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별거 부부의 이혼 및 재산 분할 판결

1984년에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가 남편의 부정행위, 경제적 손실, 그리고 14년간의 장기 별거 끝에 이혼하게 된 사건입니다. 아내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고 남편은 반소로 이혼 및 재산분할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남편의 유책 사유를 인정하여 아내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남편의 이혼 반소는 기각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장기 별거로 인해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을 분할하여, 아내가 남편에게 재산분할금 8,85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반소피고) A: 아내로, 결혼 초부터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며 상당한 수입을 얻었고, 남편의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가정 경제에 기여했습니다.
• 피고(반소원고) C: 남편으로, 사업 부진을 겪었으며 결혼 중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경제적 손실을 입혀 아내에게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주었으며, 이로 인해 장기간 별거하게 된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와 피고는 1984년 10월 10일 혼인신고를 마쳤습니다. 피고(남편)는 사업 실패를 겪었고, 원고(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며 가정 경제에 기여했습니다. 2004년 3월 2일, 피고(남편)는 부정행위를 저지르다가 적발되어 원고(아내)에게 1억 2천만 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을 인정하고 이혼 시 재산분할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이후 2007년 협의이혼을 신청했으나 신고하지 않아 무산되었고, 2008년 1월 8일 피고(남편)는 다시 재산분할 청구 포기 및 별거 비용 지급 확인 각서를 공증까지 받았습니다. 이와 동시에 피고(남편)는 원고(아내)에게 일부 부동산을 증여했고 원고는 3,5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2008년 1월 23일부터 14년 이상 별거를 계속했습니다. 2021년 원고(아내)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피고(남편)는 반소로 이혼 및 재산분할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장기간의 별거가 있었을 때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은 언제로 정해야 하는지, 과거 작성된 재산분할 포기 각서의 효력은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그리고 각 당사자의 기여도를 고려한 재산분할 비율은 얼마로 결정되어야 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아내)와 피고(남편)의 이혼을 명했습니다.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이 피고(남편)에게 있다고 보아 원고(아내)의 본소 이혼 청구는 인용하고, 피고(남편)의 반소 이혼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또한 원고(아내)는 피고(남편)에게 재산분할로 8,850만 원과 이에 대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각자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법원은 남편의 유책 사유를 인정하여 아내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고, 장기 별거로 실질적인 혼인관계가 파탄된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을 분할하여 아내가 남편에게 8,850만 원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적 원칙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 민법 제840조(재판상 이혼원인)​: 이 조항은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남편)의 부정행위와 경제적 손실, 그리고 14년간의 장기 별거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되어 원고(아내)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졌습니다.
• 국민연금법 제64조(분할연금 수급권 등)​: 이 조항은 이혼한 배우자가 혼인 기간 중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연금액의 일부를 분할하여 지급받을 수 있는 권리(분할연금)를 인정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국민연금을 직접적인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이 법률에 따라 당사자들이 향후 분할연금수급권을 행사하도록 했습니다.
• 재산분할의 기준 시점: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혼 소송 중 재산분할 대상 및 그 가액은 원칙적으로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만, 장기간 별거 등으로 혼인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이후 변론종결일 사이에 발생한 재산 변동이 부부 중 일방에 의한 후발적 사정이고 공동 재산 관계와 무관하다면, 그 변동된 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14년간의 장기 별거가 있었던 2008년 1월 23일을 실질적 혼인 파탄 시점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을 정했습니다.
• 재산분할 비율 결정: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유책 배우자라 할지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법원은 각서의 유효성, 각 당사자의 재산 형성 기여도, 혼인 파탄 경위, 나이, 직업, 혼인 기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 80%, 피고 20%의 비율로 재산을 분할하도록 결정했습니다. 특히 피고가 작성한 각서의 경위와 원고의 재산 유지 노력이 비율 결정에 참작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계시다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혼인 파탄 책임: 배우자의 부정행위, 장기간의 가출이나 별거, 경제적 손실 발생 등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이혼 여부뿐 아니라 위자료 및 재산분할 비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각서의 효력: 이혼 시 재산분할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했더라도, 모든 경우에 법적 효력이 100%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서가 작성된 경위, 그 내용, 당사자의 당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원이 그 효력을 판단할 수 있으며, 본 사안과 같이 재산분할 비율 결정에만 참작되기도 합니다.
• 재산분할 기준 시점: 장기간 별거 등으로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경우에는 실제 별거 개시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분할 대상 재산과 가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혼인 파탄 이후 형성된 재산이 부부 공동 재산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부동산의 가액 산정은 보통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 재산분할 비율 결정: 배우자에게 유책 사유가 있더라도 재산분할 청구권 자체는 인정됩니다. 재산분할 비율은 단순히 재산 명의나 소득만이 아니라, 각자의 재산 형성 및 유지 기여도, 혼인 파탄의 경위, 나이, 직업, 혼인 기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이혼 소송에서 직접적인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기보다는, 관련 법률(국민연금법 제64조 등)에 따라 추후 분할연금수급권을 행사하도록 합니다.