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촬영업무 근로자의 부당해고 재심판정 유지 사건

주식회사 A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제기한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해고된 촬영업무 담당자 B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보아 B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원고, 항소인): 강의 촬영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근로계약을 맺었던 회사로, 해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 피항소인): 해고된 B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서 B의 손을 들어 부당해고라고 인정한 기관입니다.
• B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A에서 강의 촬영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회사로부터 해고된 후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여 인정을 받았으며, 근로자임을 주장하였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강의 촬영업무를 하는 B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B는 주식회사 A가 지정하는 강의의 시간과 장소에서 촬영업무를 수행했으며, 주식회사 A로부터 촬영 장비 사용법, 촬영 기법 등에 관한 상세한 교육과 업무 지시를 받았습니다. 또한 B는 자신이 실제로 근무한 시간에 비례하여 고정된 시급을 받았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A는 B에게 2개월 기간의 '근로계약'을 제안하였고, B는 이를 수락했습니다. 이 근로계약에는 '계약기간 만료 시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개월 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B와의 계약 갱신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B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B의 손을 들어 주식회사 A의 계약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했으나, 항소심 또한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주식회사 A와 B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 및 '근로계약'의 실질이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즉 B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입니다.
2. 이후 체결된 2개월 기간제 근로계약이 '자동종료'된다는 조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B에게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는지 여부입니다.
3. 만약 갱신 기대권이 인정된다면, 주식회사 A의 계약 갱신 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가 B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재심판정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형식적으로는 '용역계약' 및 '기간제 근로계약'이었으나, 그 실질에 있어서는 사용자인 주식회사 A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단기간 근로계약에 '자동종료' 조항이 있더라도, 과거 묵시적 갱신 관행 및 재계약 논의 과정에서의 회사 측 언동 등을 종합할 때 근로자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보아, 회사의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에 해당함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합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닌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며, 이는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해 정하여지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구속하는지, 근로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이나 원자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보수를 생활의 주된 수단으로 삼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B가 주식회사 A의 강의 일정에 따라 촬영 업무를 수행하고, 상세한 교육과 지시를 받았으며, 고정 시급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인정했습니다.
•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 기대권: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남용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기간제 근로계약이라 할지라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기간 만료 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뤄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제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 및 횟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운영 실태, 근로자에게 재계약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어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본 판례에서는 종전 용역계약의 묵시적 갱신 관행, 2022. 7. 22. 재계약 논의 과정에서 원고 직원이 갱신 거절을 뒤늦게 알린 데 대해 사과한 점, B가 종전과 같은 근로 형태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점 등을 종합하여 갱신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이 법령들은 재판의 효율성을 위해 항소심에서 제1심 판결의 이유를 특별한 수정 없이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적 규정입니다. 본 판결에서는 제1심 판결문을 일부 수정하여 보충하는 것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를 인용하였습니다.

참고 사항

•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 단순히 '용역계약'이나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형식으로 계약했더라도,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고정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대가를 받는 등 실질적인 근로 관계가 인정된다면 법적으로는 근로자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 근로자성 판단 기준: 업무 내용, 업무 수행 시 회사로부터의 지시 여부, 근무 시간 및 장소 지정 여부, 고정급 형태의 임금 지급 여부, 회사의 비품 사용 여부, 겸업 금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성을 판단합니다. 본 판례에서는 회사가 강의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상세한 교육과 업무 지시를 했으며, 시급을 고정적으로 지급한 점 등이 근로자성 인정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 기간제 근로자라도 장기간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해 왔거나, 회사 측에서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를 줄 만한 언동을 한 경우, 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종전 용역계약의 묵시적 갱신 관행, 재계약 논의 과정에서의 회사 직원의 사과성 발언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 '자동종료' 조항의 해석: 계약서에 '자동종료' 조항이 있더라도, 계약 체결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당사자들의 의사, 그동안의 계약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당 조항의 실제 의미를 판단합니다. 단순히 문구만으로 계약 갱신 기대권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