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채무 불이행으로 주식 명의개서 청구 불허 사건

원고 A가 피고 회사(B 주식회사)의 전 대표이사 D 등에게 돈을 빌려주고 담보로 받은 주식에 대해 자신의 명의로 주식명의개서를 해달라고 청구했으나, 법원은 E가 제공한 주식에 대해서는 원고가 이미 권리를 포기했다고 판단했으며, D와 F가 제공한 주식에 대해서는 피담보채권(대여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양도담보의 확정적 취득을 위한 정산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 주주들로부터 돈을 빌려주고 담보로 주권을 교부받아 주식 명의개서를 청구한 채권자.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에게 주식 명의개서 절차 이행을 청구받은 회사.
• D: 피고 회사의 전 대표이사이자 주주, 원고에게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채무자 중 한 명.
• E: 피고 회사의 주주, 원고에게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이후 원고와 합의하여 25,000,000원을 지급하고 주권 관련 권리 포기 합의를 한 채무자 중 한 명.
• F: 피고 회사의 주주, 원고에게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채무자 중 한 명.
• G: D, E와 함께 원고로부터 100,000,000원을 차용했다고 각서에 서명한 사람.
• I: D의 형, D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신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사람.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0년과 2001년경 피고 B 주식회사의 전 대표이사 D와 주주 E, F에게 총 160,000,000원(1억 6천만원) 상당의 돈을 빌려주고, 이들로부터 피고 회사 주식 총 6,000주에 해당하는 주권을 채무 담보 목적으로 교부받았습니다. (D로부터 700주, E로부터 3,000주, F로부터 2,300주, 이후 E가 6,000주를 매도하는 계약도 체결함)

2007년 8월 13일, 원고가 피고가 발행한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은행에 제시했으나 ‘무거래’로 지급 거절되어 사실상 피고 회사가 부도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D와 형사합의를 하고 D의 형 I로부터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받는 등 채권 회수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채무 불이행으로 인해 담보로 제공받은 주식을 확정적으로 취득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에 해당 주식에 대해 원고 명의로 주식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측은 다음과 같이 반박했습니다.

1. 원고가 2007년 8월 27일 D와 합의함으로써 피고에 대한 채무가 소멸했거나, 설령 소멸하지 않았더라도 이때로부터 10년이 경과하여 피담보채무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다.
2. 원고는 2017년 9월 11일 E를 상대로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후 E로부터 25,000,000원을 지급받고 주권 행사 권리를 포기했는데, 이는 E가 제공한 주식뿐만 아니라 이 사건 주식 전체에 미친다.
3. 피고 회사가 2012년 증자하면서 기존 주권은 효력을 상실했고, 원고는 증자 당시 주주권을 주장하지 않았으며, 주권을 교부받은 지 17년간, 피고 회사 부도 이후 10년간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아 명의개서청구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다는 주장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에게 교부된 주권이 어떠한 성격의 담보(양도담보)였는지 여부. 둘째, E가 제공한 주식에 대해 원고가 권리를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셋째, D와 F가 제공한 주식에 대한 원고의 대여금 채권이 상사소멸시효 5년으로 소멸했는지 여부. 넷째, 양도담보계약에 따라 채권자가 담보 목적물을 확정적으로 취득하기 위한 정산 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첫째, E가 양도담보로 제공한 주식(3,000주)에 대하여 원고는 2017년경 E로부터 25,000,000원을 지급받고 해당 주식에 대한 양도담보권 등 제반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둘째, D와 F가 양도담보로 제공한 주식에 대한 피담보채권(대여금 채권)은 원고가 피고에게 2000년부터 2001년 사이에 교부한 것으로,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므로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원고가 최종 채권을 행사한 2007년 8월 27일부터 5년이 경과한 2017년 11월 2일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해당 대여금 채권은 이미 시효로 소멸했습니다.

셋째, 이 사건 주식의 양도담보는 정산 절차를 요하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추정되며, 원고가 담보 목적물을 확정적으로 취득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평가하여 피담보채권의 원리금에 충당하고 잔액을 반환하거나, 평가액이 부족할 경우 그 사실을 통지하는 등 정산 절차를 마쳤어야 합니다. 그러나 원고는 이러한 정산 절차를 마쳤다는 사실을 주장하거나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단지 피고 회사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이 원고에게 확정적으로 이전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되거나 관련되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법 제64조 (상사시효)​: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 보아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었습니다.

2. 양도담보 법리: 채무자가 채무의 담보 목적으로 자신의 재산권을 채권자에게 이전하고, 채무불이행 시 채권자가 그 재산을 처분하여 채무 변제에 충당하거나 소유권을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담보 제도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14433 판결 등)에 따르면, 다른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양도담보는 '정산절차를 요하는 약한 의미의 양도담보(귀속청산형 양도담보)'로 추정됩니다. 이는 채권자가 담보 목적물을 확정적으로 취득하려면 담보물을 적정한 가격으로 평가하여 피담보채권의 원리금에 충당하고, 잔액이 있으면 채무자에게 반환하거나, 부족액이 있으면 통지하는 등 공정한 정산 절차를 거쳐야 함을 의미합니다.

3. 명의개서: 주식회사의 주주가 자신의 주주권을 회사에 주장하려면 주주명부에 자신의 이름과 주소 등을 기재해야 합니다. 주식 양수인은 명의개서를 통해 비로소 회사에 대해 주주로서의 권리(의결권, 배당청구권 등)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담보 계약 내용의 명확화: 금전 대여 시 주식 등 재산권을 담보로 받는 경우, 단순히 주권을 교부받는 것을 넘어 '양도담보'임을 명확히 하고, 채무 불이행 시 담보권 실행 방법(처분 또는 귀속) 및 정산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정산 절차 없이 담보물을 확정적으로 취득하는 '강한 의미의 양도담보'로 약정하려면 그 취지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2. 소멸시효 관리: 대여금 채권과 같은 상사채권은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점(변제기 등)으로부터 5년 이내에 소송 제기, 가압류, 내용증명 발송 등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거나 채권을 행사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시효가 완성되면 채권의 효력을 잃게 됩니다.
3. 양도담보권 실행 시 정산 절차의 준수: 담보로 제공받은 주식 등을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확정적으로 취득하려면, 법률상 정해진 정산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담보물의 가액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그 가액으로 피담보채무의 원리금에 충당하고 잔액이 발생하면 채무자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만약 담보물 가액이 채무액에 미달하더라도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산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담보권 실행으로 주식 소유권을 확정적으로 취득했다고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권리 포기 및 합의 내용 명확화: 채무자와 합의하여 채무의 일부를 변제받거나 담보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 그 합의의 범위와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예: 특정 주식에 대한 권리 포기인지, 전체 채무 또는 담보물에 대한 권리 포기인지 등)
5. 주주권의 적극적 행사 및 관리: 주식을 담보로 소지하고 있거나 주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회사의 증자, 감자 등 주식 변동 사항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주주권을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추후 권리 주장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