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종양 오진으로 불필요한 수술을 받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손해배상 사건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A가 폐결절 진단을 받은 후, 피고 병원의 의사 G는 사전 조직검사 없이 폐암으로 오진하여 우측 폐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수술 후 절제된 폐 부위는 암이 아닌 만성 육아종성 염증으로 밝혀졌고, 환자 A는 수술로 인한 폐렴 및 합병증으로 사지마비, 간암, 신부전증 등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의사 G와 병원에 대해 불필요한 수술 시행 및 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으나, 피고 F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또한 환자의 기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책임 비율을 20%로 제한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간암 진단 및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후 폐결절로 오진되어 불필요한 폐 절제술을 받고 심각한 합병증을 겪게 된 환자
• 원고 B, C, D: 환자 A의 배우자와 자녀들로, 환자의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가족
• 피고 E병원: 환자 A에게 폐절제술을 시행한 의료기관
• 피고 F: 2007년 환자 A의 초기 폐결절 진단 및 추적 관찰을 담당했으나, 이번 사건의 의료과실 책임이 없다고 판단된 외과 전문의
• 피고 G: 2009년 환자 A의 폐결절에 대한 폐절제술을 시행한 흉부외과 전문의로,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 의사

분쟁 상황

간암과 간 이식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 A에게 새로운 폐결절이 발견되었습니다. 피고 G는 흉부 CT와 PET-CT 검사 결과상 폐암 전이(의증)로 진단하고, 사전 조직검사(동결절편검사 등) 없이 폐절제술을 강행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폐결절은 암이 아닌 만성 육아종성 염증(크립토콕쿠스 감염)으로 밝혀졌고, 환자는 수술 합병증으로 폐렴 및 전신쇠약, 사지마비 등 중대한 후유증을 겪게 되자, 이에 대해 병원과 의료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폐결절 진단 시 사전 조직검사 없이 폐암으로 단정하여 불필요한 폐 절제술을 시행한 의료진의 과실 여부와 환자에게 치료 방법 및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 여부,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환자의 심각한 합병증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및 비율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E병원과 G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75,827,671원, 원고 B에게 2,000,000원, 원고 C, D에게 각 1,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원고들의 피고 F에 대한 청구와 피고 E병원, G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환자의 심각한 피해에 대해 병원과 담당 의사의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지웠습니다. 다만, 의료행위의 특성과 환자의 기왕력을 참작하여 책임 비율을 일부 제한함으로써 공평한 해결을 도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진의 주의의무: 의료인은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보호할 고도의 주의의무를 가집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G는 환자 A의 폐결절을 폐암으로 확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사전 조직검사 없이 수술을 감행했습니다. 이는 환자 A의 증상, 간이식 병력, PET-CT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2. 설명의무: 의료법상 의료인은 환자에게 질병의 진단명, 수술 등 의료행위의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결과,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부작용, 다른 치료 방법의 내용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피고 G는 폐결절이 암이 아닐 가능성이나 약물치료와 같은 대체 가능한 진료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 E병원과 G의 의료상 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은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4.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의료소송에서는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불가피성, 환자의 기왕증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의료진의 책임이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크립토콕쿠스증의 진단이 어려운 점, 환자 A의 고령과 간암 병력 등이 합병증 발생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참작하여 피고 병원과 G의 책임 비율을 20%로 제한했습니다.
5. 손해배상액의 산정: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재산상 손해(향후 치료비, 개호비, 보조구 구입비 등)와 정신적 손해(위자료)로 구성됩니다. 법원은 신체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원고 A의 기대여명, 필요한 개호 시간, 치료비 및 보조구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고, 환자 및 가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주요 수술 전에는 가능한 모든 진단 방법을 동원하여 정확한 병명과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환자의 기존 질병이나 특이사항(예: 간이식 환자 등 면역억제 상태)이 있다면 비정형적인 질병 발생 가능성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합니다.
2. 침습적인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는 반드시 조직검사 등을 통해 확진을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영상의학적 검사만으로 암을 단정하여 불필요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의료과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환자는 의료진으로부터 진단명, 제안된 치료 방법, 예상되는 합병증, 그리고 다른 치료 대안(약물치료 등)이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동의할 권리가 있습니다. 의료진이 환자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함께 치료 계획을 결정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4.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동결절편검사 등을 통해 종양의 종류와 크기를 파악하여 최소 침습적인 수술 범위(부분 절제술 등)를 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과도한 절제는 불필요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5. 약물치료가 가능한 질병인 경우, 수술적 치료에 앞서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의료진은 각 치료법의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