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공장 협력업체 직원 고용의무 인정 사건

자동차 제조사인 피고의 생산 공정 및 출고 업무에 투입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실제로는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받았으므로 불법 파견에 해당하며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 공장 내에서 자동차 부품의 서열 및 불출 작업을 수행하거나, 완성차 출고 전 최종 점검 및 준비 업무(PRS 업무)를 수행한 일부 원고들에 대해서는 피고와의 실질적인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하여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 및 미지급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나 피고의 지휘·명령 증거가 부족하거나, 사내협력업체의 내부 관리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 또는 사외에서 독립적인 물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판단된 근로자들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근로자들): 피고의 공장 및 물류센터에서 자동차 생산 및 출고 관련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로서,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부품생산업체, 제2차 부품물류회사, 또는 출고업무 위탁업체 소속으로 근무함. 이들은 피고가 자신들을 불법 파견근로자로 사용하였으므로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함.
• 피고 (A 주식회사): 자동차 및 부품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다양한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근로자들의 업무를 위탁함. 원고들의 직접고용 청구에 대해 자신들은 정당한 도급 계약 관계였음을 주장함.
•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피고의 부품조달 물류 업무를 통합 위탁받은 전문 회사로, 일부 업무를 제2차 부품물류회사에 재하도급함.

분쟁 상황

피고인 자동차 제조사는 자동차 생산 공정과 부품 조달 물류, 완성차 출고 업무 등에서 효율성을 위해 여러 협력업체에 업무를 위탁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접생산 공정의 일부나 생산 직후의 출고 전 점검 업무 등을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하게 되었는데, 이들 근로자는 형식적으로는 협력업체에 소속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 아래 피고의 사업에 편입되어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계약의 형식은 도급이었지만 실질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불법 파견이었고, 2년 이상 지속된 불법 파견으로 인해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보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자신들이 체결한 계약은 정당한 도급계약이었고, 원고용주인 협력업체들이 독립적인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자동차 제조사)와 협력업체들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실질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상 허용되지 않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피고가 해당 근로자에게 직·간접적으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원고용주가 근로자 선발, 교육,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작업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작업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 기준에 따라 개별 원고들의 업무 형태를 분석하여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할 것인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또한 불법 파견이 인정될 경우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와 미지급 임금 상당액의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의 내용으로 판결했습니다:

1. 일부 원고(별지4 목록 기재 원고들)에 대한 고용 의사표시 및 손해배상 의무 인정: 'G 소속 원고들' 및 'V 소속 일부 원고들'은 피고의 D3공장 내에서 피고가 설치한 모니터 화면에 따라 부품 서열 및 불출 작업을 수행하며 피고의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았고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판단되어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했습니다. 'AR 소속 원고들'은 피고의 F출고센터에서 출고 전 차량 점검, 이송, 치장, 고객 안내 등 PRS(Pre-Release Service) 업무를 수행하며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명령을 받았고, 피고의 자동차 생산공정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여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판단되어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했습니다. 피고는 이들 원고에게 고용 의사표시를 하고, 2018년 1월 6일부터 2023년 10월 2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 차액 상당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들이 청구한 주식, 포인트, 상품권 상당액도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됨).
2. 일부 원고(별지3 목록 기재 원고들) 및 나머지 청구 기각: △원고 H (구체적인 업무 내용 및 피고의 지휘·명령 입증 부족으로 기각) △경리 업무 원고들 (L, M) (생산직 근로자와 달리 사내협력업체 내부 관리 업무로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기각) △원고 C (도급계약 체결 증거 부족 및 피고의 지휘·명령, 사업 편입 입증 부족으로 기각) △제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원고들 중 대부분 (피고의 직접적인 지휘·명령 입증 부족, 피고 사업에 실질적 편입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기각, 특히 사외 작업이나 운송 업무는 독립적 물류업무로 평가). 일부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중 연 5%를 초과하는 부분 기각 (손해배상채권은 불법행위에 따른 민사채권으로 봄).

결론

법원은 피고(자동차 제조사)의 생산 공정 내 핵심적인 서열·불출 작업이나 완성차 출고 전 최종 점검 업무를 수행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근로자 파견 관계를 인정하여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와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업무 내용이나 지휘·명령 관계가 불분명하거나 피고의 사업에 직접 편입되지 않았다고 판단된 근로자들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 판결은 위장도급과 불법파견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기준을 재확인하며, 실제 작업 환경에서의 지휘·명령 관계와 업무의 실질적 편입 여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2조 제1호(근로자파견의 정의), 제5조 제1항 및 제5항(근로자파견의 허용 업종 및 기간), 제6조의2 제1항 제1호(직접 고용 의무) 및 제43조 제2호(벌칙) 등을 근거로 합니다.

주요 법리:

• 근로자파견 판단 기준: 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다음의 5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 제공에 관한 주도권이 파견사업주가 아닌 사용사업주에게 있는지 여부를 가립니다.
  1.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 제3자(사용사업주)가 해당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작업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여부.
  2. 사용사업주 사업에의 실질적 편입: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3. 원고용주의 독자적 권한 행사: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
  4.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작업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작업이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작업과 구별되며 그러한 작업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5. 원고용주의 독립적 기업조직·설비: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 직접 고용 의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근로자파견이 허용되지 않음에도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 근무했다면 사용사업주는 그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 손해배상 책임: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파견근로자가 입은 손해는, 직접 고용되었더라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지연손해금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이므로 민법상 이율(연 5%)이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1. 업무의 실질 파악의 중요성: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이 '도급'으로 되어 있더라도, 실제 업무 수행에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고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다면 '불법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업무가 사용사업주의 핵심 공정에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사용사업주의 지시를 얼마나 직접적으로 받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2. 증거 확보의 중요성: 근로자 파견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사용사업주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은 증거,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또는 밀접하게 공동 작업을 한 증거, 사용사업주의 시설·장비를 사용한 증거, 원고용주의 독자적 업무 수행 능력 부족을 보여주는 증거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누가 작업의 순서, 방법, 배치 등을 결정했는지에 대한 증거가 결정적일 수 있습니다.
3. 업무 유형별 판단 차이: 생산 공정 내 '서열 및 불출' 작업이나 '출고 전 최종 점검'과 같이 직접 생산과 밀접하거나 생산 라인 내에서 이루어지는 업무는 파견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경리·행정 업무나 사외에서 이루어지는 단순 물류·운송 업무는 파견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4. 간접고용의 다단계 구조: 1차 도급업체뿐만 아니라 2차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도 사용사업주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다면 불법 파견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계약관계의 명칭이나 단계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를 따져봐야 합니다.
5. 손해배상 청구의 범위: 불법 파견이 인정되어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 직접 고용되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의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식, 포인트, 상품권 등 복리후생적 지급도 현금과 동일한 가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