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신축 자금난 속 특정 채권자에게 설정된 근저당권 취소 사건

건물 신축 공사를 하던 I, J이 자금난에 빠져 채무 초과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에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이후 해당 부동산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었고, 원고 A, B은 이 근저당권 설정이 다른 일반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취소와 배당표 경정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I, J의 근저당권 설정 행위를 사해행위로 인정하여 일부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취소하고, 그에 따라 경매 배당표를 경정하여 원고 A, B에게 배당될 금액을 늘리고 피고들의 배당액을 줄였습니다. 한편, 원고 C의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I와 J의 다른 채권자들로서,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이 자신들의 채권을 침해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입니다.
• 원고 C: I와 J의 채권자이나, 소송 과정에서 추가 증거 부족 등으로 인해 항소가 기각된 사람입니다.
• 피고 D, E, F, G, H: I와 J이 자금난에 처했을 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채권자들입니다. 이들은 근저당권 설정을 통해 경매 배당에서 우선권을 주장했습니다.
• I, J: 건물의 공동 건축주이자 채무자들로, 신축 공사 중 자금난으로 인해 채무 초과 상태에 빠지자 피고들에게 부동산 담보를 제공한 사람들입니다.

분쟁 상황

I와 J은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직면하여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2015년 11월 25일, 이들은 이미 채무 초과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들로부터 5억 원을 빌리면서 자신들 소유 부동산에 거액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습니다. 이후 해당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 절차가 진행되었고, 배당 과정에서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던 피고들이 우선적으로 많은 금액을 배당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I와 J의 다른 채권자들인 원고 A, B은 피고들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자신들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취소와 배당표 경정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원고 C도 유사한 취지로 청구했으나, 본인 명의의 가처분 해제 신청서 위조 주장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I와 J이 채무 초과 상태에서 피고들에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들이 이 근저당권 설정이 사업 계속을 위한 불가피한 자금 융통 목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사해행위로 인정될 경우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취소 범위와 그에 따른 경매 배당표의 경정 방법이 적절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판결 중 원고 A, B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I와 J이 피고 D, E, F, G, H에게 2015년 11월 25일 체결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특정 금액 범위 내에서 취소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 D, E의 계약은 각 157,224,534원, 피고 F의 계약은 104,816,356원, 피고 G, H의 계약은 각 52,408,177원의 범위 내에서 취소되었습니다. 또한, 춘천지방법원 부동산강제경매 사건의 2017년 5월 8일자 배당표를 경정했습니다. 피고 D, E에 대한 각 배당액 198,184,931원을 각 40,960,397원으로, 피고 F에 대한 배당액 132,123,287원을 27,306,931원으로, 피고 G, H에 대한 각 배당액 66,061,643원을 각 13,653,466원으로 변경했습니다. 동시에 원고 A에 대한 배당액 22,050,144원을 494,419,028원으로, 원고 B에 대한 배당액 52,266,633원을 103,979,527원으로 각 경정했습니다. 원고 A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원고 B의 피고 D, E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원고 C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항소도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I와 J이 근저당권 설정 계약 체결 당시 채무 초과 상태에 있었고, 피고들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자금난 속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자금을 차용하여 기존 공사 대금을 변제한 것이 대부분이었으므로 사업의 연속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없다고 보아 사해행위로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이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했다는 주장(선의 항변)은 증거가 없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와 배당표 경정은 원고 A, B의 채권 금액과 취소되는 근저당권의 효력이 미치는 부동산 부분의 감정평가액 비율을 고려하여 공정하게 안분 계산되었습니다. 원고 C의 주장은 인감도장 위조 주장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여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민법 제358조 (저당권의 효력의 범위)​: 저당권의 효력은 저당 부동산에 부합된 물건과 종물에 미칩니다. 이 원칙에 따라 경매 배당액을 산정할 때, 저당 부동산뿐만 아니라 이에 부합된 물건(예: 건물에 설치된 특정 시설물)과 종물(예: 주유소의 주유기)의 감정평가액도 포함하여 계산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2. 사해행위 취소 관련 법리: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채권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부족하게 만드는 '사해행위'에 해당합니다. 다만, 자금난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운 채무자가 신규 자금을 융통하여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이 채무 변제력을 갖추게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부득이하게 담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50015 판결 등 참조)
3. 사해행위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는 경우, 이미 경매 절차가 진행되어 소유권이 타인에게 넘어갔고 근저당권 등기가 말소되었다면 원물(부동산)을 돌려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럴 때는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원상회복을 명합니다. 이미 배당이 완료되어 수익자가 배당금을 받은 경우 수익자가 배당금을 반환하도록 하고, 배당표가 확정되었으나 채권자의 가처분으로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면 배당금 지급 채권의 양도와 통지를 명합니다. 채권자가 배당 기일에 출석하여 수익자의 배당 부분에 이의를 제기했다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과 함께 배당이의 소송을 제기하여 그 채권자가 만족을 받지 못한 한도 내에서만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취소하고 수익자의 배당액을 삭제하여 해당 채권자의 배당액으로 경정해야 합니다.
4. 수인의 채권자에 대한 배당액 경정: 여러 채권자가 동일한 사해행위에 대해 근저당권 설정 계약 취소와 배당이의 소송을 제기한 경우, 삭제된 수익자의 배당액은 배당표 작성일 기준으로 산정된 해당 채권자들의 채권 금액에 따라 안분하여(비율에 따라 나누어) 배당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채무자의 담보 설정 행위 유의: 채무자가 이미 빚이 재산보다 많은 '채무 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부동산 담보를 제공하는 것은 다른 채권자들에게는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담보 설정 계약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2. '사업 계속을 위한 자금 융통' 주장의 입증 책임: 채무자가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담보를 제공하고 돈을 빌렸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기존 채무를 갚는 데 돈을 쓴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을 재건하고 채무 변제력을 갖추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었음을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대부분 기존 공사 대금 변제에 사용되어 이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 경매 배당에 대한 이의: 경매 절차에서 배당표가 작성되었을 때, 자신이 받아야 할 금액이 부당하게 적다고 생각되면, 배당 기일에 이의를 제기하고 '배당이의 소송'을 제기하여 배당표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사해행위 취소 소송과 함께 배당이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4. 근저당권자의 '선의' 주장: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행위가 사해행위인 줄 몰랐다'(선의)고 주장하더라도, 그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충분한 증거가 없다면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공동 건축주와 조합 재산: 두 명 이상이 공동 건축주라고 해서 반드시 그 부동산이 '조합 재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합 재산으로 인정되려면 공동 사업을 경영하기로 하는 명확한 약정이나 관련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공동으로 건물을 지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조합 채권자가 아닌 일반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의 피보전채권자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