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혼
피해자가 병원에서 재활치료 중 수두증 의심 증상이 나타나 뇌실-복강 단락술을 받았고 이후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피해자의 직계비속인 원고가 병원 측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원고는 수술 지연과 뇌출혈 예방조치 미비를 지적했으나 법원은 의료진이 현재 의료수준에 따른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수술 지연과 뇌출혈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피해자는 2012년 12월 피고 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치료받던 중 수두증 의심 증상을 보였습니다. 2013년 1월 21일경부터 증상이 악화되자 뇌전산화단층촬영(CT) 검사 및 뇌척수액 배액술을 거쳐 2013년 3월 7일 뇌실-복강 단락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뇌경막하출혈이 발생했으나 호전되었으나 2013년 7월 10일 다량의 뇌실질내출혈과 뇌실내출혈이 발생하여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피해자의 직계비속인 원고는 피고 병원이 수두증 진단 및 단락술 시기를 지연했고 수술 후 밸브압력계 조절과 고혈압 치료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에게 심각한 뇌손상을 입혔다고 주장하며 위자료 30,000,000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두증 진단 및 뇌실-복강 단락술을 지연하여 과실이 있는지, 수술 후 뇌출혈 예방을 위한 밸브압력계 조절 및 고혈압 치료를 소홀히 하여 과실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과실이 피해자의 의식불명 상태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 병원의 의료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먼저 뇌실-복강 단락술 지연 주장에 대해, 뇌실 확장이 반드시 수두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별 진행 속도와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피고 병원이 경과를 관찰하고 뇌척수액 배액술을 거쳐 단락술을 시행한 것이 현재의 의료수준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술 지연과 피해자의 현재 의식불명 상태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음으로 뇌출혈 예방조치 미비 주장에 대해서는 밸브압력계 조절 실패를 인정하기 어렵고, 고혈압 치료 소홀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혈압 추이가 대부분 정상 범위였으며 뇌출혈 발생 당일 혈압이 급격히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고혈압성 뇌출혈 발생을 예상하여 적극적인 처치를 하지 않은 것이 과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의 과실로 뇌출혈이 발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의료과실의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의료기관의 의료 행위는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수준에 비추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로 판단됩니다. 즉 의료진이 환자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마땅히 기울였어야 할 주의를 게을리했는지를 살펴봅니다. 또한 의료과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과실과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 사이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이 뇌수두증 진단 및 수술 시기 결정, 그리고 뇌출혈 예방을 위한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 현재의 의료수준에 따른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일부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피해자의 최종적인 의식불명 상태와 의료진의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에서는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따라 제1심판결의 일부 인용 과정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특정 질환 진단 및 수술 시기를 결정할 때, 단순히 하나의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인 임상 증상 변화와 경과 관찰이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뇌실 확장과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즉시 수술이 필요한 수두증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뇌출혈의 경우에도 고혈압 외에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며 환자의 과거 혈압 추이 등 객관적인 기록을 통해 사전에 예측 가능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의료과실을 주장할 때는 과실 행위와 그로 인한 손해, 그리고 둘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객관적인 진료 기록과 전문가 감정 등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료진이 지시한 모든 절차가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제 환자 상태에 미친 영향과 결과 발생의 예측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