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생활협동조합 설립인가 취소 관련 분쟁

B조합(원고)이 부산광역시장(피고)으로부터 받은 설립인가 취소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부산광역시장은 B조합이 거짓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사업을 1년 이상 정지했고,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인가 취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B조합이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사업을 정지했다는 처분 사유는 인정했지만, 의료법 위반 사유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인정된 처분 사유만으로도 설립인가 취소 처분은 적법하며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B조합 (원고): 보건·의료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으로, 부산광역시장의 설립인가 취소 처분을 다투는 주체입니다.
• 부산광역시장 (피고): B조합에 대한 설립인가 취소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C (원고보조참가인, 전 B조합 이사장): B조합 설립 당시 허위 조합원 명부 및 출자금 납입증명서 작성 등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는 데 관여하여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이사장으로서 임원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 F (B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자): B조합의 이사 중 연장자로, 이사장 직무대행자로서 본 소송의 적법한 대표 권한을 가졌습니다.
• J (전 B조합 이사장): B조합의 실체가 결여된 채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여 의료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B조합은 보건·의료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으로 2007년 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2017년 부산광역시장은 B조합이 거짓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사업을 정지했고,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네 가지 이유로 설립인가를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B조합은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B조합의 전 이사장 C와 J는 조합 설립 및 운영 과정에서 부정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은 바 있습니다. B조합은 설립인가 취소 처분 과정의 절차 위반, 처분 사유 부존재, 그리고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소송을 제기한 B조합의 대표자에게 적법한 대표권이 있었는지 여부
2. 피고가 설립인가 취소 처분 전 B조합에 사전 통지 및 청문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는지 여부
3. B조합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았는지 여부
4. B조합이 행정기관의 시정명령을 받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았는지 여부
5. B조합이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계속 사업을 정지했는지 여부
6. B조합이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에 해당하는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
7. 피고의 설립인가 취소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B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자 F이 소송 행위를 추인하여 대표권 흠결이 치유되었으므로 소송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사전 통지 및 청문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다고 보았습니다. 처분 사유 중에서는 B조합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았고,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1년 이상 사업을 정지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B조합이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에 해당하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유는 당시 법령 미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인정된 처분 사유만으로도 설립인가 취소 처분은 적법하고, 공익적 필요성이 당사자의 불이익보다 커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B조합에 대한 설립인가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고 인정되었으며, B조합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생협법) 제82조 제1항 제1호: 조합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경우 시·도지사가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이란 설립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허위, 기만, 은폐 등 사회통념상 부정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통해 인가를 받은 경우를 의미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B조합이 창립총회 참석자 명부와 출자금 납입증명서를 허위로 작성·제출하여 설립 동의자 요건을 가장한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2. 생협법 제82조 제1항 제3호 및 제81조 제5항: 조합이 시정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를 시정하지 아니한 경우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피고는 2017년 3월 B조합에 2017년 정기총회 개최 결과 등 자료 제출을 요청했고, 불이행하자 4월에 다시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B조합이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3. 생협법 제82조 제1항 제4호: 조합이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계속 사업을 정지한 경우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B조합은 H요양병원 폐업신고 수리 후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지 않았으며, 관련 소송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사업 정지에 대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생협법 제82조 제1항 제5호: 보건·의료사업을 하는 조합이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에 해당하는 규정을 위반한 경우 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B조합이 의료기관 개설 당시의 구 의료법(2015. 12. 29. 개정 전)에는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자의 개설'이 허가취소 사유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법원은 이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5. 구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제6조 제1항 및 구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시행령 제3조: 조합 설립인가를 받기 위한 설립 동의자 수 300명 이상, 출자금 3천만 원 이상 등 필수 요건을 규정합니다. B조합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것처럼 가장하여 인가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6. 행정소송법상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행정처분이 법령에 근거하더라도 처분청의 재량권을 벗어나거나 남용한 것이라면 위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가 사실 은폐나 사기적인 방법으로 위법하게 이익을 취득한 경우, 해당 처분으로 인한 신뢰 이익을 주장하기 어려우며, 공익적 필요성이 강하다고 판단되면 재량권 남용으로 보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1. 조합 설립 시 법령 준수: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설립 시에는 법령에서 정하는 설립 동의자 수, 출자금 납입, 창립총회 개최 등 모든 절차와 요건을 반드시 실질적으로 준수해야 합니다. 허위 서류 작성이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면 추후 설립인가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2. 대표권의 적법성 확보: 법인이나 단체의 소송에서는 대표권의 적법성이 소송의 유효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대표자의 자격이나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미리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적법한 절차를 통해 대표권을 보완해야 합니다.
3. 행정기관의 시정명령 이행: 행정기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기한 내에 이행해야 합니다. 시정명령 불이행은 설립인가 취소 등 불리한 행정처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4. 사업의 계속성 유지: 인가받은 목적 사업을 정당한 사유 없이 1년 이상 장기간 정지하는 것은 인가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사업을 정지해야 할 경우에는 관련 법령이나 정관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5. 형사판결의 영향: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한 확정된 형사판결은 행정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형사적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실은 행정처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6. 재량권 판단 기준: 행정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는 공익상 필요와 당사자의 불이익을 비교하여 판단됩니다. 특히 당사자가 사실 은폐나 사기적인 방법으로 이익을 얻은 경우, 해당 처분으로 인한 신뢰 이익을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