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안심보장증서 약정 설명 부족으로 계약 취소 사건

원고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아파트 조합원 가입 계약을 맺고 분담금을 납부했으나, 추진위원회가 약속한 '안심보장증서'가 조합 총회 결의 없이 체결되어 무효임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아 기망행위로 인정되어 계약이 취소되고 이미 낸 분담금 1억 3,500만 원을 돌려받게 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조합원에게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하면서 사업이 무산될 경우 분담금 전액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 약정이 총회 결의 없이는 효력이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조합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조합 가입 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었고, 피고인 추진위원회는 원고에게 이미 납부받은 분담금 1억 3,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서울 송파구에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분담금을 납부한 사람
• 피고 B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서울 송파구 C 일원에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가칭)B지역주택조합의 설립을 목적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0년 6월 15일 피고 B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아파트 조합원 가입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추진위원회는 A에게 '본 사업시행자(피고)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해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할 경우 기납부한 조합원 분담금 전액의 반환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긴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A는 2020년 6월 13일부터 2021년 3월 19일까지 추진위원회에 조합원 분담금으로 총 1억 3,500만 원을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A는 추진위원회가 안심보장증서 약정이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임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고, 또한 무이자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다고 고지했으나 실제로는 자납을 요구하는 점, 2종 일반주거지역에 35층 아파트 건축이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고 기망했다는 이유로 계약 취소를 주장하며 납부한 분담금의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안심보장증서'를 교부하며 사업 무산 시 납부한 분담금 전액 반환을 약속했지만, 이 약정이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무효임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그에 따른 계약 취소와 분담금 반환 의무

법원의 판단

피고인 B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원고 A에게 1억 3,5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소장 송달일 다음날인 2022년 1월 18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2년 8월 19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조합원분담금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21년 3월 20일부터 소장 송달일까지의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는 기각되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모두 부담하며,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 시 추진위원회가 '안심보장증서'의 무효 가능성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 중요한 사항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계약 취소를 인정하고, 납부한 분담금을 반환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에 기초하여 판단되었습니다.

1. 신의성실의 원칙상 고지의무와 기망행위 (대법원 2006다48515 판결, 2009다1313 판결)​

   • 거래 과정에서 상대방이 어떤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계약의 한쪽 당사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사전에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줄 의무가 있습니다.
   • 이러한 고지의무는 법령 규정뿐만 아니라 계약, 관습, 조리(사물의 본성에서 나오는 도리) 등 일반적인 원칙에 의해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상품의 선전이나 광고에서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 상거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 특히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대해 신의성실의 의무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허위 사실을 알린 경우에는 '기망행위'로 간주됩니다.
   • 이러한 법리는 지역주택조합 가입 계약 과정에서 허위 고지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 비법인 사단의 총유물 관리 및 처분 (민법 제275조, 제276조 제1항)​

   •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법인격이 없는 '비법인 사단'의 성격을 가집니다. 비법인 사단의 구성원들이 납부한 분담금은 그 사단의 '총유물'에 해당합니다.
   • 민법 제275조와 제276조 제1항에 따르면, 총유물의 관리나 처분은 정관이나 규약에 정해진 바에 따르며, 만약 정관이나 규약에 정해진 바가 없다면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합니다.
   • 따라서 추진위원회가 조합원 분담금 전액 반환을 약정한 '안심보장증서'는 총유물의 처분 행위에 해당하므로, 총회 결의와 같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지역주택조합 가입 시에는 '안심보장증서'와 같은 특별한 분담금 반환 약정의 효력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조합원의 분담금 반환 약정은 조합의 총유물 처분에 해당하는 중요한 사항이므로, 조합 정관이나 규약에 명시되어 있는지 또는 조합원 총회의 적법한 결의를 거쳤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2. 조합 측에서 제시하는 사업 계획, 예상되는 건축 규모, 중도금 대출 조건 등 주요한 계약 내용이 실제 법규나 사업 진행 가능성과 일치하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3. 조합 가입 계약은 장기간 진행되며 큰 금액이 오가는 만큼, 계약서 내용뿐만 아니라 구두로 안내받은 내용, 특히 조합 측이 교부하는 각종 증서나 확약서의 법적 효력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만약 조합 측의 기망행위가 의심된다면,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명확하게 계약 취소 의사를 표시하고, 납부한 분담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