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차 계약 연장 불발 후 건물 인도 및 보증금 반환 다툼

이 사건은 임대인 A가 임차인 B 주식회사를 상대로 건물 무단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임차인 B는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임대인 A는 임대차 계약이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임차인 B가 건물을 무단 점유했다고 주장하며 위약금,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관련 손해, 시설물 손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습니다. 반면 임차인 B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차가 갱신되었거나, 설령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으므로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하여 건물을 적법하게 점유한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법원은 임대차 계약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만, 계약 기간 연장에 대한 최종 합의나 법정 갱신은 인정되지 않아 임대차 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임차인의 건물 인도의무와 임대차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고, 임차인의 점유는 불법 점유가 아니며 동시이행항변권 행사도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임대인의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되었고,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1억 8,700만 원 반환 청구가 인용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원고, 반소피고, 항소인): 건물의 임대인
• 주식회사 B (피고, 반소원고, 피항소인): 건물의 임차인

분쟁 상황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은 월 차임 850만 원(부가세 별도)에 6개월 기간(2018. 3. 22. ~ 2018. 9. 21.)으로 체결되었습니다. 계약 만료 2개월 전부터 임대인 A와 임차인 B는 계약 연장을 협의했고, 임대인 A는 2018. 9. 13. 월 차임 900만 원으로 7개월 연장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보냈으나 임차인 B는 서명·날인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임대인 A는 2018. 9. 17. 제3자와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후, 2018. 9. 18. 임차인 B에게 합의서에 서명·날인이 되지 않아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임대인 A는 임차인 B에게 건물 인도를 요구하며 2018. 11. 10.까지 인도하면 2018. 12. 30.까지 보증금을 반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임차인 B는 보증금 반환 시기가 너무 늦다며 거절했습니다. 임대인 A는 2018. 10. 18.과 10. 19. 여러 차례 건물 즉시 인도를 요구했고, 임차인 B는 2018. 10. 29. 임대차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거나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 불이행으로 동시이행항변권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차인 B는 2019. 3. 14.에야 건물을 인도했고, 그동안 매달 기존 차임 85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에 임대인 A는 임차인 B의 무단 점유로 인한 위약금 및 신규 임대차계약 관련 손해, 시설물 손괴 비용 등 총 271,757,166원을 청구하였고, 임차인 B는 임대차보증금 1억 8,70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이 사건 임대차 계약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지 여부
2.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임대차 계약 기간 연장에 대한 최종 합의가 있었는지 또는 계약이 갱신되었는지 여부
3.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차인 B의 건물 점유가 무단 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4. 임대인 A가 임대차보증금 반환의 적법한 이행 제공을 하였는지 여부 및 임차인 B의 동시이행항변권 행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5. 임대인 A가 주장하는 손해배상 청구(위약금, 신규 임대차계약 관련 손해, 시설물 손괴에 따른 손해)의 타당성
6. 임차인 B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의 타당성

법원의 판단

1. 원고(임대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임대인)가 부담한다.
3. 피고(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1억 8,700만 원 반환 청구를 인용한다.
4. 원고(임대인)의 본소 청구(손해배상 등)를 모두 기각한다.

결론

재판부는 임대인 A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상가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더라도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이행 제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임차인이 건물을 계속 점유하는 것이 불법 점유가 아니며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도 없다는 법원 판단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임대인 A는 임차인 B에게 1억 8,700만 원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며, A가 주장한 각종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6조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 이 법은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합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계약 기간의 길고 짧음, 임대차 목적과 임차물의 종류·구조·설비, 차임 액수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기간 연장을 염두에 둔 협의가 있었고 계약서에 일시사용 명시가 없었던 점을 들어 이 사건 임대차를 일시사용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2. 민법 제536조 (동시이행의 항변권):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면 임차인의 건물 반환 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는 서로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관계(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건물을 인도하지 않아도 됩니다.
3. 대법원 판례 (동시이행항변권과 불법 점유):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 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한 이행 제공을 하지 않은 이상, 임대차 계약 종료 후에 임차인이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더라도 그 점유를 불법 점유라고 할 수 없고, 임차인은 이에 대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다6497 판결 등).
4.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 일반적으로 동시이행 관계에서 항변권을 행사하는 자의 상대방이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거나 이행이 어려운 반면 항변권자가 얻는 이득이 크지 않아 주로 자기 채무의 이행 회피 수단으로 보이는 경우, 그 항변권 행사는 권리남용으로서 배척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2. 4. 28. 선고 91다29972 판결 등).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임대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경과 보증금 반환 시기 제안의 부당함 등을 고려하여 임차인의 항변권 행사가 권리남용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5. 가집행으로 인한 변제의 효력: 가집행에 의해 지급받은 금액의 효력은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상소심에서 가집행 선고나 본안판결이 취소되는 것을 해제조건으로 발생합니다. 따라서 항소심 법원은 가집행으로 인한 변제를 참작하지 않고 청구의 당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다26175, 26182 판결 등).

참고 사항

1. 상가 임대차 계약 시 '일시 사용' 목적이 명확한 경우 외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어 임차인의 권리(계약갱신 요구권 등)가 보호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2. 계약 연장 협의는 반드시 서면으로 명확히 하고, 당사자 모두의 서명이나 날인이 이루어져야 최종적인 합의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자 메시지나 구두 협의는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인은 건물을 인도받기 전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에 대한 실제적인 이행 준비를 완료하고 이를 임차인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통지만으로는 적법한 '이행 제공'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임대차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의 건물 인도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임대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는다면 임차인은 건물을 계속 점유할 정당한 권한이 있고, 이 경우 불법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5. 임대인은 임차인의 동시이행항변권 행사가 권리남용임을 주장하려면, 임차인의 행사가 오로지 자기 채무 회피를 위한 수단이며 얻는 이득이 거의 없다는 점을 명백히 증명해야 합니다.
6. 재판 중 가집행에 의해 보증금 등이 일부 반환되었더라도, 상소심에서는 이를 확정적인 변제로 보지 않고 사건의 본질적인 법률 관계를 다시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