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자의 줄어든 근무시간과 최저임금 미달 여부 다툼 사건

이 사건은 택시 운전 근로자들이 과거 단체협약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된 것이 무효이며, 이로 인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았으므로 미지급된 임금과 각종 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해달라고 택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인 택시 운전 근로자들은 택시 회사가 최저임금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특례 조항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피고 회사에 소속되어 운전 업무에 종사했던 택시 운전 근로자들입니다.
• 피고 (C 주식회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회사이자 원고들의 고용주입니다.
• D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E노동조합): 원고들이 가입된 노동조합으로, 피고 회사와 임금협정을 체결했습니다.
• F조합: 피고 회사가 가입된 사업자 단체로, E노동조합과 임금협정을 체결했습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택시 운전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근무했던 택시 회사를 상대로, 임금협정을 통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이 사실상 최저임금법상의 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불법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및 관련 수당의 지급을 청구함으로써 발생한 분쟁입니다. 특히 일반택시운송사업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임금 특례 조항이 발효된 시점을 전후하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의 합의가 유효한지에 대한 법적 다툼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2008년 이후 체결된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즉, 택시 운전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형식적으로 줄여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려 한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2008년 이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해당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2005년부터 2019년까지 14년 동안 부산 지역 택시 산업에는 부제 변경, 콜 서비스 도입, 택시 요금 인상, 복합 1차제 도입,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호출 등 근로시간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2. 이러한 변화를 고려할 때,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실제 운행 시간은 감소했을 가능성이 커 보였습니다.
3. 2008년도 임금협정의 비교 대상 임금(고정급)을 2005년도 임금협정상의 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시급으로 환산하더라도, 2009년도 및 2012년도 최저시급을 상회하여 최저임금 미달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4. 2013년과 2018년 임금협정 부칙에서는 노사가 상생을 위해 기준운송수입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고, 이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합의로 보였습니다.
5. 택시 운전 근로자의 업무 특성상 사업장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 운행 여부 및 시간을 결정하므로, 실근로시간 파악이 어렵기에 노사 합의로 통상 필요한 시간을 정할 필요가 있었던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6.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기준운송수입금 증액을 원치 않았던 택시 운전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도 인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은 일반택시운송사업의 운전 근로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특례가 있습니다.
2.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이 사건 특례조항)​: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택시 운전 근로자의 초과운송수입금(사납금을 초과하여 운전자가 갖는 수입)은 최저임금 산정에서 제외된다는 의미입니다.
3.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2 (현행 제5조의3, 이 사건 시행령 조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며, 소정근로시간 외의 임금이나 생활 보조 및 복리후생을 위한 임금은 산입하지 않는다고 구체화합니다. 즉, 기본급 등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이 최저임금 산정의 대상이 됩니다.
4.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을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으로 정의합니다.
5.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2항: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기준근로시간을 규정합니다.
6.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 규정입니다.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노사 서면 합의로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택시 운전 근로자의 근로시간 산정의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7. 탈법행위론: 강행법규의 직접적인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법률 행위의 형식을 빌린 경우, 그 실질이 강행법규가 금지하는 바를 목적으로 한다면 무효로 본다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 조항의 적용 회피를 위한 탈법 행위인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참고 사항

1.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을 때, 이 합의가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를 잠탈하기 위한 무효인 합의라고 주장하려면,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은 변함이 없었음을 명확히 증명해야 합니다.
2. 택시 산업의 특성상 운행 기록 장치 등만으로는 정확한 실근로시간 파악이 어려우므로, 실제 변화가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해당 기간 동안 산업 전반의 변화(기술 발전, 규제 변경, 요금 인상, 호출 서비스 도입 등)가 근로자의 실제 근무 방식이나 소득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4. 소정근로시간 단축 후에도 고정급(생산고에 따른 임금 제외)이 최저임금을 초과했는지 여부는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5. 노사 간 합의가 특정 강행법규 적용 회피만을 목적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근로자에게도 다른 방식으로 이익이 되는 상생의 목적이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