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행
피고인 A와 B는 직장 동료인 F와 피해자 사이의 다툼을 말리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밀치는 등 유형력을 행사하여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고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싸움을 말리려는 정당행위에 해당하며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결과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직장 내에서 동료인 F와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피고인 A와 B는 이 다툼을 말리려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계속 밀쳐내는 등 신체에 직접적인 힘을 가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단순히 싸움을 말리기 위한 것이었고 폭행이 아니며, 설령 폭행이라고 해도 정당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단순히 싸움을 말리는 정도를 넘어선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로 보았고, 오로지 싸움을 말리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건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CCTV 영상과 녹취록 등 증거가 있었으며, 일부 참고인들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와 부합하지 않고 직장 내 노조 이권 다툼 등 이해관계가 있어 신빙성이 낮다고 보아 배척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에게 가한 행위가 폭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다툼을 말리려는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어지는지에 대한 사실 오인 주장이었습니다. 또한 원심에서 선고된 벌금 50만 원(A)과 30만 원(B)이 너무 무겁다는 양형 부당 주장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유죄 판결과 형량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원심판결문의 일부 기재 오류를 직권으로 경정하여, 4쪽 6행과 7행 사이에 “1. 형의 선택(피고인들), 각 벌금형 선택”을 추가하고, 4쪽 11행의 “법령의 적용”을 “양형의 이유”로 수정했습니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과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싸움을 말리는 것을 넘어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점을 폭행으로 인정했으며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법은 여러 사람이 함께 폭력을 행사한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당행위는 법령에 따른 행위, 업무로 인한 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를 말하며, 위법성이 없어져 처벌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들이 단순히 싸움을 말리는 것을 넘어 피해자를 계속 밀쳐내는 등 신체에 직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점을 들어 이를 정당행위로 보지 않았습니다. 즉, 싸움을 중재하려는 의도였더라도 그 방식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물리력 행사였다면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항소심에서 '양형부당' 주장을 판단할 때,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됩니다. 이는 제1심 법원이 직접 증거를 조사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들으며 양형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항소심은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대법원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항소심은 제1심의 양형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직장이나 사회생활 중 다른 사람들의 다툼을 중재하려 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단순히 말로 제지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의 신체에 직접적인 힘을 가하는 행위(밀치거나 떼어놓는 등)는 폭행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선의로 싸움을 말리려 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행위가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는 정당행위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함께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 ‘공동폭행’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사건 발생 시 CCTV 영상이나 녹취록 등 객관적인 증거 자료는 매우 중요합니다. 주관적인 진술만으로는 객관적인 증거를 뒤집기 어렵습니다. 또한 직장 내 역학 관계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증언은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