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선박 교체로 인한 도선사업 면허 변경 분쟁

이 사건은 기존 도선사업자가 노후 선박을 대형 선박으로 교체하는 면허 변경 처분을 받자 경쟁 사업자가 자신의 영업권이 침해되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1차 면허 변경 처분은 기존 선박을 대형 선박으로 교체하며 정원이 394명에서 504명으로 늘어난 내용이었고 이에 대해 경쟁 사업자가 영업권 침해를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경쟁 사업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1차 변경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에 도선사업자는 선박 정원을 393명으로 줄이는 2차 면허 변경을 신청했고 피고인 행정기관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항소심에서 피고는 2차 변경 처분으로 1차 처분의 효력이 소멸했고 1심의 지적사항이 해소되었으므로 1차 처분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항소심 중 2차 변경 처분에 대해 무효확인 또는 취소 소송을 추가했습니다. 대법원은 2차 변경 처분은 1차 처분의 정원 부분만 소폭 변경한 것이므로 1차 처분 전체가 소멸하지 않고, 2차 처분은 경쟁 사업자에게 오히려 유리한 내용이므로 이를 다툴 소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2차 변경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했습니다. 반면 1차 변경 처분 중 선박 교체와 관련된 부분은 경쟁 사업자에게 여전히 불리하므로 이를 다툴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유한회사 한림해운 (원고이자 상고인 겸 피상고인): 이 사건 항로에서 해상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하며 세종해운과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입니다.
• 인천해양경찰서장 (피고이자 상고인 겸 피상고인): 세종해운에 도선사업 면허 변경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 세종해운 주식회사 (직접 관련 당사자): 피고로부터 도선사업 면허를 받아 이 사건 항로에서 도선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세종해운 주식회사는 1999년부터 인천 인근 해상에서 도선사업 면허를 받아 운항해왔습니다. 2017년 4월 6일 노후화된 319톤 규모의 선박을 715톤 규모의 대형 선박(정원 394명에서 504명으로 증원)으로 교체하는 면허 변경을 신청했고,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이를 승인했습니다(1차 변경 처분). 이와 경쟁 관계에 있는 유한회사 한림해운은 1차 변경 처분이 자신들의 해상여객운송사업 영업권을 침해한다며 2017년 12월 14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이 경쟁 사업자의 손을 들어주어 1차 변경 처분을 취소하자, 세종해운은 다시 선박 정원을 393명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2차 변경 처분을 2018년 9월 3일 신청하여 승인받았습니다. 이에 유한회사 한림해운은 2차 변경 처분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행정 처분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에 대한 면허 변경 처분을 다툴 이익이 인정되는지, 그리고 하나의 행정 처분이 다른 후속 행정 처분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에 따라 소의 이익이 유지되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둘째, 선행 처분이 후행 처분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거나 주요 부분이 변경되는 경우와 일부 내용만 변경되는 경우의 법적 효력 차이에 대한 판단입니다. 셋째, 취소 소송의 제소기간이 적법하게 준수되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심판결 중 2018. 9. 3.자 2차 도선사업면허 변경처분에 대한 주위적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합니다.
2. 피고(인천해양경찰서장)의 상고와 원고(유한회사 한림해운)의 나머지 상고를 각 기각합니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인천해양경찰서장)가 부담합니다.

결론

대법원은 2차 변경 처분이 선박 정원을 줄이는 내용이어서 경쟁 사업자인 원고에게 유리하므로, 원고는 2차 변경 처분의 무효확인이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이 부분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1차 변경 처분 중 대형 선박으로 교체된 부분은 여전히 원고에게 불리한 효과를 미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취소 소송은 소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경쟁 사업자는 더 큰 선박 운항 자체에 대한 면허 변경 처분은 다툴 수 있었으나, 그 선박의 정원이 줄어든 부분은 다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유선 및 도선사업법」 제3조, 제9조 제1항 (2008. 6. 5. 법률 제90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포함)​:
   • 이 법은 유선 및 도선사업의 면허, 변경 등을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에서 세종해운이 도선사업 면허를 받고 그 내용을 변경하는 행정 처분의 근거가 됩니다.
   • 일반적으로 면허나 인허가와 같이 수익을 발생시키는 행정 처분의 근거 법률이 과당 경쟁으로 인한 경영의 비합리성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기존 사업자는 경쟁 사업자에게 내려진 행정 처분을 다툴 '소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행정소송법 제30조 (취소판결의 기속력)​:
   • 취소 판결이 확정되면 행정청은 그 판결에서 확인된 위법 사유를 제거한 상태에서 다시 처분을 하거나 위법한 결과를 없애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1차 변경 처분 취소 판결이 확정되면 인천해양경찰서장은 세종해운에게 대형 선박 운항 중단 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3. 행정소송의 '소의 이익' 원칙:
   • 행정 처분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은 그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소송 중에 처분이 직권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소의 이익이 소멸하지만, 완전한 원상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유사한 위법 처분이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경우 등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인정되기도 합니다.
   • 특히 경업자에 대한 행정 처분이 오히려 기존 사업자에게 유리한 내용이라면, 기존 사업자는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업자 면허 변경 시 경쟁사의 영업권 침해 여부 확인: 기존 면허 내용과 변경 내용이 경쟁사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선박의 톤수, 정원, 운항 횟수 등 구체적인 변경 사항이 경쟁 사업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2. 행정 처분 취소 소송 제기 시 제소기간 준수: 행정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직접적인 통지 대상이 아니더라도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중요합니다.
3. 후속 행정 처분이 선행 처분의 효력에 미치는 영향 고려: 후속 처분이 선행 처분의 핵심 내용을 변경하거나 완전히 대체하는 경우 선행 처분의 효력은 상실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내용만 소폭 변경하는 경우에는 변경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선행 처분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4. 경쟁사에 유리한 변경 처분은 다툴 이익이 없음: 경쟁사의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 처분(예: 선박 정원 감축)은 원칙적으로 다툴 '소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해당 처분이 자신에게 불리한지 유리한지 명확히 따져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