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부탁으로 공인중개사 명의를 빌려준 사건

이 사건은 공인중개사 A가 자신의 아들 D의 부탁으로 다른 공인중개사 J에게 자신의 명의와 사무실 명칭을 사용하여 아파트 분양권 매매 계약을 중개하게 한 후, 공인중개사 자격취소 처분을 받자 이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공인중개사 A가 타인에게 자신의 성명을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게 한 것이 맞다고 판단하여 자격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공인중개사로서 자신의 아들 부탁으로 명의를 빌려주어 자격취소 처분을 받은 사람
• 피고 서울특별시장: 원고 A의 공인중개사 자격취소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 J: 원고 A의 명의를 사용하여 실제 아파트 분양권 매매 중개행위를 한 공인중개사
• D: 원고 A의 아들로,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하고 매도하여 J에게 중개를 부탁한 사람
• 매도인 G과 매수인 I: 실제 아파트 분양권 매매 계약의 당사자들

분쟁 상황

원고 A는 자신의 아들 D가 명의자의 위장전입 등 부정한 방법으로 아파트 분양권을 취득하여 매도하는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상황에서, D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원고 A는 매도인과 매수인의 서명, 날인만 비워둔 채 분양권 매매 계약서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를 작성하고 자신의 공인중개사 사무소 명칭을 기재한 후 서명 및 날인을 해주었습니다. 실제 중개행위는 다른 공인중개사 J이 원고 A의 명의를 사용하여 진행했으며, 원고 A는 이 계약에 대한 부동산 거래신고까지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원고 A는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공인중개사 자격취소 처분을 받게 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인중개사 A가 타인 J에게 자신의 명의를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2. '중개업무'가 성립하려면 반복적이고 계속적인 행위가 요구되는지, 아니면 단 한 번의 중개행위라도 중개업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3. '자기의 성명을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게 하는 것' 자체에도 계속적인 의사가 필요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항소를 기각하며 서울특별시장(피고)의 공인중개사 자격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근거로 판단했습니다.

1. J이 원고의 성명을 사용하여 중개했는지 여부: 원고 A가 직접 매도인과 매수인의 서명, 날인만 남기고 계약서를 작성해주고 '㈜N'라는 자신의 사무소 명칭을 기재했으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도 작성하고 거래신고까지 한 점을 종합할 때, J이 원고의 성명을 사용하여 이 사건 계약을 중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J이 초과 보수 수령으로 약식명령을 받은 것은 누구의 성명을 사용했는지와 무관하게 공인중개사로서의 의무 위반이므로, 원고의 명의 사용 여부와 모순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2. J이 원고의 성명을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했는지 여부: '중개업무'는 사회생활면에서 하나의 지위로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를 의미하지만, 반복적이고 계속적으로 중개행위를 할 의사가 있었다면 단 한 번의 행위라도 '중개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공인중개사법 제7조 제1항의 문언상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을 사용하게 하는 것' 자체에는 계속성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원고 A가 단 한 번 명의를 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J이 계속적으로 중개행위를 할 의사로 그 명의를 사용했다면 이는 '중개업무'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법원은 원고 A가 아들 D의 반복적인 불법 분양권 매도 범행을 돕기 위해 명의를 사용하게 한 것으로 보아, 원고 A에게도 반복적으로 성명 사용을 허락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 A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성명을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게 한 행위를 인정하고, 이에 따른 공인중개사 자격취소 처분이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인중개사법 제7조 제1항 (자격증 대여 등의 금지)​

   • "공인중개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을 사용하여 중개업무를 하게 하거나 자기의 공인중개사자격증을 양도 또는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조항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자신의 이름이나 자격증을 타인에게 빌려주어 중개행위를 하도록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이는 공인중개사 제도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규정입니다.

2.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3호 (중개의 정의 및 '중개업무'의 해석)​

   • 공인중개사법 제2조 제3호는 '중개업'을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를 업으로 행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중개업무'의 의미에 대해 '사람의 사회생활면에서 하나의 지위로서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로 볼 수 있지만, 반복적이고 계속적으로 중개행위를 할 의사가 있었다면 단 한 번의 행위라도 '중개업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명의를 빌린 사람이 꾸준히 중개업을 할 의도를 가지고 한 번의 중개에 명의를 사용했다면,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행위도 '중개업무를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는 뜻입니다.

3. 공인중개사법 제32조 (중개보수 및 실비)​ 및 제33조 제1항 제3호 (금지행위)​

   •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개업공인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중개보수 및 실비의 한도를 규정합니다. 제33조 제1항 제3호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이 규정에 따른 보수 또는 실비를 초과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J이 법정 상한을 초과하여 중개보수를 받아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에 대해, J이 원고의 성명을 사용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개업공인중개사로서 법령상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이 사건의 명의 대여 판단과는 별개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4.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및 민사소송법 제420조

   • 이 조항들은 항소심 법원이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의 일부 내용을 수정한 것 외에는 대부분의 이유를 그대로 받아들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면 자신의 명의나 자격증을 타인에게 빌려주는 행위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지인의 부탁이라 할지라도 절대 명의나 자격증을 빌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 단 한 번의 명의 대여도 위험: 비록 한 번의 중개행위만을 위해 명의를 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명의를 빌려간 사람이 계속적으로 중개행위를 할 의사가 있었다면, 명의를 빌려준 행위도 '중개업무를 하게 한 것'으로 간주되어 자격취소와 같은 중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대여 의사의 계속성 불필요: 명의를 빌려주는 공인중개사에게 반복적으로 빌려줄 의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공인중개사법 위반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성명을 사용하게 하는 것' 자체에 계속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 불법행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 특히 타인의 불법적인 부동산 거래나 불법행위에 자신의 명의나 자격증이 이용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불법 행위에 연루될 경우, 명의를 빌려준 공인중개사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개업 공인중개사의 책임: 공인중개사는 법령이 정한 중개보수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명의를 빌려주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 중개행위를 하게 할 경우 중개보수 관련 위반 사항 발생 시에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