터, DB, 이동전화 등 제반 비용이나 프로모션 금액은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반환할 의무가 없습니다.
4. 텔레마케팅이나 방문 판매와 같은 영업직의 경우,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방식이나 자유로운 근무 형태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엄격한 출퇴근 관리, 근무 장소 지정, 구체적인 업무 지시 및 감독, 비품 일체 제공, 독자적인 영업 활동의 제약 등이 있다면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5. 회사가 근로자의 대항을 회피할 목적으로 채권을 다른 회사에 양도하더라도, 채무자는 원래 회사에 대항할 수 있는 사유로 채권을 양수받은 회사에게도 대항할 수 있습니다. 즉, 원래 회사와의 관계에서 무효였던 약정은 채권이 양도되어도 무효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