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알바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가담 사건

피고인 A는 카카오톡 오픈채팅으로 알게 된 보이스피싱 조직의 제안을 받아, 피해자들에게서 대출금 변제 명목으로 현금을 직접 받아 송금하는 이른바 '수거책'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피고인은 여러 피해자들로부터 총 1억 5,113만 원을 편취했고, 다른 피해자로부터 2,980만 원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피고인은 조직과의 공모 사실을 부인했으나 법원은 그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기능적 행위 지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직접 전달받은 사람.
• 보이스피싱 조직원들 (F, G 팀장 등):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들을 속여 금전을 편취하도록 지시하고 역할을 분담한 성명 불상의 인물들.
• 피해자들 (B, C, D, E, K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기망 행위에 속아 돈을 편취당했거나 편취당할 뻔한 사람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1년 8월경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통해 알게 된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일명 ‘F’, ‘G 팀장’)의 제안을 받고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건네받아 송금해주는 이른바 '수거책' 역할을 맡았습니다. 조직원들은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 상환을 요구하거나 금감원을 사칭하여 대출원금 전달을 요구하는 등 기망행위를 벌였습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 C에게 I 법무팀 직원 행세를 하며 2021년 9월 1일 중랑구청 주차장 입구에서 현금 합계 1,939만 원을 교부받는 등, 2021년 8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 9회에 걸쳐 총 1억 5,113만 원을 편취했습니다. 또한, 다른 피해자 K로부터 2,980만 원을 받으려 했으나 피해자가 의심하여 돈을 건네주지 않아 미수에 그쳤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고 있음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고액의 수고비를 얻을 욕심에 이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핵심 쟁점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 역할을 수행한 피고인이 해당 범죄에 대한 공모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와 그에 따른 형량 및 배상명령의 적절성입니다.

법원의 판단

재판부는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압수된 증 제1호를 몰수하고,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서의 역할이 인정되어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압수물 몰수 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각하되어 별도의 민사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수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347조(사기) 및 제352조(미수범)​: 사람을 속여 재물을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으면 사기죄로 처벌받으며, 이를 시도하다 실패해도 미수범으로 처벌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속여 1억 5,113만 원을 편취했고, 2,980만 원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쳤습니다.
2. 형법 제30조(공동정범)​: 2명 이상이 함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면 모두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습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직접 모든 범행 계획을 알지 못했더라도 '수거책'으로서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공모'는 반드시 치밀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순차적, 암묵적인 의사 결합으로 성립하며, 공범자 각자가 범죄 구성요건 행위를 분담한다는 상호 이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특히 고액의 일당, 불분명한 업무 지시 방식, 비정상적인 급여 지급 방식 등은 피고인이 범행 가담 의사를 충분히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형을 선고하되 일정 기간 동안 그 집행을 유예하여 피고인이 사회에서 자숙할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피고인이 초범인 점,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 일부와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되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었습니다.
4. 형법 제48조 제1항(몰수)​: 범죄에 사용되거나 범죄로 생긴 물건은 몰수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범죄에 관련된 압수물이 몰수되었습니다.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3호 및 제32조 제1항(배상명령 각하)​: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과 동시에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명령할 수 있지만, 배상책임의 유무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배상신청을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이 각하되었으며, 피해자들은 별도의 민사 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고액의 일당을 지급하는 단순 업무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하고 의심해야 합니다.
2. 금융기관을 사칭하여 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 상환을 요구하거나 현금을 특정 장소에서 직접 전달하라고 하는 경우는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의심해야 합니다.
3. 출처 불명의 오픈채팅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제안되는 아르바이트는 신뢰하기 어려우며, 특히 회사 상호, 사무실 위치, 면접 없이 진행되는 채용은 의심해봐야 합니다.
4. 타인의 돈을 대신 받아 송금하는 행위는 본인도 모르게 불법 자금 세탁이나 보이스피싱에 연루될 수 있으므로 절대 하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입금자명이 불분명하거나 수시로 변경되는 계좌로 입금하라는 지시는 경계해야 합니다.
5. 금융감독원이나 금융결제원 명의로 입금되는 급여는 일반적인 급여 지급 방식이 아니므로, 범죄 수익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