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브로커 유혹에 넘어간 허위 법인 설립 및 금융계좌 대여 사건

피고인은 대출 브로커의 꾐에 넘어가 3개의 허위 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 명의의 예금 계좌를 개설한 뒤 관련 금융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대여한 혐의(업무방해,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상법위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피고인과 검사 모두 형량이 부당하다며 항소하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다른 확정판결(도로교통법위반 음주운전 등)과 이 사건 각 죄가 형법상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직권으로 발견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재판을 거쳐 다시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대출 브로커의 유혹에 넘어가 허위 법인 3개를 설립하고, 법인 명의의 예금 계좌를 개설한 뒤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대여한 당사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대출 브로커로부터 법인 명의 예금계좌를 만들어 거래 실적을 쌓으면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3개의 허위 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들 명의로 예금 계좌를 개설한 뒤 계좌와 연결된 접근매체(예: 체크카드, 보안카드 등)를 성명불상자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실제 기업 활동 없이 서류상으로만 법인을 만들어 자본금 납입을 가장하고, 이를 통해 불법적인 금융 거래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제공한 것으로, 상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행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허위 법인을 설립하고 금융 접근매체를 대여한 행위에 대한 적정한 형량은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둘째, 피고인에게 이미 확정된 다른 범죄(도로교통법위반 음주운전 등)와 현재 사건 범죄들이 형법 제37조 후단 및 제39조 제1항에 따른 경합범 관계에 있는지 여부와, 이 경우 형평성을 고려하여 형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등에 대한 확정판결과 이 사건 각 죄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직권으로 인지했습니다. 이에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이들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다시 진행된 판결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대출 브로커의 꾐에 빠져 범행에 가담한 점 등을 유리하게 참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이 허위 법인 설립 및 접근매체 대여로 보이스피싱 등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다른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어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십수 회의 벌금형, 집행유예, 실형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기죄 등으로 인한 누범 기간에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반복한 점을 엄중하게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징역 10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법 제37조 (경합범) 및 제39조 제1항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와 동시적 경합범)​: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경우,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죄(이 사건의 업무방해 등)와 이미 판결이 확정된 다른 죄(피고인의 도로교통법위반 음주운전 등)가 있을 때, 법원은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이들 죄를 동시에 판결했을 때의 형량과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의 다른 확정판결과 이 사건 각 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음을 직권으로 발견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형을 정한 것이 바로 이 조항을 적용한 것입니다. 이는 피고인의 모든 범죄에 대한 형벌의 균형을 맞추려는 취지입니다.
• 형법 제35조 (누범 가중)​: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는 누범으로 가중 처벌됩니다. 피고인이 과거 사기죄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이 양형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 상법 제628조 제1항 (납입가장죄) 및 제622조 제1항 (이사의 특별배임죄 등)​: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 실제 자금 납입 없이 주금 납입을 가장하는 행위는 상법상 범죄입니다. 허위 법인 설립 과정에서 실제 자본금 납입 없이 서류상으로만 납입이 이루어진 것처럼 꾸몄다면 납입가장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 형법 제228조 제1항 (공전자기록 등 불실기재) 및 제229조 (불실기재 공전자기록 등 행사)​: 공무소나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작성하는 전자기록에 허위 사실을 기재하게 하거나, 그렇게 허위로 기재된 전자기록을 행사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허위 법인 설립 과정에서 관련 기관에 제출되는 서류가 허위로 작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법인 등록 등 전자기록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되었다면 이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형법 제314조 제1항 (업무방해) 및 제313조 (신용훼손)​: 허위 법인을 설립하고 이를 이용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가장하거나,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는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신용을 훼손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이 조항들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구 전자금융거래법(2020. 5. 19. 법률 제172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4항 제2호 및 제6조 제3항 제2호 (접근매체 대여 등)​: 접근매체(예: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또는 이를 대여하거나 대여받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됩니다. 피고인이 법인 명의의 예금 계좌와 연결된 접근매체를 성명불상자에게 넘겨준 행위가 이 조항에 해당하며, 이는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법인 설립이나 금융 계좌 개설 과정에서 타인의 지시를 따르거나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며, 심각한 범죄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출이나 고수익을 미끼로 한 제안은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등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통로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 자신이 직접 사용하지 않을 목적으로 법인 계좌나 개인 계좌의 통장, 체크카드,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타인에게 넘겨주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는 범죄에 대한 방조 또는 적극적 가담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그 처벌 수위는 매우 높습니다.
• 과거에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거나 형의 집행을 마친 후 일정 기간(누범 기간) 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누범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미 확정된 다른 판결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경합범 관계가 발생하면 모든 범죄에 대한 형량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더 무거운 형벌을 받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 의심스러운 제안이나 비정상적인 금융 거래 요구를 받았을 때는 단호히 거절하고, 반드시 관련 기관이나 경찰에 문의하여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