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합의 이후 해고 무효와 임금 청구 관련 판결

이 사건은 유치원 교원인 원고가 해임된 후 유치원 임용권자인 피고 B과 사직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피고 B의 재임용 거부 통보와 정직 처분이 부당하다며 무효확인과 미지급 임금, 그리고 명예훼손 및 징계권 남용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미 합의 사직으로 종료되었으므로, 이후의 정직 처분 및 재임용 거부 통보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와 급여 외 임금 청구는 '확인의 이익' 또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과 D이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총 7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임금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유치원 교원으로서 해임 후 사직 합의를 했으나 이후 재임용 거부 및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미지급 임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B: 유치원의 임용권자로서 원고를 해임하고 사직에 합의했으며, 이후 재임용 거부 통보와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한 원고에 대한 명예훼손 및 징계권 남용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 피고 D: 피고 B과 함께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여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 피고 주식회사 C: 유치원과 관련된 법인으로서 원고에게 임금을 연대하여 지급해야 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으나, 법원은 임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분쟁 상황

유치원 교원이었던 원고 A는 피고 B(유치원 임용권자)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후, 2020년 4월 22일 피고 B과 '원고가 2020년 4월 23일자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피고 B이 원고에게 2020년 5, 6월분 급여를 지급하고 사학연금을 납부하며, 양측이 해임과 급여에 대해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합의 이후에도 분쟁은 계속되었고, 피고 B은 2020년 11월 26일 원고에 대한 재임용을 거부하고, 2021년 1월 7일에는 원고에게 정직 3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한 피고 B과 D은 원고에 대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어, 2022년 2월 10일 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 B의 정직 처분 및 재임용 거부 통보가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 B과 주식회사 C에게 미지급 임금 및 명예훼손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5,000만 원, 피고 B에게 징계권 및 고소권 남용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2,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작성된 '사직 합의서'의 효력 유무입니다. 원고는 합의서가 피고 B의 기망에 의해 체결되었거나 조건 불이행으로 효력이 소멸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근로관계가 이미 합의 사직으로 종료된 상황에서 이루어진 재임용 거부 통보와 정직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가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사직 합의서에 포함된 '부제소 합의'가 피고 B에 대한 미지급 임금 청구에 효력을 미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유치원 운영 법인인 피고 주식회사 C이 임용 계약의 당사자가 아님에도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연대하여 지급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다섯째, 피고 B과 D의 명예훼손 행위 및 피고 B의 징계권, 고소권 남용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과 그에 따른 손해배상 인정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제1심 판결의 피고 B에 대한 부분 중 임금청구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 B에 대한 임금청구 부분의 소를 각하했습니다. 이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임금에 대한 '부제소 합의'가 유효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2. 원고가 청구한 2021. 1. 7.자 정직 3월 처분 및 2020. 11. 26.자 재임용 거부통보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이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가 2020. 4. 23. 합의에 따라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해당 처분들의 무효확인 판결을 받더라도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3.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임금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피고 C이 임용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4. 피고 B과 D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B, D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을 근거로 합니다.
5. 피고 B은 원고에게 징계권 및 고소권 남용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6. 원고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 B, D의 항소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미 합의에 따라 종료되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판단하여, 이후의 해고 관련 처분 무효 확인 청구와 급여 외 임금 청구를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이는 '확인의 이익'과 '부제소 합의'의 법리 적용에 따른 것입니다. 다만, 피고 B과 D의 명예훼손 행위와 피고 B의 징계권 및 고소권 남용으로 인한 원고의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은 근로관계 종료 방식, 합의서의 신중한 작성, 그리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확인의 소와 확인의 이익 (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허용됩니다.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근로계약상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다른 사유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어 근로자로서의 지위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봅니다. 단순히 사회적 명예 회복이나 재취업 기회 제한은 법령에 규정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실상의 불이익에 불과하여 확인의 이익으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미 합의 사직으로 종료되었으므로, 이후의 재임용 거부 통보나 정직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지위 회복이 불가능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부제소 합의의 효력 (대법원 1993. 5. 14. 선고 92다21760 판결,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참조):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합니다. 부제소 합의는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 효과를 발생시키므로, 합의 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며, 그 효력 범위가 불분명할 경우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 B은 사직 합의서에 해임과 급여에 대해 쌍방 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므로, 피고 B이 합의에서 약정한 급여 외의 나머지 임금에 대한 청구는 이 부제소 합의에 위배되어 부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구 사립학교법 제61조의2 제4항 (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조항은 각급 학교 교원의 임용권자가 비위와 관련하여 감사 또는 조사 중인 교원의 의원면직을 허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원이 징계 등을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 퇴직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입법 취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조항이 의원면직 허용 제한 대상 교원에 대해 임용권자가 수사기관 등의 확인을 거쳐 의원면직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 것이지, 이 조항에 반한 의원면직의 효력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의 규정은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즉, 교육청의 승인이 없더라도 의원면직의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4.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피고 B과 D은 형사재판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범죄 사실은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의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법원은 이들의 명예훼손 행위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음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관계 종료 시 합의서 작성의 중요성: 사직이나 해임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될 때 합의서를 작성한다면, 그 내용을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특히 '부제소 합의'와 같이 재판청구권을 포기하는 중대한 내용은 향후 법적 분쟁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합의서에 명시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2. '확인의 이익' 요건 고려: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는 과거의 해고나 징계 처분에 대해 무효확인을 구하는 '확인의 소'를 제기해도 법률상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인의 이익'은 현재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경우에만 인정되므로, 지위 회복이 불가능하다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합의 내용의 명확한 조건 명시: 합의의 효력이 특정 조건의 이행 여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조건을 합의서에 명확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구두 약속이나 당사자 중 한 명의 기대만으로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법인과 개인의 책임 분리: 임금 등 근로계약과 관련된 책임은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의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유치원 운영 법인과 같이 직접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해당 법인이 연대 보증을 했거나 명시적으로 책임 지기로 약정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
5. 불법행위와 손해배상: 명예훼손과 같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