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관련 국가의 손해배상 청구 판결

대한민국 정부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을 상대로 경찰 인력 및 물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 5억 1,700여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정부는 피고들이 불법·폭력 시위를 기획, 주도, 선동하여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 단체의 대표자들이 직접 폭력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대규모의 자발적인 시위에서 모든 참가자의 행위에 대해 주최 측에 포괄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대한민국 (법무부장관 황교안)
• 피고 1: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 (대표자 한○○, 임○○, 이○○)
• 피고 2: 한국진보연대 (대표자 오○○, 한○○)
• 피고 3: 참여연대 (대표자 박○○, 임○○)
• 피고 4~17: 박○○, 한○○, 황○○, 안○○, 윤○○, 김○○, 백○○, 한□□, 백□□, 김●●, 김△△, 정○○, 권○○, 박□□ (촛불집회 기획, 주도, 선동, 인솔 등에 관여한 개인들)

분쟁 상황

2008년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 이후 광우병 위험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 집회는 initially 평화로운 문화제 형태로 시작되었으나, 점차 도로 점거, 경찰과의 대치 등 격렬한 시위로 발전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시위로 인해 발생한 경찰 인력의 부상과 장비 손괴 등의 피해에 대해 시위의 주최자 및 주요 관련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 단체 및 개인들이 대규모 촛불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관 상해 및 공공 기물 손괴에 대해 민법 제35조(법인의 불법행위 능력), 민법 제760조(공동불법행위), 민법 제756조(사용자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하는지였습니다. 특히, 주최 측의 행위와 개별 시위 참가자들의 폭력 행위 및 손해 발생 사이에 직접적이고 상당한 인과관계가 증명되었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인 대한민국 정부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대규모의 비정형적 집회와 시위에서 발생하는 모든 손해에 대해 주최 측에게 포괄적인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피고들의 구체적인 불법행위, 공동불법행위 또는 사용자 책임이 명확히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이러한 요건들을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서 다루어진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35조 (법인의 불법행위 능력)​: 법인(단체)의 대표자가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법인이 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단체들이 집회 및 시위를 조직하고 진행하는 과정이 '직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으나, 법원은 직접적인 폭력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나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 법리는 개별 피고들의 구체적인 행위가 위법하고 그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음을 증명하는 데 필요합니다.
•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를 저지르거나, 타인의 불법행위를 교사 또는 방조하여 손해를 입힌 경우, 모두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불법 시위를 공동으로 기획, 주도, 선동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단순히 집회를 주최하고 진행한 것만으로 모든 참가자의 폭력 행위에 대해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민법 제756조 (사용자의 책임)​: 타인을 고용하여 일을 시킨 자는 고용인이 그 일을 하다가 제3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을 피고들의 지휘·감독을 받는 '피용자'로 볼 수 있는지가 논의되었으나, 대규모 시위의 자발적이고 비정형적인 특성상 피용자와 사용자의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상 증명책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불법행위의 요건, 손해 발생, 인과관계 등)을 구체적인 증거로 법원에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의 책임 요건과 손해 사이의 충분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특히 수많은 참가자가 장기간 진행한 집회·시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손해에 대해 주최 측의 포괄적인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더 명확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서 집회나 시위를 주최하거나 참여할 경우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대규모 집회나 시위의 주최자는 참가자들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며, 평화적인 시위 원칙을 명확히 천명하고 이를 위한 활동(질서유지대 운영, 폭력 자제 호소 등)을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예측 불가능한 참가자들의 일탈 행위나 폭력 행위에 대해 주최 측이 무조건적인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폭력 행위를 명백히 지시하거나 방조한 증거가 있다면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손해배상 청구인이 손해를 입증할 때는 손해 발생 사실뿐만 아니라, 손해를 야기한 특정 행위자와 그 행위가 불법임을 명확히 하고, 행위자와 주최 측 사이의 관계 및 인과관계를 구체적인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 시위 현장에서의 물적 손해나 인적 상해는 개별 행위자에게 민사 및 형사상 책임이 물어질 수 있으므로, 시위 참여 시에는 스스로 불법 행위를 삼가고, 폭력적인 상황 발생 시에는 현장을 이탈하는 등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 법적 책임은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이 별개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형사적으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해서 민사적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