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주식 증여 후 법인에 되팔아 소득세 피하려다 종합소득세 부과받은 사건

주식회사 대표이사인 원고는 배우자에게 보유 주식을 증여한 뒤 배우자가 그 주식을 다시 법인에 양도하고 법인은 해당 주식을 소각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원고는 이 과정에서 배우자 증여 공제를 활용하고 양도소득세를 회피하려 했으나, 세무서는 이 모든 행위가 원고의 종합소득세 회피를 위한 가장된 거래로 보고 원고에게 종합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세무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보유 주식 1,500주를 배우자 C에게 증여하고, 이후 배우자가 법인에 양도한 주식 대금을 지급받아 사용한 인물입니다.
• 주식회사 B: 1997년에 설립된 전기부품도매업 법인으로, 원고 A가 대표이사로 있습니다. 원고의 배우자 C로부터 주식 1,500주를 5억 6,473만 6,500원에 양수하여 소각했습니다.
• 배우자 C: 원고 A로부터 주식 1,500주를 증여받아 주식회사 B에 양도한 인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배우자 공제를 적용하여 증여세를 신고했습니다.
• 피고 동래세무서장: 원고의 주식 증여 및 양도, 소각 일련의 행위를 조세회피 목적으로 보아 원고에게 종합소득세 2억 2,442만 6,600원을 부과한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B의 주식 1,500주를 배우자 C에게 1주당 37만 6,491원에 증여했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B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배우자 C로부터 이 주식 1,500주를 동일한 가격인 5억 6,473만 6,500원에 양수하고 소각했습니다. 배우자 C는 증여받은 주식에 대해 배우자 공제 6억 원을 적용하여 증여세를 신고했습니다. 원고는 배우자 C로부터 양도대금을 이체받으면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동래세무서장은 이 모든 과정이 원고가 주식을 직접 법인에 양도할 경우 발생할 종합소득세를 피하기 위한 행위로 보고,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의제배당 소득의 귀속자를 원고로 판단하여 2019년 귀속 종합소득세 2억 2,442만 6,600원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주식의 증여, 양도, 소각의 일련의 행위가 원고의 종합소득세 회피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지 여부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의제배당 소득의 귀속자를 원고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동래세무서장의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식 증여, 양도, 소각의 일련의 행위가 처음부터 원고의 조세회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그 실질은 원고가 주식회사를 통해 이익잉여금을 배당받는 것과 동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종합소득세 부과처분은 국세기본법상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의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국세기본법 제14조 (실질과세의 원칙)​:

   • 제3항: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가지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조세(租稅)를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 국세 관계 법률을 적용한다.' 이 조항은 납세의무자가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여러 단계를 거치거나 제3자를 개입시키는 등 비합리적인 거래 형식을 취한 경우, 세무당국이 그 형식이나 외관이 아닌 실제 경제적 실질에 따라 세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주식 증여, 양도, 소각의 일련의 행위가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법인에 직접 주식을 양도하여 의제배당소득을 얻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 이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2.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1호 (의제배당)​:

   • '법인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소각하거나 자본을 감소시키는 경우 주주등이 취득하는 금전등의 가액 또는 주식등의 액면가액의 합계액이 해당 주식등을 취득하기 위하여 소요된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을 배당으로 본다.' 이 조항은 법인이 자기 주식을 소각할 때 주주가 받게 되는 금액이 해당 주식을 취득하는 데 든 비용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을 '배당'으로 간주하여 소득세를 부과하도록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의 배우자 C가 주식을 증여받아 법인에 양도하고 법인이 이를 소각했으나,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의제배당 소득의 귀속자를 원고로 보아 원고에게 종합소득세가 부과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세금을 줄일 목적으로 복잡한 거래 단계를 거치는 경우, 국세기본법의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세무당국이 해당 거래의 실제 내용과 목적을 파악하여 세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다음 요소들을 고려하여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1.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는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됩니다.
2. 거래 금액의 일치: 증여재산 가액과 법인이 주식을 양수한 금액이 동일하다는 점은 조세회피를 위한 계획된 거래로 볼 수 있습니다.
3. 세금 회피 여부: 주식 양도소득이나 배당소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거나, 의제배당에 따른 통상적인 소득세율 적용을 회피한 정황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4. 자금의 최종 귀속: 배우자를 거쳐 주식 양도대금이 결국 원고에게 흘러 들어가 가지급금 상환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점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5. 사업상 필요성 부족: '경영상 필요 및 주가 안정'과 같은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주주 구성상 주가 안정의 필요성이 낮은 경우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6. 단기간 내 일련의 거래: 증여, 양도, 소각이 불과 몇 개월 이내에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전체를 하나의 거래로 보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7. 손실 및 위험 부담 가능성: 거래 형식을 취하면서 발생하는 손실이나 위험 부담이 거의 없는 경우 조세회피 목적이 강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합법적인 절차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이 오로지 세금 회피에 있다면 실제 경제적 효과에 따라 세금이 부과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