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 엔진 수리 후 판매된 차량의 손해배상 요구 사건

원고는 피고가 자신의 트랙터 엔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실과 기망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수리비, 휴업손해, 차량 시세 감손액 등 총 44,934,855원을 청구하였습니다. 추가적으로 도급계약 해제 및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의 정비 과실이나 기망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기한 청구는 차량 인도일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MAN 트랙터의 지입차주로, 엔진 수리 후 발생한 문제로 인해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람입니다.
• 피고 B: 관할 관청에 등록 없이 'E'라는 상호로 기관 제작 및 기계 엔지니어링업을 영위하며 원고 차량의 엔진 수리를 맡았던 사람입니다.
• F: 원고가 처음 트랙터를 입고했던 정비업체로, 피고에게 수리를 맡겼습니다.
• I: 피고의 소개로 원고로부터 트랙터를 12,000,000원에 매수하여 폐차 또는 부품 판매를 계획했던 사람입니다.
• H: I가 매수한 트랙터를 점검하기 위해 입고했던 1급 종합정비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자신의 MAN 트랙터 엔진 고장으로 F 정비업체에 차량을 입고시켰고, F는 엔진 수리 전문업체인 피고에게 수리를 맡겼습니다. 피고는 2018년 11월 8일 엔진 캠 샤프트 교체 등 수리를 마친 후 원고와 시운전을 했으나 차량 뒷부분에서 백연이 발생했습니다. 피고는 백연 현상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고, 원고는 차량을 운행하여 차고지로 이동했습니다. 다음 날 다시 차량에 백연이 발생하자 원고는 피고에게 통지했고, 추가 수리 없이 재차 시운전을 했습니다. 이후 2018년 11월 9일 원고는 차량 엔진 부분 전선이 소손된 것을 확인하고 피고와 함께 복구 작업을 했습니다. 피고는 폐차를 고민하던 원고에게 차량 인수자 I을 소개해 주었고, 원고는 2018년 11월 12일 I에게 트랙터를 12,000,000원에 매도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수리비로 13,931,400원을 지급했습니다. I은 차량을 인수한 후 점검을 하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2018년 11월 말경 1급 정비업체 H에 차량을 맡겼고, H는 엔진 캠 샤프트 캠축 볼트 여섯 개가 미결합되어 시동 불능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정비 잘못과 기망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무등록 자동차정비업자로서 트랙터 엔진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캠축 볼트 미결합 등 정비 과실이 있었는지, 이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가 수리 능력을 과장하고 자신의 정비 잘못을 숨기기 위해 원고를 기망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가 주장한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따른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가 민법상 정해진 제척기간(1년) 내에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며 원고의 항소와 추가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1.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기존 청구)에 대한 판단:

• 피고가 무등록 정비업자라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것이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의 정비 과실(캠축 볼트 미결합)에 대해서는, H업체의 진단 내용이 존재하지만, 피고가 수리 후 원고 입회 하에 여러 차례 시운전을 했을 때 차량이 작동했고, I에게 차량이 인도된 후 I가 자체 점검을 하거나 상당 기간이 지난 후에야 H업체에 맡겨졌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H업체가 지적한 하자가 반드시 피고의 수리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즉, 피고의 정비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고의 기망 주장에 대해서도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기한 청구(선택적 추가 청구)에 대한 판단:

• 설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수리 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하고 하자가 존재하더라도, 민법 제670조 제1항에 따라 도급인의 담보책임에 기한 권리(해제, 손해배상 청구)는 목적물 인도일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는 제척기간이 적용됩니다.
• 원고는 늦어도 2018년 11월 12일 차량을 I에게 매도하며 피고로부터 차량을 인도받았으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기한 청구는 그로부터 1년이 훨씬 지난 2021년 7월 19일에야 법원에 제출된 준비서면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청구권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이 부분 청구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피고의 정비 과실이나 기망 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추가적으로 제기한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따른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는 법정 제척기간을 넘겨 제기되었으므로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국 원고의 모든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667조 제2항 (수급인의 담보책임 - 손해배상 청구권): 도급계약에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정비 하자로 인해 차량 가치가 하락하고 수리비 등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민법 제668조 (수급인의 담보책임 - 계약 해제권): 완성된 목적물의 하자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도급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정비 불량으로 인해 차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다며 이 조항에 따라 도급계약 해제 및 원상회복을 주장했습니다.

• 민법 제670조 제1항 (담보책임 존속기간 - 제척기간): 위 민법 제667조와 제668조에 따른 수급인의 담보책임은 목적물의 인도를 받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 1년의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이 기간이 지나면 해당 권리는 소멸하게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고가 차량을 인도받은 날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에 담보책임에 기한 청구를 했으므로 제척기간이 도과하여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척기간은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 없이도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할 수 있는 사항입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식 등록된 업체 이용: 자동차 정비업은 법률상 등록이 필요한 업종입니다. 무등록 업체에서 정비를 받을 경우 법적인 보호나 책임 추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식 등록된 전문 업체에 수리를 맡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 수리 전후 차량 상태 명확한 기록: 수리 전 차량의 고장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수리 완료 후에는 정비 내역을 상세히 확인하며 가능하면 사진이나 영상으로 차량 상태를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운전 시에도 이상 유무를 꼼꼼히 확인하고 기록해두어야 합니다.
• 정비 내역서 및 영수증 보관: 수리 받은 내역과 비용이 명시된 정비 내역서 및 영수증은 향후 문제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반드시 보관해야 합니다. 수리된 부품의 보증 기간 등도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법정 권리 행사 기간 인지: 수급인의 하자 담보 책임에 기한 권리(손해배상, 계약 해제 등)는 민법 제670조 제1항에 따라 목적물 인도일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하는 '제척기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므로, 하자를 발견한 즉시 또는 차량 인도일로부터 빠른 시일 내에 권리 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방법 모두를 포함합니다.
• 분쟁 중 차량 처분 신중: 정비 불량으로 인한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차량을 처분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차량의 상태가 분쟁의 핵심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처분 전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