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가설재 사용료 미지급 및 부당이득 분쟁 판결

원고인 철강재 임대업체는 피고 하도급업체에게 건설 현장에 사용될 H-BEAM 가설재를 임대하였습니다.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중단하고 임대료 및 정산금을 미지급하자, 원고는 미지급된 사용료 등을 청구하였습니다. 또한, 하도급업체가 공사를 중단한 이후 현장에 남아있던 가설재에 대해 원청업체가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원청업체를 상대로 직접 부당이득 반환 또는 채권자대위권에 의한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 하도급업체에게 미지급 임대료 및 정산금 1억 9,531만여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령했지만, 피고 원청업체에 대한 모든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철강재 제조 및 판매업, 건설기자재 판매 및 임대업을 하는 회사로, 피고 B에게 H-BEAM 가설재를 임대해 주었습니다.
• B 주식회사 (피고 B): 철근콘크리트 공사업 등을 하는 회사로, 피고 C로부터 두 개의 공사를 하도급받았으며, 원고로부터 H-BEAM 가설재를 임대하여 사용했습니다.
• C 주식회사 (피고 C): 주택건설 사업 등을 하는 회사로, 두 개의 공사의 원청사이며, 피고 B에게 해당 공사들을 하도급 주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인 주식회사 A는 건설 가설재 임대업체로, 피고 B 주식회사(하도급업체)에게 두 개의 건설 공사(이 사건 제1공사, 이 사건 제2공사)에 사용될 H-BEAM을 임대했습니다. 임대차 계약에 따라 원고는 총 4억 6천여만 원 상당의 H-BEAM을 공급했으며, 피고 B은 약 3억 1천여만 원을 변제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B은 이 사건 제1공사 도중 공사를 중단하고, 이 사건 제2공사에 대해서는 공사포기각서를 제출하며 공사를 타절했습니다. 이로 인해 H-BEAM 임대료 및 정산금 중 1억 2천여만 원의 미지급 채무가 발생하여 원고는 피고 B을 상대로 지급명령을 받아 확정시켰습니다. 이후 피고 B이 일부 변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발생한 임대료 및 정산금 약 1억 9천 5백여만 원을 미지급한 상태였습니다. 한편, 피고 B이 공사를 중단한 이후에도 이 사건 제1공사 현장에는 원고가 임대한 H-BEAM 가설재가 상당 기간 남아있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원청업체인 피고 C이 이러한 미반환 자재를 법률상 원인 없이 사용·수익함으로써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하며, 피고 C에게 직접 또는 피고 B을 대신하여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C은 원고와의 임대차 계약 당사자가 아니며, 해당 자재를 사용·수익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B 주식회사가 원고에게 미지급된 H-BEAM 임대료 및 정산금,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2. 원고가 피고 C 주식회사를 상대로 피고 B이 공사를 중단한 이후 현장에 남아있던 H-BEAM 가설재에 대해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3. 피고 B 주식회사의 무자력 상태를 이유로 원고가 피고 B을 대위하여 피고 C 주식회사를 상대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즉, 피고 C이 피고 B에게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하여:
   • 원고의 독촉절차비용 202,200원 지급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되었습니다. (소송비용 확정 절차를 통해 별도 처리 가능)
   •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대료 등 195,319,750원과 이에 대해 2020년 10월 12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이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피고 B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고 변론기일에 불출석하여 원고의 주장을 자백한 것으로 간주됨)
2.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하여:
   • 원고의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한 모든 청구(직접 부당이득 반환 청구 및 채권자대위권에 의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피고 C이 임대차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고, 남겨진 자재를 사용·수익하여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됨)
3. 소송비용: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B이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H-BEAM 가설재 임대업체인 원고가 하도급업체인 피고 B에게 청구한 미지급 사용료 등은 대부분 인용했으나, 원청업체인 피고 C에게 제기한 직접 부당이득 및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는 원청업체가 임대차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며, 현장에 남겨진 가설재를 실질적으로 사용·수익하여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자백간주):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거나 답변서 등을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 이 사건에서 피고 B이 지급명령 이의신청서 외에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아, 법원은 원고의 청구 내용을 피고 B이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여 판결을 내렸습니다.
• 민사소송규칙 제65조 제1항 (답변서 기재 사항): "답변서에는 청구취지에 대한 답변 외에 소장에 기재된 개개의 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적어야 한다." 이는 피고가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소장에 제시된 사실관계에 대해 명확히 인정하거나 다투는 입장을 밝혀야 함을 의미합니다.
•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의 내용):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이 법조항에 따라 부당이득이 성립하려면 '법률상 원인 없는 수익', '타인의 손해', 그리고 '수익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되어야 합니다. 특히 여기서 '이득'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며, 단순히 물건을 점유했더라도 사용·수익하지 않아 실질적인 이익이 없었다면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불허 원칙: 판례는 계약상 급부가 계약 상대방뿐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으로 된 경우라도, 급부를 한 계약당사자가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법의 기본원리를 존중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일반 채권자 간의 형평성을 고려하며, 제3자의 항변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피고 C에게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된 근거입니다.
• 부당이득의 '실질적 이익' 요건: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에서 이득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하므로, 법률상 원인 없이 건물을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용·수익하지 못하였다면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C이 H-BEAM 가설재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공사에 이용하거나 사용·수익하여 실질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부당이득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 계약 이행의 중요성: 임대차 계약이나 공사 하도급 계약 등 모든 계약에서는 약속된 기간과 내용에 따라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임대한 자재에 대한 임대료 및 반환 의무는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 채무 불이행 시 대응: 상대방이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신속하게 법적 절차(지급명령, 소송 등)를 통해 채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사례에서 피고 B이 답변서 제출 및 변론기일 불출석으로 원고의 주장이 자백으로 간주되어 신속하게 판결이 내려진 점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제3자 관계에서의 부당이득: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계약에 따른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 제3자에게 직접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경우'에만 성립하므로, 단순히 물건이 현장에 남아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당이득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한계: 채권자대위권은 채무자가 제3자에게 가진 권리를 채권자가 대신 행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채무자가 제3자에게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피대위채권)가 존재해야만 이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제3자가 실질적인 이득을 얻지 않았다면 피대위채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채권자대위권 행사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 공사 중단 시 자재 처리: 공사가 중단되거나 타절될 경우, 임대한 자재나 현장에 남아있는 자재에 대한 처리 방안을 명확히 합의하고 문서화해야 합니다. 특히 자재의 반출 및 추가 사용료 발생 책임 등에 대해 명확히 해두지 않으면 분쟁의 소지가 됩니다. 원청업체는 하도급업체의 자재가 현장에 남아있을 경우 신속한 반출을 독촉하고, 그로 인한 손해 발생 시 하도급업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