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후 발생한 팬티 절도, 스토킹 및 성추행 혐의 사건

피고인 A는 피해자 C의 집에서 팬티를 훔치고, 이후 피해자에게 100통 이상의 전화를 걸고 집 앞으로 찾아가 욕설을 하며 괴롭힌 혐의(절도 및 경범죄처벌법위반)로 기소되었습니다. 또한 2018년 10월 하순경 피해자를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원심 법원은 절도, 경범죄처벌법위반, 강제추행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만 원 등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절도 및 경범죄처벌법위반 혐의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을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고 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항소심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절도와 경범죄처벌법위반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으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기각했습니다.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각하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팬티 절도, 피해자 C에 대한 지속적 괴롭힘(경범죄처벌법위반),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인물
• 피해자 C: 피고인 A의 범죄 피해자 및 배상 신청인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17년 10월경 피해자 C의 집에서 피해자가 벗어둔 팬티 1개를 몰래 가져갔습니다. 이후 2020년 1월 10일 저녁, 피고인은 피해자와 술을 마신 후 피해자가 귀가하자 그날 밤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134회에 걸쳐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을 때에는 "욕설"하며 기분 나쁘다는 말을 했습니다. 며칠 후인 1월 12일 오전에는 피해자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외출하려는 피해자에게 "욕설"하며 따라가 피해자가 탄 택시 옆좌석에 동승했고, 같은 날 오후까지 피해자의 집 앞에서 기다리며 여러 차례 전화하여 "욕설"하며 빨리 오라고 독촉하는 등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하고 괴롭혔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2018년 10월 하순경 피해자를 집까지 바래다주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집 현관문 앞에서 피해자를 끌어안고 가슴, 엉덩이, 음부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은 팬티를 가져간 것이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없던 행동이며, 피해자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한 정당한 연락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강제추행 사실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인의 팬티 취득 행위에 절도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
2. 피고인의 반복적인 연락 및 접근 행위가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
3. 2018년 10월 하순경 발생한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절도죄와 경범죄처벌법위반죄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했습니다. 또한, 2018년 10월 하순경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고 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며, 이 부분 무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배상신청은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되었습니다.

결론

피고인 A는 피해자 C의 팬티를 훔치고 지속적으로 괴롭힌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되어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10월 하순경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절도죄 (형법 제329조)​: 타인의 재물을 불법적으로 취득하려는 의사, 즉 '불법영득의사'가 핵심 요건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가져간 것을 넘어 자신의 소유물처럼 사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절도죄가 성립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팬티를 가져간 행위에 대해 다른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고 피해자의 항의 후에야 돌려준 점, 사과 및 합의금을 지급한 점 등을 근거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었습니다.
2.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41호 (지속적 괴롭힘)​: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람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면회 또는 교제를 요구하거나 따라다니기, 잠복하여 기다리기 등의 행위를 반복하여 하는 사람'을 처벌합니다. 이는 스토킹과 유사한 행위를 규제하며 피해자의 명시적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하룻밤에 100통 이상 전화하고 피해자 집 앞에서 기다린 행위 등이 지속적 괴롭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3. 형사재판의 증명책임과 유죄의 증명 (형사소송법)​: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합니다. 즉, 피고인에게 유죄 의심이 가더라도 충분한 증명이 없으면 무죄로 판단해야 합니다.
4. 강제추행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피해자 진술이 추행 부위 등 중요한 부분에서 일관되지 못하고 계속 바뀌었으며, 제3자 진술과도 배치되는 점 등을 들어 피해자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타인의 물건을 가져갈 때는 반드시 소유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잠시 보관할 의도였더라도 소유자가 반환을 요구하기 전까지 돌려주지 않거나, 가져갈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면 절도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가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의 '지속적 괴롭힘'(스토킹)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였거나 돈을 빌려준 관계였더라도 상대방의 명시적 거부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3. 성범죄 혐의는 피해자의 진술이 중요한 증거가 되지만, 진술의 일관성이나 구체성이 부족하고 다른 객관적인 증거(예: CCTV, 제3자 증언, 상해 진단서 등)가 없다면 유죄가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간이 오래 지난 사건일수록 진술의 신빙성 판단이 더욱 엄격해질 수 있으므로 피해 발생 시 최대한 빨리 증거를 확보하고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행동이라도 법적 책임은 그대로 따릅니다. 술이 원인이 되어 벌어진 범죄에 대해서 심신미약 주장이 항상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본인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본인에게 있습니다.
5. 금전 대여 문제 등으로 상대방에게 연락할 필요가 있을 때에도 상대방이 연락을 피하거나 거부 의사를 밝힌다면 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직접 찾아가거나 반복적으로 연락하여 괴롭히는 행위는 또 다른 법적 문제(경범죄처벌법, 협박, 폭행 등)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