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단체 총회 의결의 효력을 놓고 다툰 사건

피고 학술단체 회원들이 단체의 정기총회 및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회장 및 감사 선임, 회칙 개정 등의 결의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들은 총회 소집 절차 및 의사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결의의 무효를 주장했으며, 법원은 단체의 회칙에 명시된 정회원 기준과 총회 성립 요건을 중시하며, 관행만으로 회칙을 변경하거나 정회원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1년 정기총회와 2022년 임시총회에서 이루어진 모든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한 판결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D: 피고 단체의 정회원으로서 총회 결의의 무효를 주장한 사람들입니다.
• 원고 C: 피고 단체의 정회원이었으나 소송 중 사망하여, 그의 청구 부분은 소송이 종료되었습니다.
• 피고 E단체: F 분야의 학술 연구와 회원 간 친목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법인사단(학술단체)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학술단체는 2021년 12월 3일 정기총회를 개최하여 회장과 감사를 선임하고, 2022년 6월 4일 임시총회를 통해 기존 회칙을 개정하고 회장 및 감사를 재신임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원고들)은 이러한 총회 결의가 단체 회칙에 명시된 정회원 기준과 총회 의사정족수 요건을 위반했으며, 특히 회비 납부 여부만을 기준으로 정회원 자격과 의결권을 판단하는 단체의 관행은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들은 단체의 실제 정회원 수가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인원으로 총회가 개최되어 의사정족수가 미달했으며, 무효인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회장이 임시총회를 소집한 것 또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아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단체의 정회원 자격은 무엇이며, 총회 의사정족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정회원 수는 몇 명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단체가 주장하는 '회비 납부를 기준으로 정회원 자격 및 총회 의사정족수를 판단하는 관례'가 기존 회칙에 우선하여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정기총회가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무효인 경우, 해당 총회에서 선출된 회장이 소집한 임시총회 또한 소집 절차상 하자로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 C의 청구 부분은 2023년 11월 26일 그의 사망으로 소송이 종료되었음을 선언했습니다.
2. 피고 단체가 2021년 12월 3일 정기총회에서 한 별지 1 목록 기재 결의 및 2022년 6월 4일 임시총회에서 한 별지 2 목록 기재 결의는 각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 B, D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C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A, B, D의 청구를 인용하고 피고 단체의 총회 결의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1. 피고 단체의 정회원 수는 이메일 명단에 기재된 사람들로 보아야 합니다. 단체의 회칙에 따르면 특정 자격을 갖추고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자가 정회원인데, 실제로는 이사회 승인 절차가 명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단체가 해당 명단에 있는 사람들에게 총회 통지를 보내고 회비 납부를 독려한 점 등을 미루어 이사회가 묵시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2. 피고 단체가 주장하는 '회비를 납부한 회원만을 정회원으로 간주하고 의사정족수를 산정하는 관례'는 기존 회칙의 핵심적인 사항을 변경하는 것으로, 민법 및 단체 회칙이 정한 엄격한 개정 절차(총회 출석 정회원 2/3 이상의 찬성 등)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2021년 정기총회는 전체 정회원 수에 현저히 미달하는 13명만이 참석했으므로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무효입니다.
4. 2021년 정기총회가 무효이므로, 그 총회에서 선출된 회장 I는 회장 자격이 없으며, 그가 소집한 2022년 임시총회 또한 소집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해 이루어졌고 전체 정회원에게 소집 통지를 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비법인사단(법인격 없는 단체)의 총회 결의의 효력과 관련된 것으로, 사단법인에 관한 민법 규정이 유추 적용됩니다.

1. 민법 제40조 (사단법인의 정관의 기재사항): 이 조항에 따르면 사단법인의 정관에는 사원 자격의 득실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기재해야 합니다. 본 판결에서는 피고 단체의 회칙이 정회원 자격 요건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회비 납부 여부가 회칙에 명시되지 않은 이상 이를 정회원 자격 또는 의결권의 제한 요건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민법 제42조 제1항 (정관 변경의 방법): 정관은 총사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거나 정관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 그 규정에 의하여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피고 단체의 회칙 변경에 가중된 요건(총회 출석 정회원 2/3 이상의 찬성)이 규정되어 있으므로, 회칙의 핵심 사항인 정회원 자격이나 총회 의사정족수 산정 방식을 관행만으로 변경할 수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단체의 중요한 규칙을 변경하려면 민법 또는 단체 회칙이 정하는 특별한 절차와 요건을 따라야 하며, 단순히 관행적으로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만으로는 회칙 변경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3. 총회 결의의 유효 요건: 단체의 총회 결의가 유효하려면 회칙에 따른 적법한 소집 절차와 의사정족수 충족이 필수적입니다. 소집 권한 없는 자에 의한 총회 소집이나 의사정족수 미달은 결의 방법상의 중대한 하자로 보아 결의를 무효로 만들 수 있습니다.
4. 일신전속적 지위: 단체의 의사결정기관 구성원으로서 단체를 상대로 결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은 그 지위가 일신전속적인 것이므로, 소송 계속 중 사망하더라도 상속 대상이 되지 않고 소송이 종료됩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단체에서 활동 중이라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회칙 및 정관의 준수: 단체의 회칙이나 정관은 단체 운영의 가장 중요한 규칙이므로, 임원 선출, 회칙 개정, 중요한 안건 의결 등은 반드시 회칙에 명시된 절차와 요건을 따라야 합니다.
2. 정회원 자격의 명확화: '정회원'의 범위나 자격 요건은 총회의 의사정족수 산정의 핵심 기준이 되므로, 회비 납부 여부 등과 연계하여 회칙에 명확히 규정하고 회원들에게 충분히 공지해야 합니다.
3. 관행의 법적 효력: 오랫동안 지켜온 관행이라 할지라도 단체의 핵심 운영 규정인 회칙과 명백히 배치되는 경우,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특히 회원 자격이나 의결권 제한, 의사정족수와 같은 중요한 사항은 관행만으로 변경될 수 없으며, 반드시 회칙에 따른 정식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4. 총회 소집 절차의 적법성: 총회는 권한 있는 자(회장 등)가 회칙에 따라 소집하고, 모든 정회원에게 적절한 방법과 기간 내에 소집 통지를 해야 합니다. 소집 권한이 없거나 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총회는 그 결의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5. 의사정족수 및 의결정족수 확보: 총회 개최 전 회칙에 명시된 의사정족수(총회 성립에 필요한 최소 인원)를 충족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안건 의결 시에는 의결정족수(안건 통과에 필요한 찬성 인원)를 지켜야 합니다. 회칙에 '정회원 과반수 이상의 참석'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면, 해당 기준에 따라 정족수를 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