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미성년자 추행 항소심 사건

피고인 A가 친구의 딸인 만 11세 미성년자를 강제추행 및 준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일부 혐의가 포괄일죄로 인정되어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검사가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에 절차상 오류(자백에 대한 보강증거 누락)가 있음을 인정하여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하지만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재심리를 통해 피고인에게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친구의 만 11세 딸을 여러 차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
• 피해자: 피고인의 친구의 딸로 만 11세의 미성년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친구의 집에서 친구의 딸인 만 11세 피해자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잠든 피해자를 추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자가 잠에서 깨어나자 피고인은 계속해서 강제로 피해자를 추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피고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피해자를 추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검사는 피해자가 잠든 상태에서 이루어진 추행은 준강제추행, 잠에서 깬 후 이루어진 추행은 강제추행으로 보아 이 두 행위가 별개의 죄로 병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1. 1심 판결의 절차적 오류 여부: 1심에서 피고인의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빠진 채 유죄를 인정한 것이 적법한지에 대한 문제.
2. 준강제추행과 강제추행죄의 법리적 판단: 동일한 기회에 잠든 피해자를 추행(준강제추행)한 후 잠에서 깬 피해자를 다시 강제로 추행(강제추행)한 행위가 각각 별개의 죄(경합범)로 성립하는지, 아니면 하나의 더 중한 죄(포괄일죄)에 흡수되는지에 대한 법리적 해석.
3. 양형의 적정성 여부: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이 죄질과 전력에 비추어 너무 가벼운지에 대한 검사의 주장.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이 판결 확정일부터 5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습니다.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에 각 5년간 취업제한을 명했습니다. 다만,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은 면제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1심에서 피고인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가 누락된 절차적 오류를 발견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그러나 검사가 주장한 준강제추행과 강제추행이 별개의 죄로 봐야 한다는 법리오해 주장은, 동일한 기회에 시간적·장소적으로 연결된 행위이므로 더 중한 강제추행죄에 포괄되어야 한다고 보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나쁘고 성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3항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이 법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강제로 추행하는 행위를 엄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의 피고인도 만 11세 피해자를 추행하여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5조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경우에 적용되는 조항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해자가 잠들어 있는 상태에서 추행이 시작되었으므로 이 법리가 검토되었으나, 동일 기회에 이어진 강제추행에 포괄적으로 흡수되어 별도의 죄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을 통해 사람을 추행했을 때 적용되는 일반적인 강제추행죄 규정입니다.
• 포괄일죄 (包括一罪) 법리: 여러 개의 행위가 법적으로 하나의 범죄로 평가될 때 적용되는 법리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잠든 피해자를 추행한 행위와 깨어난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행위가 동일한 기회에 시간적, 장소적으로 연속적이며 단일한 범행 의사로 이루어졌다고 보아, 더 중한 죄인 강제추행죄 하나로 포괄하여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원심판결 파기 사유)​: 항소법원은 원심판결에 법령 위반, 사실 오인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을 때 원심판결을 파기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1심에서 피고인 자백에 대한 보강증거를 누락한 것이 절차상 위법으로 인정되어 원심이 파기되었습니다.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성범죄 보안처분)​: 이 법은 아동·청소년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성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보호관찰,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등의 보안처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에게도 이러한 처분들이 부과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엄중함: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가중 처벌되는 매우 중대한 범죄입니다.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되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행위의 연속성 판단: 잠든 상태의 피해자를 추행(준강제추행)하다가 피해자가 깨어난 후에도 강제로 추행(강제추행)을 계속한 경우, 법원은 이 두 행위가 시간적, 장소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범인의 의도가 단일하다고 판단되면 더 중한 강제추행죄 하나로만 처벌할 수 있습니다 (포괄일죄). 이는 별개의 죄로 각각 처벌하는 경합범과는 다릅니다.
• 과거 성범죄 전력의 영향: 피고인이 과거에도 성범죄로 집행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다시 성범죄를 저지르면 누범으로 판단되어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양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 피해자와의 합의: 피해자와의 합의는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지만, 죄질이 매우 나쁘거나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 부가적인 보안처분: 성범죄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의무, 보호관찰,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특정 기관(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취업제한 등 다양한 보안처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면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