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불법 조직 운영 및 금품 제공 사건

2011년 함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피고인 2의 선거운동 책임자인 공소외 1이 '○사모'라는 명칭의 유사기관을 설립하여 약 50명의 선거운동원을 모집했습니다. 이들은 선거운동기간 개시 전부터 매일 율동연습 후 함양군 내 음식점, 장터 등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피고인 2를 홍보하고 상대 후보자를 비방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했습니다. 피고인 2는 이들의 활동을 독려하고, 선거운동 대가로 일당 10만 원과 교통비 등의 지급을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피고인 1 등은 약속한 일당 중 일부를 선거운동원들에게 지급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3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120만 원을 받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모든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후보자 피고인 2: 함양군수 재선거에 출마하려던 사람으로, 유사기관 설립 및 사전선거운동, 금품 제공 약속에 관해 공모공동정범으로 지목되었습니다.
• 선거운동 책임자 공소외 1: 피고인 2의 선거캠프에서 정책실장 또는 상황실장을 맡으며 '○사모'를 조직하고 선거운동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 금품 제공 책임자 피고인 1: 선거운동원들에게 금품 제공을 약속하고 그 일부를 실제로 지급한 사람입니다.
• 선거운동원 피고인 3: 피고인 2를 위한 사회자로 활동하며 선거운동 대가로 금품을 받은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2011년 10월 26일 함양군수 재선거가 예정되자, 당시 후보자였던 피고인 2의 선거캠프에서 정책실장을 맡고 있던 공소외 1은 피고인 2로부터 선거운동원 모집책 명단을 건네받아 약 50명 규모의 '피고인 2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사모)'을 조직했습니다. 2011년 9월 17일, 공소외 1은 피고인 2와 선거운동원들 간의 상견례 자리를 마련하고, 피고인 2의 경력을 홍보하는 유인물을 배포했습니다. 이후 9월 20일부터 선거운동기간 개시일 전날인 10월 12일까지 '금강체육관'에 모여 율동연습을 한 뒤, 팀별로 함양군 내 식당, 장터, 찜질방 등을 돌며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들에게 피고인 2를 홍보하고 상대 후보자를 비방하는 활동을 조직적으로 벌였습니다. 팀장들은 선거운동원들의 활동 내역과 수집 정보를 공소외 1에게 보고했습니다. 선거운동원 중 일부가 활동 대가를 요구하자, 공소외 1은 이를 피고인 2에게 보고했고, 피고인 2는 일당 10만 원과 교통비 등 부대비용을 지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 1 등은 2011년 9월 26일부터 10월 25일까지의 일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중 9월 26일부터 10월 12일까지의 일당을 선거운동원 38명에게 실제 지급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3은 공소외 1로부터 피고인 2를 위한 사회자 활동 대가로 120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피고인 2와 피고인 3은 이러한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상고를 제기했고, 검사 또한 피고인 1의 금품제공약속과 실제 금품제공을 별개의 죄로 봐야 한다며 상고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모'라는 단체가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유사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
•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후보자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1개의 선거대책기구'가 유사기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이 조항이 '○사모'에도 적용되어 피고인에게 면소 판결이 내려져야 하는지 여부.
• 피고인 2가 유사기관 설립 및 사전선거운동, 금품 제공 약속 행위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이 있는지 여부.
• 피고인 3이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
• 선거운동 관련 '금품제공약속'과 '금품제공' 행위를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1죄'로 볼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죄로 볼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인 2와 피고인 3, 그리고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원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사모'가 공직선거법상 금지하는 유사기관이며, 피고인 2가 그 설립 및 사전선거운동, 금품제공 약속에 대한 공동정범임을 인정하고, 피고인 3이 선거운동 관련 금품을 수수했음을 인정한 판결을 유지한 것입니다. 또한 피고인 1에 대한 금품제공약속과 실제 금품제공 행위를 모두 포괄하여 1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이 비록 법리 오해는 있었으나,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 역시 기각했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선거를 앞두고 불법적인 유사기관을 설립하여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선거운동원들에게 금품을 약속하거나 지급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며, 관련자들은 이에 대한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법 개정 사항이라 하더라도 그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불법 선거운동 기관을 합법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공명선거의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유사기관 설치 금지), 제135조 제3항(선거운동 관련 금품 수수 금지), 제230조 제1항 제4호(선거운동 관련 금품 수수 및 약속 등의 벌칙)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것입니다.

