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상 월급여 미지급 확인 소송

근로자 A씨가 사업주 B지부를 상대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월급여 200만 원 중 미지급된 1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사업주 B지부는 근로계약서의 임금 부분이 통정허위표시, 착오, 또는 묵시적 추인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근로계약서의 내용대로 월급여 200만 원이 유효하다고 보아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B지부는 미지급 임금 1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지부에서 회계결산업무 총괄 및 회원 고충민원 상담 업무를 담당했던 근로자입니다.
• 피고 B지부: A씨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A씨를 해임했던 사업주입니다.

분쟁 상황

근로자 A씨는 2018년 7월 12일 사업주 B지부와 월급여 200만 원(중식비 10만 원, 차량유지비 20만 원 포함) 및 상여금을 포함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B지부는 2018년 8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5개월간 A씨에게 월급여 180만 원만을 지급하여 총 100만 원의 임금을 미지급했습니다. A씨가 2020년 1월 15일 해임된 후, 미지급된 임금 100만 원을 청구하자, B지부는 근로계약서에 200만 원으로 기재된 것이 실제 합의된 180만 원과 달라 통정허위표시이거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로 취소되어야 하고, A씨가 180만 원을 받으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묵시적으로 추인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월급여 200만 원 조항이 당사자 간의 실제 합의와 다른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사업주 B지부가 임금 액수에 대해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근로계약의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근로자 A씨가 실제 180만 원의 월급여를 지급받았음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 ‘묵시적 추인’ 또는 묵시적 합의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지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A씨에게 100만 원과 이에 대한 2020년 1월 3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항소비용은 피고 B지부가 부담해야 합니다.

결론

법원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월급여 200만 원이 유효하다고 판단하며, 사업주 B지부의 ‘통정허위표시’, ‘착오’, ‘묵시적 추인’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특히, 근로계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한 반증이 없는 한 그 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업주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사업주 B지부는 근로자 A씨에게 미지급된 임금 100만 원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례는 근로계약의 유효성 판단과 관련된 여러 중요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민법 제108조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 상대방과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 사업주 B지부는 근로계약서상의 월급여 200만 원이 실제로는 월 180만 원으로 합의된 것이며, 200만 원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통정허위표시를 주장하는 자에게 증명 책임이 있다고 보았고, B지부가 계약서 내용과 다른 별도의 합의가 있었음을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근로계약에서 임금 부분만 다르게 기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사업주 대표가 내용을 확인하고 서명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2. 민법 제109조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의 취소):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으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합니다. B지부는 임금 액수에 대해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계약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피고 지부장의 지위, 계약서 작성 행위의 의미 등을 고려할 때, 설령 착오가 있었다 해도 이는 사업주 측의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주장 또한 기각했습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은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처분문서의 증명력: 처분문서(여기서는 근로계약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법원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월급여 200만 원이 유효함을 인정했습니다.
4. 묵시적 추인 또는 묵시적 합의: 묵시적 추인이란 무효인 법률행위임을 알면서도 그 행위의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표시를 말합니다. B지부는 A씨가 180만 원의 임금을 받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을 묵시적 추인 또는 묵시적 합의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에서 추인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단순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사실만으로는 근로계약서의 기재와 다른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5.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 근로기준법은 근로관계 종료 후 14일 이내에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 다음 날부터 연 20%의 지연이자를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B지부는 미지급된 100만 원에 대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참고 사항

이 사건은 근로계약서 작성 시 명확한 임금 명시와 확인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1. 근로계약서는 신중하게 작성하고 보관하세요: 근로계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법적 증거력이 매우 강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는 반드시 모든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실제 합의 내용과 일치하는지 재차 확인해야 합니다. 한번 서명한 계약서는 그 내용대로 법적 효력을 가지므로, 나중에 ‘실제와 다르다’고 주장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2. 임금 지급 내역을 꼼꼼히 확인하세요: 매달 임금을 받을 때에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금액과 실제로 지급된 금액을 비교하여 차이가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차이가 있다면, 즉시 사업주에게 문의하고 이의를 제기하여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낮은 임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나중에 ‘묵시적 합의’로 간주될 위험은 적지만, 명확한 증거를 남기는 것이 법적 분쟁 시 유리합니다.
3. 구두 합의는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근로계약서 내용과 다른 구두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모든 중요한 합의 내용은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하고 당사자 모두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4. 사업주는 계약서 내용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사업주는 근로계약서 작성 시 내용을 정확히 확인하고 관리할 ‘중대한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례와 같이 사업주가 착오를 주장하더라도, 그 착오가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라면 계약 취소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업주가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연 20%의 높은 지연손해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근로자의 임금 채권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적 조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