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제보자에 대한 부당한 조치 결정 사건

한국마사회 직원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 조작 의혹을 언론에 제보한 후, 마사회로부터 내부 문건 유출 및 감사 방해를 이유로 징계의결 요구와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직원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분보장 조치를 신청했고, 권익위는 해당 처분이 부패행위 신고에 따른 불이익 조치라며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마사회는 이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직원의 행위를 부패행위 신고로 인정하고 마사회의 처분이 불이익 조치에 해당하며, 신고와 불이익 사이에 인과관계가 추정된다고 보아 국민권익위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한국마사회(A)와 그 회장(B): 공공기관으로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대응 업무를 수행하며, 직원 C에 대한 징계의결요구 및 직위해제 처분을 내린 당사자들
• 국민권익위원회: 부패행위 신고를 받고 신고자 신분보장 등 조치 결정을 내린 주체
• C: 한국마사회 직원으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의혹을 언론에 제보하고,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분보장 조치를 신청한 내부고발자

분쟁 상황

한국마사회는 정부 주관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PCSI) 대응 업무를 수행하며, 4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19년 4월, 언론은 마사회가 우호 고객을 동원하는 등 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마사회 직원 C는 이 의혹의 근거가 된 내부 문건 2건을 자신이 언론에 유출했음을 마사회 감사실에 자진하여 밝혔습니다. 이후 마사회는 C가 내부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감사에 불응하여 감사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C는 2020년 2월 국민권익위원회에 마사회의 부패 행위를 신고하고 자신에게 가해진 징계의결 요구와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한 불이익 조치라며 신분 보장을 요청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0년 6월 C의 주장을 받아들여 마사회에 해당 처분 취소 및 삭감된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마사회는 이 결정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마사회의 청구를 인용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이를 뒤집고 국민권익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마사회가 C를 고소한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불기소 결정을 내렸으며, 감사원 역시 마사회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사실과 C에 대한 징계 절차의 불공정성을 지적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직원 C의 행위가 구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부패행위 신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한국마사회의 C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 및 직위해제 처분이 구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신분상 불이익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위 불이익처분이 C의 부패행위 신고를 이유로 한 것인지 여부(인과관계 추정 번복 여부).
4.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분보장 등 조치 결정의 근거 법령 적용이 적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한국마사회와 그 회장)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분보장 등 조치 결정'이 적법하다는 최종 판단입니다.

결론

법원은 직원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의혹 제보 행위를 구 부패방지권익위법상 '부패행위 신고'로 인정했습니다. 비록 직원이 언론에 먼저 제보하고 내부 감사에서 모든 자료를 제출하거나 질문에 완벽하게 응하지 않았지만, 법원은 신고 활성화라는 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공익적 의도와 진실 규명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 있었다면 신고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마사회가 직원에게 내린 징계의결 요구와 직위해제 처분은 직무 박탈 및 임금 삭감 등의 불이익을 수반하므로 '신분상 불이익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법원은 부패행위 신고와 불이익 처분 사이에 인과관계가 추정된다는 법리에 따라, 마사회가 '신고와 무관하게 규정 위반만으로도 불이익 처분을 내렸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마사회의 처분은 부패행위 신고에 따른 보복성 조치에 해당하며, 국민권익위원회의 신분보장 조치 결정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구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구 부패방지권익위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1. 부패행위 신고의 인정 범위: 법률상 부패행위 신고는 '신고자의 인적사항과 신고취지 및 이유를 기재한 기명의 문서'로 해야 하며, '신고대상과 부패행위의 증거 등'을 제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구 부패방지권익위법 제58조).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부패행위 신고 제도의 취지가 부패행위 신고를 활성화하고 신고자를 보호하는 데 있음을 강조하며, 신고의 방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하여 제도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비록 기명의 문서 형태로 처음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직원이 자발적으로 내부 감사를 통해 부패 의혹을 알리고 관련 정보를 제공한 행위는 부패행위 신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신고자가 소속된 공공기관에 부패행위를 신고하는 경우에는 법 제58조의 신고 방법 규정을 반드시 충족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구 부패방지권익위법 제67조).
2. 신분상 불이익처분의 범위: 법은 부패행위 신고를 한 이유로 '징계조치 등 어떠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구 부패방지권익위법 제62조 제1항). 법원은 직위해제 처분의 경우, 직무가 박탈되고 출근 의무가 없으며 직위해제 기간 중 임금이 삭감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명백한 신분상 불이익 처분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징계의결 요구 역시 징계 처분을 전제로 한 조치로서 대상자의 신분을 상당히 불안정하게 만들므로 신분상 불이익의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3. 신고와 불이익처분 간 인과관계의 추정: 법은 신고자가 부패행위를 신고한 뒤 신분상 불이익을 당한 경우에는 해당 신고와 관련하여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구 부패방지권익위법 제63조). 이는 신고자 보호를 강화하고 부패행위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고용주가 이 추정을 번복하려면 '부패행위 신고와 관련된 경위 자체가 없었더라도 불이익처분이 내려졌을 것임'이 충분하고도 명백한 증거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내부 문건 유출이 공익적 제보 목적이었고, 감사 방해 행위도 자기부죄거부특권에 근거하거나 다른 직원의 명예 훼손을 염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마사회가 이 추정을 번복할 만한 명백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신고자의 공익적 행위보다 규정 위반 행위 자체만을 이유로 중징계에 이를 정도의 불이익 처분을 내렸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참고 사항

1. 공익 제보의 범위와 보호: 내부 고발이나 언론 제보 등 공익적 성격을 띠는 정보 제공 행위는 비록 법에 명시된 신고 절차와 형식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더라도, 부패 방지 및 신고자 보호라는 법의 취지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패행위를 알리고 개선하려는 공익적 의도와 최소한의 정보 제공입니다.
2. 내부 문건 유출과 징계: 내부 문건 유출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규정 위반으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출된 문건의 내용이 경영상·영업상 비밀이 아니며, 유출 목적이 부패 행위를 알리고 시정하기 위한 공익적인 것이었다면, 그 자체만으로 중대한 징계의 사유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제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고 공익 증진에 기여했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3. 감사 불응의 판단: 내부 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모든 질문에 상세히 답하지 않거나 일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것이 항상 '감사 방해'로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자신의 죄를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권리(자기부죄거부특권)에 근거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필요한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다면, 그 합리적인 이유를 고려하여 판단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진실 규명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려는 의지입니다.
4. 직위해제 및 징계의 불이익성: 직위해제는 단순히 대기 발령이 아니라 직무를 박탈하고 급여를 삭감하는 등 직원의 신분과 근무 조건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주는 처분입니다. 설령 나중에 징계가 확정되지 않아 삭감된 급여가 소급 지급될 수 있다 하더라도, 처분 당시에는 명백한 불이익으로 간주됩니다. 징계 의결 요구 또한 직원의 신분상 불안정성을 초래하므로 불이익 처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5. 신고 후 불이익 처분의 인과관계: 부패행위 신고 후 곧이어 직위해제나 징계 등의 불이익 처분이 발생했다면, 신고로 인해 그러한 처분을 받았다고 추정됩니다. 고용주가 이러한 추정을 뒤집으려면, 신고와 관계없이 다른 명백하고 정당한 사유로 처분을 내렸다는 점을 강력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이 입증 책임은 고용주에게 매우 무겁게 부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