1.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유사기관 설치 금지)​

   • 내용: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하여 이 법에 규정된 선거운동 기구 외의 유사기관을 설립할 수 없다." 이 조항은 후보자 간 선거운동기구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과열경쟁 및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을 가집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사모'가 단순한 내부 선거준비 행위를 넘어, 약 50명의 선거운동원을 모집하고 조직적으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를 홍보하며 상대 후보자를 비방하는 등 실제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2가 모집책 명단을 건네고 활동을 독려한 점, 활동 내역을 보고받은 점 등이 근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사모'는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이 금지하는 '유사기관'에 해당합니다.
   • 법리 해설: 어떤 단체가 유사기관에 해당하는지는 '선거운동 목적 유무'에 따라 결정됩니다. 후보자가 되려는 자가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단체를 설립했다면 이는 유사기관으로 인정됩니다.

2. 공직선거법 제89조 제1항 단서 (개정 법률의 해석)​

   • 내용: 구법에서는 정당의 선거대책기구만 유사기관 금지 예외로 두었으나, 2012년 개정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또는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1개의 선거대책기구'도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 사례 적용: 피고인 2 측은 개정 법률에 따라 '○사모'가 합법적인 선거대책기구에 해당하므로 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개정 법률의 선거대책기구는 '내부적 선거준비 행위를 하는 기구'만을 의미하며,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설치된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사모'는 선거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했으므로, 개정된 법률에도 불구하고 유사기관에 해당한다고 보아 면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법리 해설: 법률의 단서 조항이나 예외 규정은 본문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3. 공모공동정범 (형법 제30조)​

   • 내용: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공모관계가 성립하며,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해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책임을 집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공소외 1의 진술 등을 토대로 피고인 2가 선거운동원 모집책 명단을 건네고, 선거운동원 상견례에 참석하여 활동을 독려하고, 선거운동 대가 지급을 지시하는 등 유사기관 설립 및 사전선거운동, 금품 제공 약속 과정에서 공소외 1과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의 결합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 2는 이 모든 행위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 책임이 있습니다.
   • 법리 해설: 공모는 법률상 정형을 요구하지 않으며, 전체 모의 과정이 없더라도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의 결합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증인의 진술은 사소한 부분에 일관성이 없더라도 주요 부분에서 일관된다면 신빙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 및 제230조 제1항 제4호 (선거운동 관련 금품 수수 및 약속 등의 금지 및 벌칙)​

   • 내용: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합니다.
   • 사례 적용: 피고인 3은 선거운동과 관련된 사회자 활동 대가로 120만 원을 받은 것이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피고인 1의 경우, 선거운동원들에게 일당과 부대비용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일부를 실제로 지급한 행위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법원은 금품제공약속과 실제 금품제공이 모두 이루어진 경우, 금품제공약속행위 전부와 금품제공행위를 포괄하여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1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원심에서 금품제공약속 부분이 금품제공 부분에 흡수된다고 보아 별도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이는 법리 오해이지만 형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법리 해설: 선거운동과 관련한 금품 수수 행위는 엄격히 금지됩니다. 금품제공 약속 후 일부만 제공된 경우, 약속 전체와 제공 행위를 포괄하여 하나의 죄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해치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처벌하기 위함입니다.

참고 사항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공직선거법에 명시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선거운동을 해야 합니다.

• 선거운동 목적의 단체나 모임은 공직선거법에서 허용하는 정당의 선거대책기구나 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 설치되는 1개의 선거대책기구 외에는 불법적인 '유사기관'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순수한 내부적 선거준비 행위를 넘어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는 유사기관에 해당합니다.
• 선거운동기간 개시일 전의 사전선거운동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선거운동원으로 하여금 후보자를 홍보하거나 상대 후보자를 비방하는 활동을 조직적으로 벌이는 것은 불법입니다.
•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향응,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엄격히 금지되며, 이를 받은 사람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일당, 교통비 등의 명목이라 하더라도 선거운동 대가라면 불법입니다.
• 법률 개정이 있더라도 그 입법 취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단순히 법 조항이 바뀌었다고 해서 과거의 불법 행위가 합법화되는 것은 아니며, 개정 법률의 적용 범위와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공모공동정범은 실제 행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범죄 실현에 대한 의사의 결합이 있었다면 공동으로 책임질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의 총괄 책임자는 물론, 지시를 내리거나 행위를 용인한 모든 관계자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